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遊客)의 경제학

  1. 요우커의 전성시대 개막
  2. 요우커는 누구인가?
  3. 요우커의 눈에 비친 한국
  4. 진화하고 있는 요우커
  5. 요우커의 경제 파급 효과
  6. 요우커 유입의 지속가능성

[요약]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요우커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15년 중국의 아웃바운드 관광자수는 1억 2000만명으로 전세계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의 규모도 2015년 598만 명으로 10년 사이에 8.5배 급증했다. 이러한 요우커 붐은 소득향상과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각국의 비자완화 조치로 그 동안 억눌러왔던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분출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여행 열풍을 이끌고 있는 주역은 밀레니엄 세대와 여성들이다. 특히 한국을 찾는 요우커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계속 높아져 2015년 67%를 차지했다. 요우커들의 출신지역은 점차 다양화해지면서 내륙지역 거점도시의 해외여행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요우커들에게 한국은 ‘쇼핑천국’, ‘문을 활짝 열어준 나라’, ‘트렌드 메카’의 이미지가 강하다.

경제발전과 함께 요우커들의 여행 풍속도도 달라지고 있다. ▶Smart: 오프라인 여행사보다 인터넷 혹은 휴대폰 앱을 통해 여행정보를 수집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Independent: 늘어나는 개별여행자로 관광지역 다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요우커들은 홍대, 신촌, 강남 등으로 발길을 넓혀가고 있다 ▶Culture Mania: 쇼핑에만 열광하던 요우커들은 한국문화를 구매하는 ‘경험적 소비’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몰려오는 요우커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에 따른 명목 생산유발 효과는 27조6,647억원이며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12조5,085억원, 취업유발 효과는 19만4,377명이 된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처럼 한국을 해외여행지로 선호하는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0년경 한국으로 유입되는 요우커가 연간 1500만명을 돌파하게 된다.

중국 해외관광자수가 전체 중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매우 낮기 때문에 향후 소득증가에 따라 크게 늘어날 잠재력이 크다. 그러나 방한 요우커의 단기 변동성은 다른 외래방문객에 비해 클 것으로 보인다. 정치경제적 환경변화, 환율의 불확실성 등 외부요인과 ‘양적 유치’에 치중해 요우커의 만족도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내부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 접근성을 적극 활용하고 ‘질적 유치’ 및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변동성을 극복하는 것이 요우커 천만시대를 실현하는 길이 될 것이다.<출처: LG경제연구원>


언젠가부터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중국말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면세점 앞에 길게 늘어선 요우커(遊客, 중국인 관광객) 행렬과 중국어 간판을 단 가게들의 모습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특히 차이나타운을 방불케 할 정도로 변모한 명동 등 주요 상권의 모습도 관광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한 요우커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2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중국인들에게 해외여행 한번 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홍콩 및 동남아 등지에 거주 중인 가족과 친구를 방문하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되던 ‘관광’을 위해 수개월의 시간과 복잡한 절차를 거쳐 ‘통행증’을 발급받아야 했고, 해외 보증인은 신원보증과 함께 여행경비를 지정된 여행사에 전액 대신 납부해줘야 했다.

그러나 1997년부터 단계적으로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행된 후, 자유여행 허용 국가가 4개에서 151개(2015년)로 크게 확대되면서 중국의 해외관광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01년~2015년 동안 연평균 17.8%의 가파른 증가세로 843만 명에 불과했던 아웃바운드 관광자수도 2015년에는 1억 2천만 명으로 15배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해외여행자 수의 3.7배의 수준으로 전세계 해외관광객의 약 10.2%를 차지하고 있다(<그림 1> 참조).

무엇보다도 세계를 놀랍게 한 것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씀씀이다. 2000년에 131억 달러에 불과했던 해외여행객 지출액은 2012년에 1020억 달러로 치솟으면서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해외관광 소비국가로 부상했다.

2015년 해외여행객 지출액은 전년대비 30.4%를 증가한 2150억 달러로 전세계 아웃바운드 관광 지출액의 12.3%에 이르렀다. 이는 2015년 포르투갈 GDP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그림 2> 참조). 1인당 지출액도 1792달러(2015년)로 전세계의 평균수준인 1099달러를 크게 웃돌아 강한 소비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해외여행 붐은 특히 한국의 관광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리적 근접성, 높은 쇼핑 매력도, 한류 열풍, 파격적인 비자 완화조치, 다른 주변국과의 갈등에 따른 반사효과 등으로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의 규모는 2005년 70만 명 수준에서 2015년에는 598만 명으로 8.5배 급증하여 최근 3년간 연평균 40.6%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메르스(MERS)의 영향으로 요우커의 발길이 잠시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외국인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2%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그림 3> 참조). 최근 수천 명이 한꺼번에 몰려와 삼계탕 파티를 여는 등 이른바 ‘인해전술 관광’까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요우커의 대거 방문이 유통업을 비롯한 연관산업의 호황으로 이어져 한국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이와 같은 영향은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요우커의 소비패턴 변화와 특징을 살펴보고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지속가능성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1. 요우커의 전성시대 개막

세계로 향하는 요우커 붐은 경제성장과 소비고도화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 도시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중국 중산층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여가 지출이 갈수록 커지는 소비패턴이 두드러지고 있다(<그림 4> 참조). 소득이 높아지면서 중국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의(衣)’, ‘식(食)’ ‘주(住)’와 같은 기본적인 욕구만을 충족하는데 그치지 않고 ‘삶의 질’에 눈을 돌리기 마련이다.

소득수준만 놓고 볼 때 현재 1인당 소득이 8000달러(2015년 기준)인 중국은 한국의 1992년 수준과 엇비슷하다. 통상적인 경우 1인당 GDP가 4000달러~1만달러 구간에 들어서면 자아가치 실현을 위한 소비욕구가 분출하고 여행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 1988년에서 1994년까지 이 소득구간을 통과하였고, 그 사이에 해외여행자 수도 연평균 30%의 높은 성장률로 6.2배 급증했다(<그림 5> 참조). 특히 중국은 심한 지역격차로 소득이 4000달러인 지역과 1만달러대 후반인 지역이 공존하고 계단식 발전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와 같은 ‘급속성장’ 구간에 머무는 기간이 보다 더 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기간에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여 줌으로서 해외관광 급증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환율 페그제를 2005년에 포기한 후 2015년까지 위안화의 대 달러 가치가 24.8% 높아졌고, 같은 기간 대 원화, 대 엔화 가치도 각각 45%, 30.8% 상승했다. 중국여유(旅遊)연구소에 따르면 위안화 실질실효환율(REER)이 1% 절상할 때마다 중국인 해외여행자 수는 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6> 참조).

각국이 치열한 유치전에 나서면서 비자 발급 간소화와 규제완화 조치가 속속 이뤄진 것도 큰 역할을 했다. 2016년 현재 37개 국가가 중국에 대해 도착비자발급을 허용하였고,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도 복수비자 허용, 비자기간 연장 등을 통해 구매의욕이 왕성한 요우커를 잡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특히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제주, 강원 등 일부 지역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요우커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표 1> 참조). 해외행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제거되면서 그 동안 품고 있었던 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 그리고 억눌러왔던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분출하고 있다.

  1. 요우커는 누구인가?

중국의 해외여행 열풍을 이끌고 있는 주역은 밀레니엄 세대(千禧一代, Millennial Generation)이다. 밀레니엄 세대는 1980년 이후 태어나 2000년대 들어 성인이 된 사람을 일컫는 말로 중국에서는 흔히 ‘80후(後)’세대라고도 부른다. ‘1자녀 세대’인 이들은 기성세대보다 교육수준과 소비성향이 높은 데다 자기만족을 중요시하고, 외국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열망을 지니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이 고품격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를 인생의 ‘위시 리스트(Wish List)’ 중 하나로 포함시키는 젊은이가 적지 않다. 세계관광도시연합회(WTCF)가 2015년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해외관광객에서 밀레니엄세대(25~35세)의 비중은 45%로 가장 많고, 70후세대(35~45세, 25.7%)와 90후세대(25세이하, 11.4%)가 그 뒤를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7> 참조).

2011년에서 2015년까지 40대의 비중이 6.5%p 줄어든 반면 30세 이하 젊은층의 비중은 4.3%p 증가해 여행패턴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그림 8> 참조). 다만 구매력이 높은 3~40대의 비중 하락과 50대 이상의 요우커가 늘어나는 현상도 동반 발생하고 있어 이러한 이원화 추세에 대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여성파워’가 관광시장에서도 거세게 불고 있다. 세계로 향하는 요우커 가운데 여성 비중이 61.8%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 여성들의 높은 경제적인 독립성, 감성적인 소비성향과 왕성한 소비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을 찾는 요우커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면서 2015년에 전체의 67%로 치솟았다(<그림 9> 참조).

한국드라마, 성형, 화장품, 패션, 쇼핑 등에 대한 관심이 여성이 상대적으로 더 많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묻는 조사에서 중국여성은 ‘멋쟁이가 많다’, ‘낭만적 분위기’, ‘깨끗함’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반면 남성은 ‘중국과 비슷한 느낌’, ‘스케일이 작다’ 와 같은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방한 요우커의 쇼핑 품목 가운데 ‘향수/화장품’이 1위로 차지한 것도 이와 같은 ‘여심(女心)’의 파워를 반영하고 있다.

해외여행은 반드시 부자들만의 전유물이라고 볼 수 없다. 요우커의 소득분포를 보면 1인당 평균 월소득이 5000위안 미만에서 1만5000위안 이상까지 범위가 넓은 편이며, 도시의 20대 화이트칼라와 연금생활자로 추정되는 5000~7999위안(약 85~140만원)의 소득층이 26.3%로 가장 많고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요우커의 전반적인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최근 1인당 월소득이 1만5000위안(약 255만원) 이상인 소득층 비중이 증가한 반면 매월 5000위안(약 85만원) 이하 소득을 올리는 부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그림 10> 참조). 요우커의 평균 월소득은 1만 2200위안(약 207만원)으로 중국 도시취업자 평균임금의 2.4배 수준이며, 매월 1만 위안(약 170만원) 이상인 계층은 41.2%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는 맞벌이가 보편화되어 있어 가구당 소득이 월등히 높다는 특징이 있다. 2015년 요우커의 가구당 평균 월소득이 2만1600위안(약 370만원)에 달해 같은 해 한국수준(397만원)에 근접했다. 소득이 높을수록 단체관광보다 자유여행을, 아시아보다 유럽과 북미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우커의 출신지역을 보면 최근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베이징, 상하이, 광둥, 저장(浙江), 장쑤(江蘇) 등 화동(華東)연해지역에서 점차 동북, 화중(華中), 서남(西南) 등 내륙지역으로 다양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연평균 가처분소득이 3만 위안(약 4600달러)인 내륙지역 거점도시의 해외여행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 요우커의 눈에 비친 한국

중국 해외 관광객 중 75%가 아시아로 몰리는 가운데 한국은 가장 주목 받는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그림 11> 참조). 아직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가 전체의 5% 밖에 되지 않지만 2015년 중국 해외 관광객이 선택한 단거리 여행 목적지 1위가 서울이었고, 최근 3년간 방한 요우커는 매년 40% 증가세를 보였다. 그렇다면 왜 한국인가?

실용적인 마인드를 가진 요우커에게 한국여행은 “실속 있는” 선택이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에서 ‘한국여행’을 치면 ‘저렴한 가격’, ‘최고 가성비’ 등 여행사들의 광고문구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먼저 중국 주요 연해 대도시와 2~3 시간 비행거리에 위치한 한국으로 떠나는 여행은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여행 사이트에서 제시한 패키지 상품의 가격은 대략 2000~3000위안(약 30~50만원)으로 하이난(海南), 주자이거우(九寨溝) 등 중국 국내 유명 관광지 가격보다도 저렴한 편이다.

잇따른 비자 규제 완화로 한국은 ‘문을 활짝 열어준 나라’, ‘가기 쉬운 나라’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다. 아프리카 14개 국과 일부 이름이 다소 생소한 섬나라 이외에는 전세계 대부분 국가에 가려면 복잡한 비자 신청 과정을 겪어야 하고, 심지어 홍콩과 마카오도 예외가 아닌 상황에서 제주도 30일 무비자 입국 허가의 영향력은 클 수 밖에 없다. 많은 중국인들은 한국여행이라면 “훌쩍 떠나는 여행”, “무작정 출발하는 여행” 등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한국은 쇼핑천국”이라는 인식도 보편적이다. 신뢰할 만한 품질, 중국보다 낮은 가격, 중국에서 구하기 힘든 패션 디자인, 각기 특색이 선명하고 아기자기한 상점이 밀집한 상권 등이 모두 한국의 ‘매력지수’를 높이고 있다. 특히 같은 글로벌 브랜드인데도, 중국의 높은 수입관세, 다단계 유통구조에 따른 과다한 유통비용, 제품 프리미엄 전략과 환율효과 등으로 한중간 가격 격차가 30% 이상 벌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표 2> 참조).

한국 로드숍 화장품도 중국의 반값이면 구할 수 있다. 동대문 상가와 아울렛에서 판매하는 의류는 중국백화점과 가격대가 비슷하지만 품질과 디자인 측면에서 월등히 좋다는 것이 요우커들의 한결 같은 평가이다.

‘한류’와 ‘트렌트 메카’로서의 흡인력도 상당하다. 요우커의 관심분야가 최근 드라마를 비롯한 K-팝,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보다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확대되면서 영화 촬영지 방문, 한류스타가 출몰하는 골목 탐방, 콘서트 관람 등을 위해 한국을 찾는 ‘한류팬’들도 속출하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 사이트인 CTRIP(씨트립·携程)이 2016년 4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한류체험을 위해 한국을 찾은 요우커는 약 1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을 여행지로 선택할 때 요우커들이 가장 많이 고려한 요인은 쇼핑 매력도(75.3%)이고, 일본 관광객에 비해 요우커는 한국의 자연풍경, 패션과 유행, 유흥시설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반면 음식, 역사문화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그림 12> 참조). 이는 한국을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갖춰 있으면서도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는 스타일리쉬한 나라로 보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1. 진화하고 있는 요우커

중국의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행된 지 18년, 그 동안 많은 사회, 경제발전과 함께 요우커의 여행 풍속도도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하게 개별자유여행을 즐기며 문화소비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요우커들의 새로운 특징과 트랜드를 파악하고자 한다.

SMART: 디지털화된 요우커

20~30대 젊은 층이 요우커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모바일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스마트하게 여행을 즐기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 여행정보를 수집하는 데 오프라인 여행사보다 인터넷 혹은 휴대폰 앱에 의존하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의 인기도 뜨겁다. 2015년 요우커 71%가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여행 상품과 정보를 검색하였는데, 이 가운데 48%가 실제로 모바일로 여행상품을 예약하거나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 그 비중은 27%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진화 속도다. 반면에 전화로 상담하거나 직접 오프라인 여행사를 방문하는 비중은 2014년의 34%에서 2015년 13%로 뚝 떨어졌다. 해외여행을 앞두고 여행 전문사이트, 웨이보(微博), 웨이신(微信·Wechat) 등 SNS를 통해 정보를 얻고자 하는 비중도 여행책자 등 전통적 오프라인 방식을 앞섰다(<그림 13> 참조).

특히 연소득이 20만 위안(약 3400만 원) 이상의 고소득 밀레니엄 세대의 경우 웨이신의 공식계정(公衆號)(48%), 웨이신 모멘트(朋友圈)(47%), 여행전문 APP(42%)를 가장 중요한 해외여행 정보획득 경로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중국의 국민 SNS인 웨이신의 파워을 실감케 했다.

요즘 해외여행을 떠날 때에도 스마트폰은 요우커의 필수품이 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보통 해외데이터 로밍보다는 현지 통신사의 선불 유심(USIM)칩을 구매하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한국의 경우 1만원 안팎의 요금으로 7일간 데이터를 쓸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15년 현지 SIM카드를 사용하는 요우커가 33%에 달했다.

관광지 주변의 다양한 맛집과 숙소 정보는 물론 통번역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KAYO(咖游韓國) APP 사용자 수가 1년 사이에 3배로 급증했고, 한유(韓遊), 한차오(韓巢) 등 한국여행 전문사이트를 통해 입장권을 미리 예약하거나 할인쿠폰을 챙겨오는 요우커도 적지 않다. 과시욕이 강한 요우커에게 멋진 여행사진을 수시로 SNS에 올리는 재미도 빼놓을 수가 없다.

호텔닷컴(Hotels.com) 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요우커가 해외호텔에서 머문 동안 가장 원하는 서비스가 무료WIFI(75%)이고, 그 다음으로 중국어 지도, 중국어 가능 직원, 유니온페이(銀聯 UnionPay) 결제방식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NDEPENDENT :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요우커

요우커라고 하면 아직도 깃발을 든 가이드를 앞세우고 명동, 경복궁을 돌아다니는 시끌벅적한 단체관광객의 모습부터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도를 들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도심 곳곳을 살피는 중국인 여행객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들의 해외 개별여행 상품 판매실적이 최근 5년간(2011~2015) 연평균 증가율(CAGR) 99.4%를 기록할 정도로 보다 자유스럽고 독립적인 여행을 즐기고 싶은 요우커들의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WTCF에 의하면 2015년 단체관광을 선택한 중국인 해외여행자 비중은 33.9%로 2013년(37.4%)보다 줄었으며, 2015년 한국을 찾은 요우커 중에 개별여행객의 비중도 56.7%로 절반을 넘었다. 이는 젊은 요우커 증가, 개인비자 규제 완화, 해외여행 경험 증가, 단체관광 상품에 대한 낮은 만족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결과이며 자연스러운 추세로 볼 수 있다.

싱가포르 관광청(2013년) 은 중국관광객을 해외여행경험을 기준으로 초보여행자와 경험 많은 여행자로 나누고 있는데 초보 여행자, 특히 나이가 45세 이상, 월소득 1만위안(약 170만원) 이하의 경우 단체관광을 선호하는 반면,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젊은 층은 개별여행을 더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더 많은 여행지출, 숙박비 아끼면서 쇼핑

‘싼커(散客)’라고 불리는 중국인 개별여행객의 여행지출이 단체여행객들보다 더 높은 것이 특징이다. 2015년 중국 해외 개별여행객의 1인당 지출은 전체 해외여행객 평균보다 18% 많았고, 한국을 찾은 중국 개별여행객의 1인당 지출경비도 2483달러로 중국 단체여행객과 전체 외래관광객보다 각각 19.4%, 31% 높은 것으로 기록되었다(<그림 14> 참조). 쇼핑의 시간과 선택의 자유가 있는 개별여행객들의 경우 백화점을 많이 이용하는 반면 단체관광객은 대체로 면세점 쇼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방한 개별여행객이 또한 전반적으로 숙박비와 식비를 아껴가면서 쇼핑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1년에서 2015년까지 그들의 쇼핑지출이 전체경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4.5%에서 68%로 급증하였지만 숙박비와 식비 비중은 6%p 줄어들었다(<그림 15> 참조).

이는 ‘잠을 자는 것’에 투자하는 것보다 두고두고 쓸 수 있는 물건을 사는 것이 낫다는 실용주의적인 마인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격비교 사이트를 이용해 교통이 편리한 비즈니스 호텔 혹은 게스트 하우스 등 저렴한 숙소를 골라 이용하면서 명품을 싹쓸이하는 진풍경이 종종 벌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패턴은 모든 ‘싼커’에게 적용될 수 없다. 인원수는 적지만 업계의 알짜배기로 불리는 상위 10% VIP 요우커(奢尙客)는 럭셔리한 고급호텔을 매우 선호하기 때문이다. 평균 1일 숙박비 지출이 439달러에 달하는 그들의 1순위 선택은 글로벌 체인 호텔 (46%), 그 다음은 특색이 있는 고급 로컬 호텔(28%)로 나타나 개별 관광객들의 소비 양극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 관광지역 다변화 진행중

정해진 노선을 따르지 않고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개별여행 요우커가 많아지면서 관광지역의 다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명동, 종로 일대에만 집중되었던 요우커의 발길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11년~2015년 남대문시장, 인사동 지역을 방문한 요우커 비중이 다소 감소한 반면 신촌과 홍대 주변, 잠실, 강남역 일대를 찾는 요우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1년에 요우커의 주요 방문지 TOP 10에 진입하지 못했던 신촌, 홍대 주변과 강남역일대는 뜨고 있는 새로운 ‘쇼핑지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표 3> 참조). 단조로운 ‘명동-경복궁-남산’ 3박자 코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고 한국 특유의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고 싶은 요우커들은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럭셔리 1번지’인 청담동, 개성 넘치는 ‘트랜드 메카’인 가로수길, ‘태양의 후예’ 송중기가 나온 커피숍까지 파고들면서 새로운 관광지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서울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넓히는 탈(脫)서울 움직임은 뚜렷하지 않다. 2015년 서울을 방문한 요우커의 비중은 76.1%로 2011년(91.3%)보다 다소 낮아졌으나 이러한 방문권역 확대는 주로 제주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2015년부터 김포공항을 경유해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해 서울 주변지역에서 5일동안 무비자 체류를 허용한 것과 관련이 크다. 경기, 경남, 강원 등 다른 지역을 찾는 요우커의 비중은 과거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그림 16> 참조). 개별관광객이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 교통요건과 부족한 정보, 그리고 단순 쇼핑 일정으로 짜여진 단체관광상품 등이 원인으로 판단된다.

SHOPPING-HOLIC & CULTURE MANIA: 경험적 소비에도 눈뜬 요우커

요우커는 쇼핑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중국 젊은 사람 사이에서 ‘쇼핑’을 ‘쉐핀(血拼) ‘이라고 부른다. 직역하면 ‘피가 터질 정도로 전력을 다해 분투한다’라는 뜻으로 필사적으로 앞다퉈 구매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싸오훠(掃貨)’라는 말도 요우커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빗자루로 진열대 위에 있는 상품을 쓸어 담듯이 싹쓸이 쇼핑한다는 뜻이다.

WTCF에 의하면 중국인 해외관광객의 여행경비 중 57.8%가 쇼핑에 쓰이고 있다. 특히 ‘쇼핑 천국’으로 불리는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의 경우 이 비중은 67%에 달했다(2015년). 쇼핑 삼매경에 빠지다 보니 전체 지출도 눈더미처럼 불어나기 일쑤다. 2015년 방한 요우커의 평균 1인 지출경비가 2319달러로 전체 외국인관광객 평균수준의 1.4배에 달했다. 한국 방문시 꼭 사야 할 ‘머스트 해브(must have)’ 리스트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전기밥솥, 원액기 등 가전제품부터 MCM 가방, ‘젠틀몬스터’ 선글라스, 화장품, 바나나맛 우유까지 다양하다. 요우커의 ‘쇼핑 사랑’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첫째, 과거에 비해 쉬워졌으나 대부분 중국인에게 해외여행은 일상다반사처럼 흔한 일이 아니므로 ‘모처럼 왔으니 많이 사야지’라는 심리가 작용된다. 또한 중국인은 전통적으로 ‘궁가부로(穷家富路)’, 즉 집에서 돈을 아껴 쓰더라도 집을 떠나 길에 나서면 돈을 많이 쓰기 마련이니 넉넉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소비관념을 지니고 있어 해외에서 과소비에 대해 관대하게 보고, ‘트레이드 업(Trade-up)’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다.

둘째. 중국에서 한 사람이 해외여행에 가게 되면 친구, 친척 혹은 동료, 이웃들의 ‘쇼핑 부탁’이 쇄도한다. 이른바 ‘그림자 소비(影子消費)’의 영향이 크다. 면세점에서 쇼핑하는 요우커를 보면 같은 상품 여러 개를 구매하고, 선물용 상품을 대량 구매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셋째, 한중간 상품 가격 격차가 심해 많이 살수록 돈을 번다는 심리가 지배적이다.

넷째, 중국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단순히 임금소득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중국 내 집값 급등에 따른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입은 사람들이 많고, 다양한 음성소득이 있을뿐더러 기업의 지원금을 받고 여행길에 나선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 명품 사냥에만 열광하던 요우커들은 한국문화를 구매하는 ‘경험적 소비’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2014년 관광공연(관광 프로그램에 포함된 공연)의 외국인 관람객 중 중국인이 100만8318명으로 2012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을 보다 색다르게 체험해보고 싶어 한국여행 전문 사이트인 한차오(韩巢)에서 각종 공연 티켓을 사전에 구입하고 방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명동의 ‘난타’ 전용관은 주말이면 요우커들로 북적이고 객석의 80% 이상을 중국인이 차지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난타’, ‘점프’, ‘비보이’와 같은 대사 없이 춤으로만 표현하는 비언어(Non-verbal) 공연의 인기도 있지만, 그보다 더 높은 것이 한류스타콘서트다. 중국에서 콘서트는 아직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어 티켓 가격이 해외보다 2~3배 이상 높다. 오직 콘서트를 보기 위해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한국을 찾는 젊은 ‘한류팬’이 많아지면서 관련 온라인 동호회와 카페까지 생겨나고 있다.

2015년 요우커가 한국에서 하는 주요 활동은 쇼핑(84%), 식도락관광(60.7%), 자연경관 감상(36.1%) 순이며, 공연관람의 비중은 5.3%로 아직 낮은 편이다. 하지만 2011년 공연관람 비중이 1.1%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공연관람 및 민속행사 참가를 한국 방문기간 중 가장 좋았던 활동으로 꼽은 요우커의 비중도 5년 전 2.4%에서 3%로 높아져 미약하지만 발전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1. 요우커의 경제 파급 효과

갈수록 많이 몰려오는 요우커, 과연 이들이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요우커의 경제적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2013년 산업연관분석표(2015년 발간)>를 이용하여 2015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지출이 한국 관광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2011년의 상황과 비교했다. 분석방법을 간단히 요약하면 먼저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수와 1인당 지출경비를 바탕으로 방한중국인 관광객 총지출 금액을 추정한 후 한국관광산업의 분류체계에 따라 연관성 높은 산업 위주로 재분류하여 추산하였다.

2015년 방한 요우커의 총지출액은 전체 관광객 총지출액의 62.5%를 차지하는 15조7,022억 원으로 2011년에 비해 약 3.4배 증가하였다. 2015년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에 따른 명목 생산유발효과는 27조6,647억원으로 2011년에 비해 3.2배의 규모를 보이고 있다.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2조5,085억원으로 GDP의 0.8%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방문으로 발생한 취업유발효과는 19만4,277명으로 2011년보다 약 2.9배의 증가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4> 참조).

요우커 증가는 여행수지 개선에도 효자노릇을 했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2015년을 제외하고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대중국 여행수입 증가로 전반적인 여행수지 적자폭이 크게 감소되었다. 특히 유학연수 수지를 제외한 일반여행수지의 개선이 더욱 뚜렷하다(<그림 17> 참조).

지금처럼 한국을 해외여행지로 선호하는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0년경 한국으로 유입되는 요우커는 연간 1500만 명을 돌파하게 된다. 한국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소비자가 몰려와 연간 약 5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소비창출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500억 달러면 2015년 한국 전체 가계소비총액의 6.5%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가계소비의 예상 성장세까지 감안하더라도 2020년 요우커의 소비지출이 한국의 총가계소비의 5.7%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18> 참조).

  1. 요우커 유입의 지속가능성

요우커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해외관광자 수는 전체 인구에 비해서는 여전히 ‘소수’에 불과해 향후 소득증가에 따라 크게 늘어날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으로 중국 여권보유자의 비중은 4% 밖에 되지 않아 미국(35%), 영국(75%) 등 선진국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100명 당 해외여행자수는 8.7명(2015년)에 불과해 향후 소득수준 상승에 따라 성장잠재력이 높아 보인다.

여러 나라의 사례를 보면 국민적인 성향과 지리적인 위치 등 다른 요인의 영향도 받겠지만 대체로 해외여행자 수는 1인당 GDP와 정(正)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소득이 1만달러인 멕시코의 100명당 출국자수가 14.6명을 감안하면 중국도 소득 1만달러의 고지를 올라설 때쯤이면 아웃바운드 해외여행자 수는 2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그림 19> 참조).

중국 전체 해외여행객 가운데 한국을 찾는 요우커의 비중은 2005년의 2.3%에서 2015년의 5%로 증가했다. 이 비중이 그대로 유지하기만 해도 2018년쯤 한국을 방문하는 요우커가 1000만명에 달할 것이다.

그러나 방한 요우커의 단기 변동성은 다른 외래방문객에 비해 클 것으로 보인다. 먼저 요우커들은 정치적, 외교적 외부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감정적으로 과잉대응하는 경향이 높다. 최근 한국 방문 요우커가 급증한 것은 홍콩에서 격화된 ‘반(反)중국’ 시위사태, 중일간의 외교적 갈등으로 인한 반사효과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사드 배치와 같은 사건으로 분위기가 순식간에 냉각될 수 있다. 대만에서 차이잉원 대통령 취임후 양안 관계가 경색조짐을 보이면서 지난 5월 중국 관광객이 전년동기대비 30%가량 급감한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환율의 불확실성도 변수로 작용된다. 한국여행의 핵심이 쇼핑이 되다 보니 원화강세로 한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엔저효과로 경쟁국의 가격메리트가 높아질 경우 요우커의 발길이 뜸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요우커 유입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한국 내부요인도 적지 않다. 단순한 인원수 확대 차원에서의 ‘양적 유치’에만 치중하고 관광상품 품질관리를 소홀히 해 요우커의 만족도가 낮다는 것이 현실이다. 2015년 요우커의 전반적인 만족도가 16개 조사대상국 중 12위에 머물렀으며 ‘매우 만족’으로 응답한 요우커의 비중도 36.4%로 전체 평균인 40.1%를 미치지 못했다.

관광자원 부족(41.6%), 천편일률적인 관광 프로그램(22.1%),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20%), 바가지 요금(11.4%) 등이 주요 불만요인으로 나타났다. 중국인이 해외여행지를 선택할 때 감정적인 요인(Emotional Factor)에 의해 좌우되는 특징이 있다(WTCF, 2015). 해외 여행 후 SNS를 통해 여행 후기 작성하는 비중이 87%, 남의 여행후기와 사진을 보고 목적지를 결정하는 비중이 63%가 된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만족도가 낮은 요우커의 부정적인 평가와 입소문이 SNS 등 빠른 전파를 통해 광범위한 영향력을 지닐 수 있다.

소득이 높아지면 아시아 이외의 지역으로 발길을 옮기는 요우커가 늘어날 전망이다. 후룬(胡潤)연구원이 2015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소득 젊은 요우커가 가장 가고 싶은 나라가 호주(37%), 프랑스(27%), 미국 (22%) 순이며, 한국은 6위에 머물렀다. 해외여행이 쉬워지고 경험이 많아지면 요우커의 소비성향도 점차 합리적으로 변할 것이다.

최근 중국정부도 관세인하, 면세점 확충 등으로 해외소비를 국내로 유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리적인 접근성을 적극 활용하고 ‘질적 유치’ 및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요우커 유입의 변동성을 극복하는 것이 요우커 천만시대의 청사진을 실현하고, 요우커 붐을 지속시키는 길이 될 것이다. <www.lgeri.com>

Post Author: beseto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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