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정점과 석유고갈 및 베세토튜브

  1. “친구, 좀 더 파티를 즐겨도 괜찮다네!”
  2. 석유 낙관론의 함정과 진실
  3. 화석연료에 중독된 세계경제
  4. 생태문명(生态文明)의 마중물인 베세토튜브

석기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은 돌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다. 언젠가는 석유의 시대도 종말을 고하겠지만, 그것이 석유가 부족하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자키 야마니/사우디아라비아 전 석유장관


  1. “친구, 좀 더 파티를 즐겨도 괜찮다네!”

인류의 에너지원은 사람(노예)→동물→물→바람→화석연료로 바뀌어 왔다. 화석연료를 넘어 원자력, 태양광, 핵융합 에너지를 상용화할 시대가 멀지 않았다. 현재는 비효율적, 비경제적이지만 어느 날 인류의 지혜와 지식이 모아진다면 능히 미래 에너지는 만들어질 것이다.

석유는 검은 황금으로 현대 산업문명의 기반이자 상징으로 현대 문명 그 자체다. 전세계적으로 농업, 수산업, 공업, 수송, 통신, 전력, 군수산업 등 모든 현대적 산업은 석유자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세계경제의 가장 중요한 축이자, 군사적인 전략물자이다.

금융 시장도 석유자본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인 이유 중의 하나도 석유결제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위상 때문에 산유국은 언제나 강대국들의 이권각축 현장이 되었다. 지구 자원이 한정된 만큼 화석연료도 유한하다.

유가가 뛸 때마다 석유 고갈론과 피크오일(peak oil) 이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회의적 환경주의자’를 쓴 비외른 롬보르도 인류가 석기 사용을 중단한 것은 청동과 철이 더 뛰어난 재료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에너지 기술이 더 나은 혜택을 줄 수 있다면 석유 사용은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핵융합 기술이 에너지를 만들 만큼 경제성과 효용성을 갖춘다면 석유라는 에너지는 더 이상 필요 없게 될지 모른다. 석유보다 가격이 낮고 에너지 효율성이 더 높은 에너지가 나타난다면 우리는 석유를 시추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현재 지구에 얼마나 더 에너지가 묻혀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석유의 뒤를 잇는 새로운 에너지는 지구 안팎에서 발견되거나 발명될 수 있다. 이런 기술의 진보를 일으키는 것은 바로 ‘인간자원’이다.

다시 말해 진정한 자원은 석유와 같은 천연 자원이 아닌 인류다. 석유 고갈론자들은 자원이 비록 유한할지라도 인간의 상상력은 무한하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피크오일(Peak oil)’이라는 에너지 용어가 있다. ‘피크오일의 개념은 ‘쓴 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지구가 보유한 석유매장량은 유한하고 소비될수록 저장량은 줄어 특정 시점을 정점으로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것이 피크오일이 갖는 본래의 의미이다.  ‘인류가 유한한 자원인 석유에너지를 채굴해 소비하는 과정에서 최대 매장량의 정점을 지나쳐 줄어드는 시점’을 말한다.

석유생산이 정점에 이르는 시점은 석유 생산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지점을 의미한다는 이 개념을 처음 도입한 사람은 미국의 지질학자 킹 허버트로 1956년에 발표했다. 이 학자의 이름을 따서 ‘허버트 곡선(Hubbert Curve)’으로 불리는 도형은 종 모양의 곡선으로 종의 꼭지점이 정점이고 그 이후 급격한 감소로 이뤄지는 모습을 띄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에너지 전문가들은 ‘피크오일’의 도래를 점쳐왔고 그 때마다 석유의 가채 매장 연수는 40년쯤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석유는 약 40년 정도면 바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피크 오일, 석유 생산 정점을 걱정하는 비관론자는 항상 조롱에 시달리곤 했다. 석유 생산 정점을 경고하는 비관론자의 예측이 항상 빗나갔기 때문이다. 특히 1960~1970년대에 예측한 석유 생산 정점 전망은 모조리 틀린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이렇게 예측이 번번이 틀린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중동 산유국의 국영 기업을 포함한 석유 회사들이 석유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고자 석유 발견 사실을 숨겼다. 1960~1970년대만 하더라도 전 세계의 연간 석유 소비량은 50억 배럴 정도였는데, 실제로 발견된 석유 매장량은 400억 배럴에 이르렀다.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은폐가 없었다면 석유 가격의 폭락은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꼼수가 통하지 않는다. 지난 100년간 전 세계를 샅샅이 뒤지면서 석유를 찾고 캐낸 덕분에 신규 발견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 사건이 바로 2011년 4월 20일, 멕시코 만에서 BP의 채굴선인 딥워터 호라이즌 호가 터지면서 발생한 원유 유출 사고다.

사고가 일어난 곳에서 BP는 1.5킬로미터 깊이의 바다 밑에서 5.5킬로미터를 파서 석유를 캐내고 있었다. 해수면을 기준으로 하면 석유를 캐내고자 거의 7킬로미터 아래로 파 들어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 석유 회사는 바다 밑으로 7킬로미터를 파 들어가지 않으면 석유를 캐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의 예를 보면서도, 낙관론자의 조롱은 멈추지 않는다.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 그리고 상당수 에너지 전문가는 냉장고 뒤에 우리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맥주가 수십 병, 적어도 스무 병 이상 존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은 앞으로 과학 기술이 발전해서 숨어 있는 맥주를 더 발견하리라고 자신한다.

낙관론자는 셰일 쇼크나 오일 샌드가 냉장고 뒤에 숨어 있는 바로 그 맥주라고 지적한다. 탐사, 채굴 기술 등이 발달하고 금상첨화로 석유 가격까지 오르면 그 동안 외면 받았던 다양한 석유 자원이 추가로 개발되어 냉장고에 맥주를 계속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낙관론자들이 자신하는 또 다른 변수도 있다. 인구 성장률은 1960년대 이후부터 감소해 왔으며, 그 추세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세계 인구는 2070년 100억~120억 명 수준에서 정점을 찍고 나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구 감소와 함께 석유 수요도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석유 의존도가 점점 하락하는 것도 고려할 대목이다. 1985년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거의 20년 동안 고유가가 지속되었지만, 천연가스로 석유를 대체하는 비율이 계속해서 늘었다.

낙관론자는 여기에 석유 사용의 효율성이 개선되는 것까지 염두에 둔다면, 설사 석유가 점점 고갈되더라도 그 충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말 그대로 낙관한다. 이들의 메시지는 이렇다…친구, 좀 더 파티를 즐겨도 괜찮다네!”

 

  1. 낙관론의 함정과 진실

 “결국은 카산드라가 맞았다!”

이러한 낙관론자의 주장은 분명 편향된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우선 인구가 감소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하지만 앞으로의 인구 증가분이 대부분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저개발 지역에 집중되는 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야 석유 맛을 본 이들이 너도 나도 미국식 라이프 스타일을 따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인구대국인 중국(14.1 억명), 인도(13.4 억명) 등 신흥개발국은 과거 농업에 기반을 둔 농업사회에서 제조업 중심의 산업국으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에서 도시의 라이프 스타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고   특히 개인 승용차의 강력한 유혹이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만약 세계 곳곳에서 미국처럼 석유를 펑펑 쓰는 라이프 스타일이 유행한다면 과연 지구가 그 석유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까? 세계 최대의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경우를 염두에 두면 인구 감소가 꼭 석유와 같은 에너지 수요 하락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차는 기름을 많이 먹는 SUV(Sports Utility Vehicle)다.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많아지면 결과적으로 석유 수요는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

낙관론자들이 대안으로 얘기하는 비전통적인 석유, 즉 셰일 오일이나 오일 샌드 등이 과연 급격히 증가하는 수요를 따라잡을 정도로 빠르게 공급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많은 이들이 셰일 오일의 전 세계 매장량이 많다고 주장하지만 채굴에 필수적인 물 부족과 환경 문제 때문에 생산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크다.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알레크렛 교수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카산드라(Cassandra)의 일화로 낙관론자에게 경고했다. “트로이의 멸망을 예언한 카산드라는 트로이 인에게 무시를 당했습니다. 트로이 인은 뒤늦게야 카산드라가 옳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죠. 남자들은 죽임을 당하고, 여성과 아이는 노예가 되고, 트로이는 처참하게 유린되었습니다. 낙관주의자의 이야기는 당장 듣기에는 좋지만 그것이 항상 진실은 아닙니다. 결국은 카산드라가 옳았습니다!”

석유 없는 시대를 상상하기

낙관론자의 주장에도 들을 만한 구석이 있다. 분명히 석유 생산 정점을 경고해 온 비관론자가 석유 매장량을 보수적으로 산정한 면이 있으며 수압 파쇄법과 같은 새로운 채굴 기술과 높은 유가로 경제성 확보가 가능해진 셰일 오일처럼 그 동안 자원 취급을 못 받던 비전통적인 석유가 앞으로도 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실 이것은 아주 반가운 일이다. 인류가 석유 이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셰일오일이나 오일샌드가 이런 에너지 전환의 다리가 될까? 오히려 석유 없는 시대를 상상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인류는 나무가 고갈되어서, 또 석탄이 고갈되어서 석유 시대로 이행한 게 아니며 돌이 부족해서 청동기, 철기시대로 이행한 것은 아니다. 석유는 기후 변화를 초래할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원유 유출 사고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환경 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정 지역에 편중된 자원인 지정학적 요인으로 쿠웨이트, 이라크 전쟁처럼 석유가 있는 곳에서는 항상 피 냄새가 났다. 이러한 사고뭉치인 석유 대신 새로운 자원으로 에너지 전환을 하는 것은 인류의 역량을 확인하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끊이지 않는 석유고갈론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수는 12 억 대 이상으로 도로 위에는 차가 넘쳐 나고 있다. 이 차를 움직이는 것은 석유를 정제한 휘발유와 경유다. 많은 사람은 기름을 이처럼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석유가 고갈될 시기가 점점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1914년 미국의 광산국도 10년 내 미국의 석유 매장량이 바닥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뒤에 석유는 고갈되지 않았다. 1939년 미국 내무부는 앞으로 13년간 사용할 석유만 남았다고 말을 바꿨다. 미국 내무부는 20년이 지난 뒤에 또 13년치밖에 남지 않았다고 반복했다.

1970년에 미국 지미 카터 대통령은 “다음 10년이 끝나갈 때쯤 우리는 전 세계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을 모두 소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1970년대 초 인류의 미래를 연구하는 기관인 로마클럽은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0년대 초 석유 고갈을 예언하기도 했다.

과연 석유가 바닥날 것인가?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이 집계한 세계 석유 매장량(proved oil reserve)자료를 살펴보면 1980년 6433억 배럴에서 1990년 1조 배럴, 2012년 1조5000억 배럴을 넘기더니 2014년엔 1조6556억 배럴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1조6627억 배럴이다. 30여 년 동안 매장량이 2.5배로 불어난 것이다. 이는 세계가 55.4년간 쓸 수 있는 양이다. 세계가 하루 약 9000만 배럴, 연간 300억 배럴을 퍼 쓰는 데도 매장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

기술 진보로 셰일오일 발견

석유 확인매장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기술의 진보’다. 기술의 진보로 인해 석유 탐사가 쉬워졌고, 생산 기술이 발전했다. 같은 크기의 유정에서 더 많은 원유를 뽑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전 같으면 쓸모 없었을 원유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시추와 탐사기술 발전하면서 셰일가스와 같은 비(非)전통 석유도 발굴되고 있다. 비전통 석유란 유전 채굴이 아닌 신기술로 사용 가능해진 석유자원(셰일오일, 오일샌드, 가스액화연료, 초중질유 등)을 말한다.

전통 석유 매장량이 최대 2조4000억 배럴이지만 비전통 석유는 7조~9조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석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에너지협의회(WEC)나 석유 전문가들은 석유생산 정점을 2060년께로 보고 있다. 현재 소비 수준이면 100년 이상 더 쓸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한 해 300억 배럴 넘게 소비, 하지만 매장량은 늘어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BP는 매년 전 세계 에너지 관련 통계를 분석 발표하고 있다. ‘BP 에너지 통계 2017’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는 1조 7067억 배럴의 석유 확정 매장량(proved reserves)이 확인됐다. 그 전 해인 2015년 말 확정 매장량인 1조 6915억 배럴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0.89% 늘었다.

BP에 따르면 최근 30년간 석유 확인 매장량은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보이고 지난해에도 또 다시 늘어났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소비된 석유는 하루 9,655만 배럴에 달한다. 1년으로 환산하면 352억 배럴의 석유가 채굴돼 사용됐고 지난해 우리나라도 하루 276만3000배럴씩 총 10억 배럴 정도의 석유를 소비했다.

전 세계적으로 한 해 300억 배럴이 넘는 엄청난 양의 석유가 채굴돼 사용되는데도 매년 매장량이 늘어만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非)전통 자원개발 기술진화로 방치된 석유 캐내

지난해 석유 매장량 증가의 주요 배경은 본격적으로 경제재건에 나선 이라크 유전개발이 확대되면서 1,024억 배럴에서 한 해 사이 7.4%가 늘어난 1,530억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러시아 석유 매장량도 1,024억 배럴에서 1,095억 배럴로 6.9% 늘어났다.

채굴기술이 진화되면서 방치됐던 석유 개발이 가능해진 영향도 피크오일 수명을 늘리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등 북미를 중심으로 셰일오일(shale oil) 같은 비전통 자원의 채굴기술이 개발되면서 석유 확인 매장량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전통적인 개념의 유전은 거대한 지하 공에 매장된 석유를 파이프라인을 꽂아 뽑아 쓰는 방식으로 채굴기술이 간단하고 생산비용도 낮다. 반면 셰일오일은 땅속 퇴적암 사이 사이에 석유가 흩어져 있어 채굴이 어렵고 생산비용도 많이 들어 방치되어 왔다.

하지만 셰일오일 층에 시추관을 뚫고 화학약품이 섞인 물을 고압으로 분사시켜 암석을 분쇄하고 물과 기름을 분리해 원유를 채취하는 ‘수압파쇄법’이 개발되고 생산비용도 낮춰지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셰일오일 개발을 주도하는 미국은 2006년 기준 294억 배럴에 불과하던 석유 확인 매장량이 불과 10년이 지난 2016년에 480억 배럴로 63%가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피크오일’이 도래하는 시점은 방치된 비전통 석유를 채굴할 수 있는 소위 ‘피크기술(peak technology)’의 진화가 한계에 도달했을 때라는 지적이 제기될 정도다.

세계 최고 자원 부국의 저주(Paradox of plenty)?

세계 최고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는 베네수엘라다. 세계 원유 수급과 가격을 쥐락펴락하는 사우디아라비아보다도 더 많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확인된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은 3,009억 배럴로 전 세계 매장량의 17% 수준에 달한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고 자원부국이면서도 국가 부도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며 국가경제가 파탄난 대표적 사례이다.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대통령이 ‘제헌의회’를 출범시키면서 정치적으로도 대중적 항거 몸살을 앓고 있다.

양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나는 석유의 힘만 믿고 자생적인 산업 육성은 외면하며 대부분의 생필품과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해 왔고, 오일 머니를 앞세운 지도층의 퍼주기식 복지 포퓰리즘 정책에 길들여진 베네수엘라는 유가가 폭락하면서 그간의 게으름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BP는 1951년 이후 매년 전 세계 에너지시장 전반에 대한 자료와 통계 등을 분석해 자료를 발표해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확인매장량은 2015년 말 기준으로 그 전년에 비해 불과 0.14퍼센트 줄어든 1조7000억 배럴로 분석됐다. 사실상 변동이 없는 셈이다.

 2015년 기준 전 세계 하루 석유소비량이 9,501만 배럴인 것을 감안하면 지구인 모두가 앞으로 1만7892일 정도를 소비할 수 있는 물량이 확인되어 있다. 해로 따지면 약 49년에 해당되는 물량이다. BP는 특히 최근 30년간 석유 확인매장량이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보이며 증가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40여년 전에도 앞으로 40년 후면 석유 피크오일이 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지만 현재도 매년 석유 확인매장량은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 최소한 40년 이상 사용할 석유 매장이 확인되고 있다.

유한한 자원, 언젠가 바닥 드러낼 수 밖에 없지만…

 석유자원이 유한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언젠가는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다만 피크오일 시점은 석유개발 기술의 진화로 뒤로 늦춰지고 있다는 것이 최근에는 정설이 되고 있다.

BP보고서에 따르면 지역별 석유매장량은 중동이 여전히 1위로 47퍼센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1990년 기준 중동 매장량 비중이 64.2퍼센트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세계 석유시장에서의 지배력은 확연하게 약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아메리카 대륙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남미 점유율은 1990년에 7.0퍼센트에 그쳤는데 지난해에는 19.4퍼센트로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BP는 세계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 오리노코강 유역에서 생산되는 중질유나 캐나다 오일샌드 매장량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오리노코 지대(Orinoco Belt)에는 타르 형태인 천연 역청(Natural bitumen)이 대규모로 매장되어 있는데 물과 계면활성제를 첨가해 유화 상태로 제조한 오리멀젼(Orimulsion)이나 중질원유 등으로 생산되고 있다.

캐나다 앨버타에는 모래 속에 묻혀 있는 원유를 뜻하는 대량의 ‘오일샌드(Oil sand)’가 개발되면서 전 세계 석유매장량을 끌어 올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땅속 퇴적암에 매장된 원유인 셰일오일(shale oil)이 본격 개발되면서 중동 중심의 원유패권을 흔들어 놓을 정도의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최대 석유소비국인 미국은 셰일오일 개발 붐에 힘입어 에너지 안보를 위해 금지하던 원유수출을 40여 년 만에 해제한 상태다.

피크오일 개념이 변화해야 하는가?

이에 관련해 ‘피크오일(peak oil)’에 대한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피크오일’은 탄화수소 즉 석유매장량이 부족해지는 시점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석유를 채굴하기 위한 소위 ‘피크기술(peak technology)’이 한계에 도달하는 시점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이 주도하는 셰일오일의 경우 과거에는 기술이나 경제성의 한계로 무시되어 오던 것이 채굴기술 개발로 양산되고 있다. 셰일오일은 땅속 퇴적암 사이사이에 산재해 있는 원유로 지하 깊은 곳에 시추관을 뚫어 화학약품이 섞인 물을 고압으로 분사, 암석을 분쇄하고 물과 기름을 분리해 원유를 채취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캐나다 앨버타 주의 노천에 널려 있는 오일샌드 역시 원유가 섞인 모래를 채굴해 분쇄하고 물과 혼합해 기름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채취한다. 원유가 매장되어 있는 거대한 지하공에서 뽑아 쓰는 전통 개발방식에 비해 채굴기술은 복잡하고 비용은 더 많이 소요될 수 밖에 없지만 비전통 원유 채굴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생산비용이 낮아지면서 피크오일의 개념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셰일오일 생산 과정 등에서 사용되는 수압파쇄법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나 채굴기술의 진화는 자원의 유한성을 극복하고 연장시킨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주목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1. 화석연료에 중독된 세계경제

값싸고 풍부한 화석연료 시대가 저물면서 세계경제는 더 이상 팽창하는 시대는 끝나고 있다. 선진국, 개발도상국, 후진국 모두 경제의 지속적 팽창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되었고 화석연료에 기반한 경제성장의 종말이 예견됨에 따라 성장하지 않는 경제에서 살아갈 방안과 함께 노동과 고용, 통화, 금융, 식량, 운송체계 등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어야만 한다.

석기시대가 돌이 부족해서 끝난 게 아니듯 석유시대도 석유가 없어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더 싸고 좋은 에너지원이 발견되었을 때 비로서 끝날 것이다. 더 좋은 에너지원은 무었일까? 실용적이고 현실적 관점에서 석유보다 싸고 좋은 것을 찾기 힘들다. 에탄올, 합성석유 모두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휘발유 1리터는 킬로그램당 12메가줄의 에너지를 담고 있으나 리튬이온 전지는 킬로그램당 0.5메가줄밖에 저장하지 못한다. 저장용량을 개선할 수 있으나 화학적 에너지의 최대저장용량은 킬로그램당 6~9메가줄이 고작이다.

대형 전기항공기가 불가능한 것은 이점 때문이며 전지가 너무 무거워 이륙조차 하기 힘들다. 초경량 태양전지 항공기가 실험에 성공하였으나 고작 한 두 사람만 태울 수 있는 특수항공기일 뿐 보잉747, 에어버스 380과 같은 대용량 수송체계는 불가능하다.

석유의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고 도입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므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세계각국은 차입으로 도시화를 추진하고 식량체계를 산업화하고 고속도로를 건설하여 단시일에 GDP를 끌어 올릴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만큼 사회적 취약성이 더 커지고 있다.

‘석유정점’이 지나고 담수가 부족하고 통화가 불안정하며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교역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발전을 지속하려면 과거와 다른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값싸고 풍부한 화석연료 시대가 저물면서 제로성장, 역성장, 성장하지 않는 경제체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저에너지 운송수단과 저탄소 식량체계 등의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세대(30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그러는 동안 에너지와 자원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통화·금융 시스템은 주기적으로 내부 붕괴위험에 처하게 된다. 사실상 세계경제는 미국·일본 등 상환이 불가능한 수 조달러/수 백조엔 어치 채권에 발이 묶여있다.

선진국의 정책당국자들이 지속 불가능한 경제성장을 계속 추구하면서 채권금액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정부가 성장을 회복시키려면 부채의 형태로 청구권을 팽창시키는 거품을 만들게 되어  붕괴를 향해 더욱 가까이 가게 된다.

무형의 신용과 성장을 전제로 하는 통화·금융 시스템은 결국 거품이 터져 붕괴하였고 앞으로도 주기적 붕괴를 피할 수 없다. 성장할수록 세상살이가 어려워진다. 성장할수록 빚이 늘고 오염이 늘고 생물 다양성이 줄고 기후가 불안정 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성장 없이 살아갈 수도 없다.

성장이 없으면 조세수입과 일자리가 부족해지고 기존 채무의 지탱이 불가능해 진다. 비전통 경제학자들은 경제 성장이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든다.

첫째, 석유를 비롯한 자원이 고갈되고 있다. 석유 정점, 식량 정점, 물 정점 등을 비롯하여 바야흐로 지구는 만물의 정점을 맞고 있다. 정점에 도달한 뒤에는 고갈될 일만 남았다.

둘째, 환경이 파괴되고 이로 인한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비용이 수익보다 커지는 순간, 끝없는 추락이 시작된다. 일부 과학자는 지구가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라는 새로운 지질 세대에 돌입했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셋째, 금융 시장이 붕괴하고 있다. 금융계를 지탱한 것은 신용과 거품이었다. 거품이 꺼지면 또 다른 거품으로 돌려 막았다. 채무기반 화폐는 성장 없이는 유지될 수 없으며 결국 자신과 세계를 함께 파괴할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인은 서로의 효과를 증폭하며 성장의 종말을 앞당긴다.

해결책은 경제·사회 체제와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뿐이다. 부채와 자산을 일정하게 감축하고 채무에 기반하지 않은 새로운 화폐, 행복경제학, 전환 운동, 공동안보클럽 등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법은 많다.

석유가 고갈되면 기존 운송 수단을 이용할 수 없기에 생활 공간이 국지화될 수밖에 없으므로   공동체를 복원하여 지역 단위에서 살아가고 소통해야 한다. 성장의 종말은 세상의 종말이 아니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간성을 말살하는 낡은 세상을 무너뜨리고 나눔과 협력에 기반한 새 세상을 건설할 기회이다.

1900년 4억t에 그쳤던 곡물 생산은 100년 후 20억t으로 늘었다. 값싼 석유 덕분에 농업의 산업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석유 생산은 2005년 정점을 찍었다. 남은 석유를 놓고 아귀다툼이 벌어질 수도 있다. 2008년 글로벌 위기의 바탕에도 유가 폭등이 있었다. 

경제학자들은 환경 제약과 금융위기가 개발도상국의 ‘과속 방지턱’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발명과 효율 향상으로 성장의 한계를 넘을 수는 없다. 처음에는 쉽게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갈수록 그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 재정지출을 통한 성장을 주장하는 케인스학파는 아직도 대공황 시절의 렌즈로 세상을 보고 있다. 유동성 홍수와 눈덩이 빚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도 없다. 화폐를 뒷받침한 것은 신용이었고 신용을 뒷받침한 것은 성장에 대한 기대였다.

성장의 종말은 신용의 종말이다. 화석연료가 고갈되지 않고 인구가 증가하는 한 꼬인 매듭을 풀기만 하면 경제가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통념은 터무니없는 착각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세계경제 성장의 엔진이자 마지막 보루인 중국도 이제 한계점에 봉착했다. 중국은 자국의 석탄을 태워 미국인들의 소비재를 생산한다. 중국은 에너지의 70%를 석탄에 의존하고 세계 최고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자국과 주변국에 극심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다.

이마저 남은 매장량은 19년 치에 불과하다. 일본을 따른 수출 주도형 경제 모델의 함정과 부자가 되기도 전에 인구가 늙어가는  ‘웨이푸셴라오(未富先老)’ 현상 및 극심한 빈부격차에 의한 사회적 갈등은 고속 성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 

경제성장이 끝나면 세상에 종말이 올까? 석탄, 석유, 가스, 광물 채굴업자, 제조업자, 은행가, 유통업자, 투자가, 발명가의 꿈으로 시작되어 나머지 모든 사람의 악몽으로 끝난 ‘산업사회 유토피아’의 종말이 시작되었을 뿐, 탈 산업화 시대의 ‘생태문명(生态文明, Ecological Civilization)’에서 우리의 후손인 인류의 삶은 계속될 것이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위기만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온다”고 했다. 우리의 지혜로 어떻게든 자원의 한계를 넘을 수 있으리라 낙관하지 말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지속가능한 생태문명을 건설’하는 것 만이 해결책이 될 것이다.

 

  1. 생태문명(生态文明)의 ‘마중물’인 베세토튜브

오늘날 환경과 경제가 당면한 두려운 현실은 전세계적으로 젊은 층의 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환경 파괴와 기존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등의 신호가 이를 증명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유일한 행성 지구에서 건강하고 공정하고 의미 있게 사는 법에 대한 논의를 일찍 시작할수록 우리 모두에게 더욱 이로울 것이다.

화성(火星, Mars)이나 또다른 행성(Planet)으로 이주하지 않는 이상 자원은 유한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도 한계를 지녔기에 결국 경제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제로’상태가 될 것이며 한국처럼 작고 성장이 집약된 국가는 문제가 더욱 빨리 닥칠 수 있다.

특히 에너지 부족은 이미 당면한 문제다. 가장 먼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연한 듯 소비되고 있는 에너지에 대해 지금과 같은 과도한 소비가 필요한지 고찰해봐야 한다.

선박은 너무 느리고 비행기는 과다한 온실가스를 지구상공에 배출하여 자연을 통한 회복보다 빠른 속도로 바다와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다. 석유정점을 맞이하는 21세기 한정된 화석연료를 흥청망청 낭비해서는 안된다.

생태문명(生态文明)시대의 빠르고 저렴한 운송수단은 오염을 낮추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급격히 줄여줄 뿐만 아니라 고도로 연결된 사회(Hyper-connected society)를 지향하여야 한다.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과 진지한 지구 공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관건은 최소의 비용으로 5대양 7대주를 연결하는 진공 튜브를 건설하고 유지하는 것과 함께 음속에 가까운 속도를 최소 에너지로 구현하는 것이 될 것이다.

22세기 탈 석유사회시대에는 항공 교통모드는 종말을 고하게 되고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관도(管道, Tubeway)모드의 교통수단이 최상위 교통모드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석유에너지 고갈에 따른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21/22세기형 최상위 교통계층(transport hierarchy) 의 지속가능 교통 시스템(Sustainable transport system)은 제5 교통모드인 “관도(管道, tubeway)” 가 될 것이다.

5대양 6대주를 연결하는 삼상궤도(Three Phase Track)방식의 범구관도(汎球管道, Global Tube Way)를 구축함으로써 기존 도로, 수상, 철도와 특히 항공모드 의존을 축소함으로써 지구촌 인구 100억명 시대의 교통 인프라를 재구축하여야 한다.

세계를 일일 생활권으로 만들어 진정한 글로벌 시대를 열어줄 새로운 교통 매체인 베세토튜브와 글로벌튜브망은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의 기본틀을 형성하고 탈 산업화 시대이자 ‘생태 문명(生态文明, Ecological Civilization)’의 세기인  22세기 모범적인 생태 패권국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될 것이다.

Post Author: beseto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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