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뼈대부터 다시 만들자”… 전기차 경쟁, 본게임이 시작됐다

도요타 “뼈대부터 다시 만들자”… 전기차 경쟁, 본게임이 시작됐다

전기차 환불 겪은 도요타 절치부심, 신차 재검토에 공격적 투자도

임경업 기자/입력 2022.10.28 03:00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 도요타가 기존 전기차 개발 계획을 완전히 ‘리부팅(Rebooting·다시 켬)’한다. 현재 개발 중인 전기차 신차 프로젝트를 대부분 중단하고 올해 도입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e-TNGA)의 폐기까지 검토한다.

올해 5월 출시한 전기차 bZ4X가 품질 불량으로 환불까지 하는 대굴욕을 겪자 전기차 사업의 전면 쇄신에 나선 것이다. 25일(현지 시각) 로이터는 “도요타가 내부적으로 ‘전기차 생산 효율 경쟁에서 이미 테슬라에 패배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BR(비즈니스 리폼·Business Reform)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전기차 전략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되짚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계기는 bZ4X 쇼크였다. bZ4X는 e-TNGA 기반 첫 전기차이자, 지난해 아키오 도요다 사장이 “2030년까지 전기차 30종을 내놓겠다”는 전기차 대전략을 선포한 뒤 내놓은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이었다.

하지만 출시 두 달 만에 주행 중 바퀴가 빠지는 치명적 결함이 발생했고, 원인을 못 밝힌 도요타는 결국 모든 차량을 환불해야 했다. 하이브리드차의 절대 강자인 도요타가 전기차를 쉽게 생각했다가 낭패를 겪은 것이다. 하지만 도요타의 각성은 도요타가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전기차 전략을 발표하는 일본 도요타의 아키오 도요다 사장이 앞으로 공개할 전기차 실물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도요타는 최근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하고, 전기차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플랫폼 조기 폐기, 테슬라식 공법 도입도 고려

로이터에 따르면, 도요타는 올해 도입한 전기차 플랫폼 e-TNGA를 조기에 폐기하고,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플랫폼은 자동차 개발·생산의 뼈대가 되는 설계로, 현대차의 경우는 E-GMP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아이오닉5·EV6 같은 주력 전기차를 만든다.

e-TNGA를 폐기하면 이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10여 종의 전기차를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다. 도요타는 새 플랫폼 개발에 빠르면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신차 출시 지연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다.

도요타는 당초 e-TNGA를 만들 당시 전기차 시장의 급팽창을 예상하지 못하고 전기차 생산라인에서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도 제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품질 불량이 발생하고 생산 비용이 줄어들지 않자, 아예 100% 전기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다시 만들겠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자사의 기존 공정에서 완전히 탈피해 미국 테슬라의 기가프레스 공정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테슬라가 가장 먼저 도입한 기가프레스는 거대하고 정밀한 틀을 이용해 차체 핵심부를 한 번에 찍어내는 방식이다.

도요타는 내부적으로 ‘테슬라 벤치마킹’을 내걸고 덴소·아이신 같은 부품 계열사에도 “테슬라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효율화와 열관리 기술을 최우선으로 개발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 내연기관차의 부품과 설계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작업은 ‘BR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아키오 사장 직속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추진할 때 만드는 비상설 조직이다. 도요타는 고문격으로 물러났던 시게키 데라시 전 임원(CCO)을 다시 불러 그룹장을 맡겼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도요타 차량의 핵심 설계를 이끌었던 엔지니어 출신이다.

◇이제 전기차 경쟁 본격 시작

도요타 내에서는 ‘전기차 수요를 과소평가했다’는 반성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요타 핵심 인원들은 “전기차 보급이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고, 테슬라 등 경쟁사들이 신기술을 도입하는 속도도 우리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런 자성은 최근 도요타의 행보에도 반영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달 초 7조원을 들여 일본과 미국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주도 공급망 재편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전기차 배터리를 직접 공급하겠다는 도요타의 의지도 반영됐다.

동시에 도요타는 올해 말 중국 시장에 전기차 bZ3를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BYD와 협업했고 BYD 배터리를 탑재했다. 전기차 최대 시장 중국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박정규 한양대 겸임교수는 “시장을 신중하고 철저하게 분석하고 사업을 전개하는 도요타가 이제야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며 “도요타의 본격 참전으로 전기차 시장의 진짜 경쟁은 이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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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빠지는 전기차’ 리콜 넘어 ‘전액 환불’…토요타 수난시대

머니투데이/이강준 기자/2022. 08.07

품질을 내세워 내연기관차 절대 강자를 차지한 토요타가 전기차에선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첫 전용전기차 bZ4X가 주행 중 바퀴가 빠질 우려가 있어 전량 리콜을 선언한 데 이어 ‘전액 환불’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완성차 업계 후발주자 테슬라·현대차그룹에도 쫓기는 중이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토요타는 자사 전기차 전용플랫폼의 첫 모델인 bZ4X를 구매한 소비자 중 원하는 고객에 한해 환불 조치를 진행키로 했다. 자사 내연기관차를 구매하는데 쓸 수 있는 5000달러(약 650만원) 가격의 크레딧도 지급한다.

토요타 bZ4X는 지난 6월 주행 중 바퀴가 빠질 우려가 있어 전량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주행 중 차체에 연결된 볼트가 느슨해져 바퀴가 빠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미 판매돼 중고차가 된 전기차를 신차 값에 환불해주는 경우는 자동차 업계에선 매우 흔치 않은 일이다.

이미 차를 인도받은 소비자에겐 운전을 최대한 자제하라는 경고문도 발송했다. 토요타 미국법인은 “매우 성실하게 수리 방안을 찾는 중”이라며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 차를 주행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문을 통해 밝혔다. 토요타는 bZ4X 차주들에게 무료로 렌트카를 제공했고, 내연기관차로 대차를 받은 소비자에겐 기름값도 지급했다.

짧은 주행거리·느린 충전속도…실적 저조했던 토요타 ‘첫 전기차’

bZ4X는 하이브리드로 완성차 시장을 제패했던 토요타가 내놓은 첫 순수전기차였지만 품질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았다. 완충시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짧은 편이고, 충전 속도 역시 느리기 때문이다.

bZ4X XLE 트림 전륜구동 모델이 미국 EPA 기준 252마일(약 403.2㎞)이다. 사륜구동은 228마일(약 367㎞)이다. 전륜구동은 최대 150kW급, 사륜구동은 100kW급 충전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 E-GMP 기반 전기차 아이오닉5, EV6는 최대 350kW급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테슬라는 250kW, 폭스바겐그룹도 270kW급 충전을 지원한다. 현대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은 미국 기준 최대 303마일(약 488㎞), 기아 EV6는 최대 310마일(약 499㎞)이다. 토요타 bZ4X보다 약 5~6kWh의 배터리가 더 탑재되는 걸 감안하더라도 차이가 꽤 크다.

토요타는 bZ4X를 지난 4월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에도 출시했지만 현재까지 2700여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지난 6월 현대차 아이오닉5가 미국에서만 2000대 가까이 판매한 것에 비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리콜 사태로 상처받은 ‘품질의 토요타’…머스크 “세계 1위 자동차는 모델Y가 될 것”

보수·관리가 쉽고, 잘 고장나지 않아 글로벌 자동차 시장 1위 브랜드로 올라섰던 토요타가 이번 bZ4X 리콜과 환불 사태로 전기차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요타는 리콜을 실시한지 두 달이 되어가는데도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세계 판매 1위 모델 타이틀을 테슬라가 뺏어올 것이란 도발적인 예측도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에서 “테슬라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모델Y가 내년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단일모델로 가장 많이 판매됐던 차는 토요타의 코롤라였다. 작년에만 약 115만대가 판매됐다. 같은해 테슬라의 전체 생산량은 93만6222대였다. 계획대로라면 테슬라의 올해 생산량은 13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토요타의 텃밭이었던 인도네시아에서도 현대차에게 맹추격을 당하는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시 델타마스 공단에 현지 공장을 준공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77만7000㎡ 부지에 지어졌으며 연내 15만대, 앞으로 25만대 규모의 연간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총 투자비는 제품 개발 및 공장 운영비 포함 약 15억5000만 달러(약 2조원)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 뒤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양산을 시작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이 아세안에서 생산하는 최초의 전용 전기차이자 인도네시아 진출 브랜드 중 첫 현지 생산 전기차다.

토요타도 뒤늦게 인도네시아 전기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하야카와 시게루 토요타 부회장은 지난 25일 일본 도쿄에서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과 만나 2027년까지 현지에 27조1000만루피아(약 2조3600억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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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부터 글러먹었다” 전기차 프로젝트 싹 갈아엎는다는 토요타 근황

이정현 기자/2022년 10월 31일

 토요타 첫 전기차 BZ4X 휠 빠지는 이슈로 망신/“근간부터 다시 세운다”

현재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그나마 전동화 대응이 빠른 토요타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받는 평가는 썩 좋지 않다. 첫 전용 전기차 bZ4X가 주행 중 휠이 빠지는 현상이 발생해 전량 리콜에 들어갔고 결함 원인이 단순 설계 미스로 밝혀진 후로는 토요타 전기차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이에 따라 토요타는 기존 전기차 개발 계획을 완전히 초기화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의 25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토요타는 전기차 생산 효율 부문에서 이미 테슬라에 패배했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BR(Business Reform)이라는 조직을 신설해 전기차 개발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E-TNGA 조기 폐기/새 플랫폼 최소 2년

또한 토요타는 올해 도입한 첫 전기차 플랫폼 ‘e-TNGA’를 가급적 빨리 폐기하고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TNGA를 개발할 당시의 토요타는 전기차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하고 전기차 라인에서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혼류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e-TNGA 기반 첫 모델 bZ4X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했고 생산 비용 절감 효과도 미미해 전기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다시 개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를 실행으로 옮길 경우 현재 진행 중인 e-TNGA 기반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10여 개가 전부 백지화되어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한다. 새 플랫폼 도입까지 적어도 2년이 필요하지만 토요타는 이로 인한 신차 출시 지연마저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격적 투자 아끼지 않는다…이미 늦었다는 지적도 이어져

한편 토요타는 전기차 부문 전반의 쇄신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생산 효율 개선 목적으로 테슬라의 기가 프레스 공정 도입을 고려 중이며 부품 계열사에 “테슬라와 같은 배터리 효율화와 열관리 기술 개발을 최우선 순위에 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기존 생산 체계를 벗어나 회사 내부적으로 테슬라 벤치마킹을 지향하는 상황이다. 또한 토요타 임원들은 “전기차 보급과 경쟁사들의 신기술 도입 속도가 우리 예상보다 빠르다. 전기차 수요를 과소평가했다”며 반성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토요타의 행보에 관해 “드디어 토요타가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왔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사실상 이제부터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한참 늦었는데 2년 더 미루면 격차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이정현 기자  |  carl@fastviewkorea.com

Post Author: beseto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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