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취지

서구 근대화 물결로 인한 제국주의와 전쟁, 저항의 역사적 경험에 연원한 불신과 증오, 적대감정, 냉전 해체이후 세계화와 지역화의 중층적 흐름이 지속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퇴행적이고 공격적인 민족주의와 자민족중심주의 흐름이 분출하는 모순을 극복하고자 하는 지적 모색과 미래 기획의 일환으로 동아시아공동체 형성방안의 하나로 베세토튜브 이니셔티브를 주창(Advocacy)합니다.

이를 위해 한중일 3국은 폐쇄적인 전통과 자국문화 중심적이고 국가 중심적인 내셔널리즘을 조금씩 완화하고, 민족과 문화, 가치와 전통이 상호 인정되고 다원적으로 공존하는 느슨하게 결합되는 열린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각국이 내부적으로 다원적인 가치와 삶의 방식을 허용하고 인정.배려하는 열린 시민사회의 규칙을 확산시켜야 할 때 입니다.

전지구적 차원에서 평화와 인류 공동번영을 지향하는 세계시민주의는 유연하고 열린 민족주의를 매개로 국가우선주의와 근본주의의 발호로 인한 야만과 피해를 예방하고 전쟁을 억제하는 지속가능한 평화질서 구축의 길입니다.

미국중심의 질서와 세계관을 극복하고 중국의 중화주의와 일본의 대동아공영권과 같은 정치.군사 중심의 패권적 아시아주의를 넘어서 경제협력과 문화 교류를 촉진하여야 하는 한중일 국민.인민.신민은 3국간 신뢰관계를 진흥하여 평화와 안전 및 번영을 공동체의 이념으로 하는 시민기반의 공동체(civil community)를 형성하여야 합니다.

지난 100~200년 동안 동방은 서방문명을 열심히 흡수하고 소화했습니다. 이제는 서방 문명을 배우고 익힌 동방 쪽에서 장구한 5000년 동방문명과 서방문명을 합작하고 혼합하여 보편적이고 전지구인이 수용할 수 있는 ‘신(新) 동도문명’을 창달하여야 합니다.

지구공학(geoengineering)은 인간이 원동자(prime mover)가 된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에서 지구를 대대적인 규모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산물로 ‘우리가 우연히 손을 대어 유해하게 변화시킨 부분을 원상 복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화석연료의 남용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대표적 사례로 현재의 탄소기반 에너지 기술을 풍력과 태양광 발전, 탄소 포집 및 저장시설 등 비탄소 기반의 청정 에너지 기술로 전환하는데 오랜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됩니다.

인간은 다른 모든 거대한 동물 종을 합친 생물자원을 초과하며 수많은 총체전체동물 문(門)보다 큰 70억의 인구는 2100년 110억으로 증가가 예상되고 생존을 위한 식량문제와 주택, 교통수단과 일자리를 마련하는 지속가능한 성장문제는 대대적 규모의 지구공학적 접근법이라는 거대 담론 형성이 필요합니다.

73억 명의 지구인이 화석연료에 기반한 경제활동을 지속적으로 가속화하는 오늘날의 경제는 끔직한 재앙을 초래하는 지속가능하지 않는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속가능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기업은 지속가능 경영(Sustainable management)을, 학교에서는 지속가능발전교육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ESD) 등으로 지구 생태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지는 것을 예방하고 세계경제의 궤적을 바꾸어야하는 시점입니다.

작고 반짝이는 스마트폰과 앱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중요한 것은 앱이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여러분의 후손이 살아갈 지구 행성의 자원고갈과 기후변화 및 환경파괴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비록 기후 변화가 아무리 심화되더라도 100년 안에 굴곡을 거듭한 인류역사가 종말을 맞이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나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탄소경제는 금세기내 종말을 고할 것입니다. 석기시대에서 청동기와 철기시대로 진화한 것은 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지혜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착해 보이는 얼굴로 그럴듯하게 들리는 ‘삶의 질개선, 자연과 환경보호’라는 교묘한 말과  근본주의적인 개발반대 구호는 산업화 이전의 농경.수렵채취 시대에 어울리는 상투적이고 형용모순의 언술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인간은 자연과 더불러 지혜롭게 공진화 (coevolution)하는 지속성장 가능성 이슈(문제)를 주제로 삼아야 합니다.

한중일 3국을 연결하는 베세토튜브와 이 튜브를 근간으로 아시아와 태평양, 북극해로 유럽을 연결하는 글로벌튜브(汎球管道)는 기후와 지속성장 부문의 세계적 공공재로. 국제적인 비준과 승인을 얻는 ‘지구적 동의’가 필요한 글로벌 협업의 오픈 이노베이션이 요구되는 지구공학적 규모의 “평화프로젝트” 입니다.

지금은 공상과 상상속의 미래 프로젝트이나 세상을 바꾸는 것은 비주류의 다양성, 독창성, 혁신성을 갖는 사람들이 해커톤(hackathon)을 열며, 새로운 혁신을 이뤄낼 때 가능합니다.

베세토 연구회는 정부의 실패, 시장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제3섹터의 공공영역(public sphere)으로서 정부와 기업과의 파트너십 관계를 통해 사회적 후생과 공공재 및 사회자본의 구축에 기여코자 합니다.

회원 여러분의 자발성과 자율성에 기초하여 공익을 실현하는 조직으로서 사회적 연대와 신뢰,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합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정부와 기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불신은 더욱 증대되고 있고, 정치집단과 이익집단들의 발호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념갈등, 경제적 양극화, 정치적 무능, 공적질서의 해체, 부정부패 등이 만연함으로써 그간 국가(정부)가 독점해 온 공공성은 무너지고 있으며 정부가 모든 경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더는 독점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3섹터의 시민사회 조직은  협력적 거버넌스의 중요한 축이 될 것입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국민은 우리 자신의 시선으로 세계를 인식하고 세계 지도를 그려야 하며,

미국과 유럽이 그려준 세계지도로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안내판을 따라 걸어가는 것은 더욱 아니며,

한국의 지정학적 길을 찾고 개척하고 동참하신 회원 분께,

인도의 시성이자 아시아인 최초 노벨상 수상자인 타고르의 《동방의 등불》과 이백(李白)의 《行路難 행로난》을 헌정합니다.

In the golden age of Asia
Korea was one of its lamp – bearers
And that lamp is waiting to be lighted once again
For the illumination in the East.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대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이백 <行路難 행로난>

金樽淸酒斗十千, 금 술 단지의 맑은 술은 한 말에 만 냥이고

玉盤珍羞直萬錢. 옥쟁반의 진귀한 안주는 만 전짜리이지만,

停杯投筯不能食, 잔을 멈추고 젓가락 던진 채 먹지 못하고

拔劍四顧心茫然. 칼을 빼들고 사방 바라보니 마음이 아득하네.

欲渡黃河冰塞川, 황하를 건너려 하나 얼음이 강을 막았고

將登太行雪滿山. 태항산을 오르려 하나 눈이 산에 가득한데,

閑來垂釣碧溪上, 한가로이 푸른 시내에서 낚시 드리우다가

忽復乘舟夢日邊. 다시 홀연 배 타고 꿈에 그리던 태양 가로 가네.

行路難, 行路難.  갈 길 험난하구나, 갈 길 험난하구나.

多歧路, 今安在.   갈림길은 많은데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가?

長風破浪會有時, 긴 바람 타고 파도를 깨는 날은 반드시 오리니

直挂雲帆濟滄海. 곧장 구름 같은 돛 달고 푸른 바다를 건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