연목구어(緣木求魚)인 동아시아공동체와 베세토튜브

  1. 연목구어(緣木求魚)의 고사
  2. 동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한중일 3국의 동상이동
  3. 에어버스와 HDTV 사례로 본 경제통합 프로젝트
  4.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의 새로운 전략과 방법론
  5. 한중일 경제통합의 플랫폼이 될 베세토튜브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일은 물고기만 구하지 못할 뿐 후난(後難)은 없습니다. 하오나 패도(覇道)를 좇다가 실패하는 날에는 나라가 멸망하는 재난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緣木求魚 雖不得魚 無後災. 以若所爲 求若所欲 盡心力而爲之 後必有災>

-맹자 양혜왕 상편


 

  1. 연목구어(緣木求魚)의 고사

연목구어는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도저히 불가능하거나 가당찮은 일을 하려 함의 비유하고 수고만 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함을 의미한다. 이 말의 유래를 알아보면 춘추전국 시대 왕도정치를 유세하며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던 맹자가 제나라에 갔을 때의 일이다.

당시 나이 50이 넘은 맹자(孟子)는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인의(仁義)를 치세의 근본으로 삼는 왕도 정치론(王道政治論)을 유세(遊說) 중이었다. 동쪽의 제나라는 서쪽의 진(秦)나라, 남쪽이 초(楚)나라와 함께 대국이었고 또 선왕(宣王)도 역량 있는 명군이었다.

맹자는 그 점에 기대를 걸고 있었으나 당시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왕도정치가 아니라 무력과 책략을 수단으로 하는 패도정치(覇道政治)였으므로, 선왕은 맹자에게 이렇게 청했다.

“춘추 시대의 패자(覇者)였던 제나라 환공(桓公)과 진(晉)나라 문공(文公)의 패업(覇業)에 대해 듣고 싶소.”

“전하께서는 패도에 따른 전쟁으로 백성이 목숨을 잃고, 또 이웃 나라 제후들과 원수가 되기를 원하시옵니까?”

“원하지 않소. 그러나 과인에겐 대망(大望)이 있소.”

“전하의 대망(大望)이란 무엇입니까?”

제(齊)나라 선왕(宣王)은 웃기만 할 뿐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맹자 앞에서 패도(覇道)를 논하기가 쑥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맹자는 짐짓 이런 질문을 던져 선왕의 대답을 유도하였다.

“전하,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옷, 아니면 아름다운 색(色)이 부족하시기 때문입니까?”

“과인에겐 그런 사소한 욕망은 없소.”

선왕이 맹자의 교묘한 화술에 끌려들자 맹자는 다그치듯 말했다.

“그러시다면 전하의 대망은 천하통일을 하시고 사방의 오랑캐들까지 복종케 하시려는 것이 아닙니까? 하오나 종래의 방법(무력)으로 그것(천하통일)을 이루려 하시는 것은 마치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것[緣木求魚]’과 같습니다.”

‘잘못된 방법[武力]으론 목적[天下統一]을 이룰 수 없다’는 말을 듣자 선왕은 깜짝 놀라서 물었다.

“아니, 그토록 무리한 일이오?”

“오히려 그보다 더 심합니다.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일은 물고기만 구하지 못할 뿐 후난(後難)은 없습니다. 하오나 패도(覇道)를 좇다가 실패하는 날에는 나라가 멸망하는 재난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선왕은 맹자의 왕도정치론을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한다.

曰 王之所大欲 可得聞與 王笑而不言 曰 爲肥甘 不足於口與 輕煖不足於體與 抑爲采色 不足 視於目與 曰 吾不爲是也 曰 然則 王之所大欲 可知已 欲抗土地 朝秦楚 `中國而撫四夷也 以若所爲 求若所欲 猶緣木而求魚也 王曰 若是其甚與 曰 殆有甚焉 緣木求魚 雖不得魚 無後災. 以若所爲 求若所欲 盡心力而爲之 後必有災.<[出典] 孟子 梁惠王章句上篇>

그런데 호주에는 나무에 기어 올라가는 물고기인 등목어(climbing perch, 학명: Anabas testudineus)가 있고, 아마존에는 우기에 나무 위의 줄기 틈사이에서 여름잠을 자는 물고기 종류도 있다. 그런 물고기를 나무에 올라가서 잡으면 문자 그대로 ‘연목구어(緣木求魚)’가 된다. 역시 세상은 넓고 절대진리는 없다.

 

  1. 동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한중일 3국의 동상이동

법과 질서가 강조되고 주민들 사이의 일체성과 자발적인 협동이 부각되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를 일컫는 공동체(共同體, community)는 같은 관심과 의식으로 환경을 공유하는 사회 집단을 말한다.

공동체는 보통 같은 관심사를 가진 집단으로 인간의 공동체에서는 믿음, 자원, 기호, 필요, 위험 등의 여러 요소들을 공유하며, 참여자의 동질성과 결속성에 영향을 주고 받는다.

서구의 공동체를 뜻하는 커뮤니티(community)는 라틴어로 같음을 뜻하는 communitas에서 왔으며, 이 말은 또한 communis, 즉 같이, 모두에게 공유되는 에서 나온 뜻이다. Communis라는 말은 라틴어 접두사 con- (함께)와 munis (서로 봉사한다는 뜻)의 합성어이다.

동아시아 지역의 대표적 전통사상인 도가(道家)와 유가(儒家)에서는 사심(私心)을 극복하고 공공성(公共性)을 실현하는 것이 근본적 과제였다. 근대화의 심화로 경쟁논리가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어 오늘날의 사회에 출현한 원자적 개인주의나 이기주의와 같은 병리적 현상을 아시아적 가치로 치유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동체는 혈연이나 지연에 기반한 전통적인 닫힌 공동체와 공동의 관심사와 목표, 이해를 가지고 구성된 근대적 열린 공동체, 즉 사회나 결사체 등으로 구분되며 광의의 공동체는 혈연을 넘어선 민주적 공동체로 결사체를 포괄하기도 한다.

동아시아에서 운위되는 공동체론은 유럽통합(EU) 사례릏 참고하되 그 일반화 가능성이 아니라 예외성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유럽인들이 한 나라를 넘어선 유럽인으로서 정체성을 발전시킨 것은 지난 수백 년간 무수히 치고 받고 싸운 결과로 유럽에 비견할 지역정체성은 아직 동아시아에서 찾기 어렵다.

동아시아에서 지리적으로 역외 국가이나 정치경제적으로 역내국가인 미국과 함께 유럽국가인 동시에 아시아 국가인 러시아의 정체성은 이중적이다. 그들에게 동아시아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대상이 아니라 경략의 대상이다. 핵심 역내 국가인 중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공동체 전략은 지역전략이 아니라 국가전략일 뿐이다.

미중간의 패권경쟁, 일본의 우경화와 재무장, 한중일 3국의 과거사 문제, 독도, 조어도(钓鱼岛), 센카쿠(尖閣列島), 쿠릴열도 문제, 중국과 타이완 사이의 양안문제, 북한의 핵 개발과 도발 등 동아시아를 둘러싼 문제들은 하나 같이 해결이 어려운 것들이다.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고 가당찮으며 백 년을 기다려도 황하의 흐린 물은 맑아지지 않는다는 백년하청(百年河淸)격인 동아시아 공동체 논의가 필요한 이유는 한중일 3국의 갈등과 협력의 양상이 다층적⋅복합적⋅역동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와 후손들이 살아갈 생활터전인 동북아시아의 바람직한 미래비전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동아시아 공동체 혹은 아중해공동체(亞中海共同體) 구상은 한중일의 국민·인민·신민들이 안정되고 풍요로운 삶을 향유할 수 있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여야 한다.

경제, 안보, 문화, 에너지, 환경, 정보/지식 등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협력의 양상을 거대한 서사나 담론으로 제기하여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와 평화, 나아가 세계적 번영의 길을 개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을 뛰어넘는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동아시아공동체의 맹주로 등극하려고 하는 중국,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면서도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동아시아공동체에 관여하려는 미국, 중국을 동아시아공동체의 규범 속에 묶어두려는 일본, 동아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관심을 보이는 러시아 등 4대 열강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동아시아공동체 문제는 그야말로 고차원 방정식이다.

우선 동아시아공동체가 과연 가능한가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는 대단히 회의적이다. 우선 EU의 혼란이 문제로 동아시아공동체 논의가 2000년대에 활기를 띌 수 있었던 것은 EU가 모범적인 모델을 제공해 주고 있었기에 EU를 본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그리스사태로 유로존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되었고,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로 동아시아보다 훨씬 통합이 진전된 것처럼 보였던 EU조차도 또다시 분열의 모습을 보임에 따라 동아시아공동체 논의는 수면아래로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한·중·일·미·러 사이에 가치관의 확연한 차이는 공동체 논의의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한미일 3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둔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주변국들에 대해서도 패권적 태도를 보여 우려를 사고 있다.

일본의 수구적 우경화 행보는 한국과 중국에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사국들 사이에 신뢰가 거의 없는 이러한 상황에서 동아시아공동체 논의는 빈 껍데기로 형해화(形骸化)되고 화석화된 대동아공영권과 전근대 중화질서의 부활과 재림으로 비춰져 일본과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동아시아라는 지역단위는 분명 매력적이다. 다자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가운데, 동아시아에 평화와 번영을 정착시키기 위해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나서야 할 것이다. 동아시아에서도 1997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지역주의를 향한 발 빠른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아시아 위기 이후 동아시아 국가들은 자신을 공동운명체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한·중·일이 지향하는 지역주의는 유럽의 지역주의와 달리 경제의존의 심화와 관련하여 무엇보다 ‘지역경제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적실성이 있다.

이런 배경과 함께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은 유럽과 달리 강성 국가주의가 여전히 그 견고한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정치와 안보 부분은 뒤로 미루고 ‘시장과 경제’  협력에 일차적인 초점을 두고, 기능주의적 접근에 의한 경제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나 정부가 주도하는 동아시아공동체와 범위를 더욱 축소시킨 아중해공동체(亞中海共同體) 담론을 논의함과 동시에 세계화와 정보화에 따른 기업과 제3섹터의 정치적·경제적 ‘소프트 파워’에 의한 새로운 통합 시도를 추진할 필요가 제기된다.

동아시아란 지리적으로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을 주로 가리키므로, 공동체 형성에서 세 국가가 주축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동아시아 혹은 아시아 지역의 공동체는 세계화와 시장경제의 작동이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유럽과 같은 통합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인가?

유럽의 경우처럼 단계적 경제통합 즉 자유무역→관세동맹→공동 시장→경제동맹→정치통합의 수순을 밟아 가고 국가가 중심이 된 기능적 제도적 통합 및 구속적 협정을 근간으로,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 동아시아의 경우는 불가능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에서 동아시아 3개국이 강성의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가 동아시아 통합의 관건이 되어 왔으며 동아시아 공동체 논의에 관하여 동아시아 주요 3국간에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에 있어서 여전히 커다란 인식의 차이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으며 여러 연구 결과는 아래와 지적하고 있다.

– 중국은 동아시아의 지역을 인식하는 데 있어 지리적 개념에 기초하여 동아시아의 지리적 범위를 벗어나 미국과 러시아 등이 포함되는 동아시아 영역 확대를 경계하고 있으며 1997년 금융위기와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지역 주도권 확보라는 전략적 목표를 견지하고 있다.

– 일본은 동아시아를 광역 동아시아로 인식하여 오세아니아, 인도 등 남아시아 국가의 일부를 포함하는 확대된 아시아공동체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면에는 급부상한 중국을 견제하면서 지역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광역화된 아시아가 더 유효하고 보기 때문이다.

– 한국의 전략의 기조는 첫째 주변국과의 다중 전략적 관계를 맺고, 둘째 연성권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질서의 근본적 변환과정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희망하고 있다.

따라서 동아시아 지역 통합을 논함에 있어서 유럽의 EU가 걸어온 통합방식과 다른 경로를 취해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동아시아의 경제협력은 중요한 이슈가 되었으나 실제적인 성과는 크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한지 1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선진국의 수입수요가 정체되고 수출환경의 악화가 예상되는 현실에서 동아시아는 역내 시장을 창출하고 경제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경제 위기에도 다행히 동아시아 경제는 상대적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고 1990년대 말과 같은 외환위기를 겪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위기로 그간 내재되어 있던 문제가 표출되거나 또 새롭게 잉태된 문제에 직면하면서 동아시아 경제는 과거의 역동성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위기가 해소된다고 해도 선진국의 수입수요 증가율이 과거에 비해 둔화되고,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동아시아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주도형 성장을 해온 동아시아 경제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아시아 경제의 미래는 아시아 역내의 수요를 어떻게 창출하는가에 달려 있다. 이러한 관점이 바로 우리가 동아시아공동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반세계화 열풍이 거세지고 있으며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선진국 저소득층과 중산층 유권자들이‘세계화’를 그 원인으로 지목한 탓이 크다. 세계화의 혜택보다 불만이 더 큰 주목을 받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세계화 관련 정책 추진과 속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아시아공동체 특히 경제 통합 논의에 있어서 여전히 중국 일본 한국 간에 커다란 인식의 차이가 있고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에서 3개국이 강성의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단시간에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럽의 EU 가 취해온 통합 방식과 불가피하게 다른 경로를 취할 필요성이 높다.

국부와 시장을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기능적으로 국가 혹은 정부 중심의 접근방법론을 벗어나서 유럽의 경우처럼 거대 프로젝트의 비즈니스 서클이 주축이 되는 부문이 공식적으로 인정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전략적으로 동아시아 국가 간에 전략적 동맹이 시급한 역내 산업 간 네트워크(regional intra-industry network)로 출발하여 점차적으로 동아시아의 전반적 경제통합으로 발전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된 유럽의 사례는 동아시아공동체 구축에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 에어버스와 HDTV 사례로 본 경제통합 프로젝트

현재 국제적인 경쟁 산업을 하나의 다국적기업이나 한 나라가 지원함으로써 성공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아시아 경제협력의 형태로 아시아 챔피언의 기술혁신 및 산업정책 모형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각국을 대표하는기업이 공정한 지분으로 참여하여, 분업 및 협력 체제를 유지해나간다면, 국가 간 혹은 기업 간에 윈-윈 게임으로 연대를 이룩할 수 있고, 이것은 동아시아 경제통합의 새로운 모멘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경제통합의 실패사례로는 HDTV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당시 선두주자였던 일본과 유럽이 아날로그 방식에 주력한 반면에 미국은 FCC(연방통신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디지털 전송방식과 세계표준전쟁을 벌여 일본과 유럽이 완패한 사례가 있다.

HDTV를 둘러싼 경쟁의 초미의 관심은 바로 전송방식이 아날로그 vs 디지털로 결국 미래 지향적인 미국의 디지털 방식이 일본과 유럽의 연합군을 격파한 사건으로 인터넷과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디지털 기술이 세계를 지배하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미국이 주도하던 디지털 기술이 아닌 교통부분의 경우는 유럽이 세를 결집하여 100년 아성의 미국세를 격퇴하게 된다. 1967년 9월 영국, 프랑스 및 독일 정부는 3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에어버스 300을 개발하는 협정에 서명하였는데, 이것은 콩코드(Concorde) 이후 유럽에서 이루어낸 숙원사업의 하나로, 항공산업의 협력프로그램으로서는 두 번째이다.

에어버스사는 유럽의 주요 몇 개국이 연합전선을 펴서 이룩한 쾌거로 미국 항공기 산업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항공산업의 대 프로젝트로 성장하였다. 2005년에는 보잉사가 1,002대의 비행기를 수주하였으나 에어버스사는 1,055대를 수주하여 항공산업의 오랜 질서를 개편하게 된다. 에어버스의 경험은 유럽의 입장에서 경제통합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거론된다.

에어버스는 제2차 세계대전 후 항공기 시장을 독점해 온 미국기업들(Boeing, Lockhedd, McDonnell Douglas)에 대항하기 위해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이 항공우주산업을 합친 후 2001 년 단일 기업으로 탈바꿈한 다국적기업이다.

독일의 Daimler Chrysler Aerospace AG, 프랑스의 국영 기업인 Aerospatiale Marta SA 및 스페인 국영기업 Construcciones Aeronauticas SA가 대주주인 EADS(European Aeronautic Defence and Space Company)와 영국의 BAE(British Aerospace)는 에버버스라는 이름으로 국가주의적 색채를 탈피하고 상업용 항공기를 공동으로 생산하는데 협력하였다.

특히 에어버스 A380은 오늘날 세계에서 존재하는 가장 큰 상업항공기로 A380-900는 이코노미석으로 좌석 배치를 할 경우 1000석 이상 설치가 가능하다. 이코노미석에서도 승객들의 체형과 관계없이 다리를 쭉 펼 수 있는 정도의 넓은 공간을 확보해 주는 국제경쟁력을 가진 항공기로 민간 항공기에서 확고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1.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의 새로운 전략과 방법론

크루그만 (Krugman)은 지역블록 형성의 주요 동기를 시장 확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 에서 찾고 있다. 에어버스의 성공적 세계시장 점유의 사례는 유럽의 주요국가들이 전략적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당 산업 분야의 기술 개발과 첨단 인력의 확보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여 좀처럼 따라 잡을 수 없는 경쟁우위를 획득한 훌륭한 사례이다.

아중해공동체(亞中海共同體)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

동아시아 지역은 경제발전에 의한 역내 의존성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가주의적 세력경쟁에 의해 지역정치적 불안정이 증대되는‘아시아 패러독스’에 빠져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을 필두로 한국∙대만∙홍콩∙싱가포르 등의 신흥공업국, 그리고 1978년 이후의 중국, 1990년대이후 동남아시아 국가들까지 포함하는 동북아 및 동남아 국가들은 다른 어떤 권역에서 볼 수 없는 경제적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발전의 성과와 상호 의존성의 증가가 역내 국가들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며, 중국의 부상, 북한 핵문제 등으로 동아시아국가들 간에서는 분열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 지역은 탈냉전∙지구화∙세계화에 수반된 탈영토∙탈주권이라는 탈근대적 문명전환의 추이보다는 비대칭∙불균등하였던 근대화 과정의 유산인 영토 및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국가주의적 대결, 남북한 관계에서 보듯이 냉전적인 극한 대치가 심화되고 있다.

동북아는 더이상 민족주의 갈등으로 국가주의적 대립을 확대해서는 곤란하다. 영토분쟁과 과거사 논쟁에 의한 동북아 국가들의 마찰은 보다 근원적 차원에서 국가주의를 완화하고 민족주의를 지양(止揚)하기 위한 지역협력과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정치∙외교적 노력, 지성적 탐구, 시민적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경쟁적 국가’로서의 동북아가 아니라 ‘통합적 지역’으로서의 동북아를 건설하기 위한 비전 형성과 전략적 방안의 창안과 실천이 요구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극단적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출발하여 국가연합체인 유럽연합에 이른 유럽의 경험은 동아시아의 지역공동체 구축의 노력의 시금석이 된다.

동아시아 공동체를 형성을 하기 위한 전초 단계로 한중일 3국은 범(汎)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과학기술프로젝트(예: 유럽의 EUREKA, ESPRIT)를 시작하여 동아시아 전체의 산업을 지원하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추진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3국간 기술의 표준화를 달성하고 지식집약 산업 부문에서 세계를 주도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개발하여야 한다.

현재 동아시아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점증하는 불확실성과 장기적인 수출 환경 악화, 대중국 수출 중심으로 전개되는 동아시아 역내 교역의 불안정성, 중국의 산업 발전에 따른 수직적 산업내 무역의 한계, 그리고 역내 소비 수요 확대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하는 방법은 과연 무엇인가?

외부적 환경은 절대 동아시아가 바라는 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동아시아 경제가 다시 한 번 아세안+3을 중심으로 기존의 시장에 의한 통합을 제도적 통합으로 발전시켜야 하며 아세안+3 국가들의 정치.경제 발전단계 및 역사적.문화적 이질성을 고려하여 기존의 동아시아자유무역지대(EAFTA), 아시아통화기금(AMF) 외에 역내 협의체로서 베세토튜브추진회의를 새로 출범시켜 “동아시아 경제공동체”의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여야 한다.

탈아론(脫亞論), 대동아공영권, 중화주의를 뛰어넘는 세계시민공동체를 지향해야…

한국은 강대국 간 구상 혹은 질서구축 경쟁이 대립적으로 전개되어 양자택일적 상황을 초래하지 않도록 지역질서를 디자인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미국, 중국, 일본이란 세 대국이 서로 다른 동아시아 구상을 꿈꾸는 동상이몽의 현실을 고려하여 한국은 이들이 평화적으로 경쟁하며 협조할 수 있도록 중견국으로서 역할을 정의해야 한다.

한국은 중견국으로서 강대국 간 신뢰구축을 돕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협력을 촉진하는 중개자 역할을 추구해야 한다. 특히, 미중 및 중일 간 경합하는 규범과 제도들을 품는 동시에 이들이 기능적으로 분화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중견국의 적극적 역할공간을 만들어 가는 제도 틀을 설계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아키텍처’의 시각이 필요하며 따라서 동아시아공동체 혹은 아중해공동체(亞中海共同體)의 ‘설계/디자인’ 능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뜻을 함께 하는 조직, 기업, 시민단체 등의 행위자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강대국 간 이해관계를 중개하며 제도 설계를 이루어내는 네트워크 능력이 필수적이다.

현재 상황을 유지하려는 미국, 대안적 미래를 꿈꾸는 중국, 과거로 회귀하는 일본, 북핵의 악몽 사이에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동아시아공동체 혹은 아중해공동체(亞中海共同體)를 창설해가는 과정에서 한국은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한국은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국가이자 역내에서 어떤 패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을 가장 중립적인 위치의 국가로서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나라이다.

범아시아 공동 시장 이전의 단계로 ‘아시아판 에어버스’라고 할 수 있는 베세토튜브 프로젝트와 같은 3국 공동 프로젝트와 에너지 전송망인 슈퍼그리드, 송유관과 천연가스관을 공동으로 병행 구축하여야 한다.

저성장, 제로성장, 역성장 시대를 대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산업화 시대의 경착륙을 유도하고 생태문명이 전개될 22세기를 살아갈 후손들의 인간안보와 에너지안보 인프라의 초석을 놓아야만 한다.

 

  1. 한중일 경제통합의 플랫폼이 될 베·세토튜브

한·일, 중·일 관계는 역사인식과 숙적관계로 많은 갈등이 있으나 이러한 갈등 상황은 오히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과 같은 역내 신뢰구축을 위한 3국간 노력의 필요성을 반증한다. 동북아 지역은 다른 그 어떤 지역보다도 상호의존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진행 과정을 보더라도 로마제국 이후 2000년 동안 민족, 지역, 국가간 끝없는 전쟁과 1, 2차 세계대전에도 불구하고 석탄과 철강 등 사소한 경제문제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이슈를 확대하여 가장 민감한 사안인 군비 축소에 대한 논의에까지 이르렀고 이는 정치적 긴장과 군사적 갈등을 해소하여 유럽통합을 실현하여 공존의 길을 모색하였다.

동북아의 정치는 기억(memory)과 정체성(identity)에 의해 지배되는 특징과 함께 탈냉전시대 동북아의 영토분쟁은 역사논쟁과 동전의 앞 뒷면처럼 밀접히 맞물려 있고 폐쇄적 민족주의라는 자양분 속에서 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에서 기원하고 냉전의 종식으로 촉발된 동북아 영토분쟁의 근저에는 배타적 경제수역(EEZ) 확대를 통해 어족 및 지하자원의 확보를 공고히 하려는 개별국가들의 열망과 역내 국가 간 역사불신, 민족감정, 패권경쟁 등이 개입되면서 영토 마찰은 더욱 가열되었고 첨예화되고 있다.

최근 한국과 중국, 일본 사이에 영토문제와 역사인식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데, 한·중·일 3국간 역사논쟁과 영토분쟁이 폭발력을 갖는 것은 그 밑바탕에 자국 중심의 민족주의가 깔려 있다. 국수적 민족주의 정서에 기대어 취약한 국내정치적 기반을 강화하려는 극우정치인들의 기회주의적 선동이 영토갈등의 악순환을 반복적으로 재생산하는 도화선을 제공하고 있다.

동북아 지역 내 각국의 정치·경제·문화적 이질감과 역사적 반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다자안보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동아시아공동체 혹은 아중해공동체(亞中海共同體) 구상은 민감한 이슈에 대한 논의는 가능한 한 후 순위로 미루고 공통 관심분야의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자연스럽게 형성하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지역내 대화와 협력의 틀을 정착시키기 위해 상호신뢰의 기반을 마련하여 동북아 평화협력 틀에 적합한 분야를 발굴하고 상호 보완관계를 통하여 한·일·중 3국 간의 협력이 3국 간 평화와 안정, 나아가 아시아 전체의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협력 프로젝트가 요구된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축하고 열심히 일하여 수출한 경상수지 흑자의 대가로 유입된 외환보유액이 미국 등 선진국의 경상·재정적자를 메우고 소비와 투자를 지속시키는 성장 원동력으로 활용되는 우수꽝스러운 구조적 모순이 수 십 년간 지속되고 있다.

외환보유액 과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환시장 개입 자제와 외환보유액의 구성 변화가 필요하고 환율 안정 및 외환보유액 구성 변화와 관련된 국제적 공조의 필요성 증대되고 있으나 국가간 이해관계 상충(아시아 패러독스 등)으로 한중일 등 동아시아 국가 들은 달러의 덫(Dollar Trap)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 명확하다.

베세토튜브는 한중일간 물가수준, 환율, 사회적 비용 등이 각기 다르나 베이징-서울-도쿄 구간을 육상-해상-육상-해상-육상으로 경유하는 최단 구간(약 2,177km)에 건설하되 육상구간(694Km)의 경우 토지보상이 불필요한 지하 100m 이상의 대심도 터널과 해상구간(1,483 Km)은 해저면에 진공튜브를 수중앵커와 평형추 방식으로 부설하는 공법을 채택하면, Km 당 육상과 해상의 건설비는 한국의 지하철 건설비(800~1360억원)와 유사하고 하아퍼루프원 건설비(500억원)의 두배 수준인 1 Km당 1000억원으로 상정하면 대략 200조 원대의 건설비가 예상된다.

2015년 글로벌 채권시장의 규모는 94.4조달러로 선진국 84.1%, 신흥국 14.4% 차지하고 안전자산 선호로 미국이 36.0조달러로 최대(선진국 채권시장의 45.3%) 이며 신흥국 중에서는 중국이 4.8조달러로 가장 크며 미국 채권시장은 2위인 일본 채권시장 11.2 조 달러보다 3배 이상 큰 독보적 규모를 갖고 있다.

한중일 3국간의 대타협과 바람직한 협력관계가 구축되어 베세토튜브 프로젝트가 발진되면 200조 원(2000억$)의 투자비는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앞다투어 매집하는 안전자산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중일의 외환 보유액은 2016년 기준 대략 4.922조 $(중국-3.308조 $, 일본-1.248조 $, 한국-0.366조 $)로 원화기준 대략 5,50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이 달러트랩(Dollar Trap)에 걸려 저수익의 미국 국채에 묻혀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한중일 외환보유액의 3.6%의 금액만 투입하면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의 기본틀을 형성하고 탈 산업화 시대가 될 21~22세기 모범적인 생태패권국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에 베세토튜브연구회는 한중일 3국을 연결하는 베세토튜브와 이 튜브를 근간으로 아시아와 태평양, 북극해로 유럽을 연결하는 지구튜브(world tube)프로젝트는 기후와 지속성장 부문의 세계적 공공재로. 국제적인 비준과 승인을 얻는 ‘지구적 동의’가 필요한 글로벌 협업의 오픈 이노베이션이 요구되는 지구공학적 규모의 프로젝트를 주창한다.

한중일 3국 국민·인민·신민 들의 바람직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우리 자손세대에 구축하게 될 베세토튜브의 거버넌스, 기술 개발 등을 회원들의 활발한 참여와 협업으로 집단적 지혜로 집약하고 크라우드소스 기반의 사고실험(思考實驗)을 통한 표준 기술안을 도출하여야 한다.

비록 지금은 공상과 상상속의 미래 프로젝트이나 세상을 바꾸는 것은 비주류의 다양성, 독창성, 혁신성을 갖는 사람들이 새로운 혁신을 이뤄낼 때 가능하며 정부의 실패, 시장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제3섹터의 공공영역(public sphere)으로서 정부와 기업과의 파트너십 관계를 통해 사회적 후생증진과 전지구적 공공재(global commons) 구축에 기여코자 한다.

Post Author: besetotube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