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무한질주와 스마트폰에서 반추(反芻)한 자동차산업의 미래 및 암울한 한국 자동차산업

  1. 저유가에도 무한질주하는 테슬라 전기차
  2. 테슬라는 ‘자동차업계의 애플’이 될 것인가?
  3. 한국자동차 업체는 테슬라의 적수가 될 수 있나?
  4.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존을 위한 대안 모색

코로나19로 세계 에너지 시장과 관련 산업의 판도를 바뀌고 있으며 저유가 현상이 이어지면 항공・해운과 자동차 산업이 이득을 본다는 공식도 깨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하늘길을 막힌 항공사는 국내외 구분 없이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들자 드러난 파란 하늘을 보며 각국 정부와 국민이 에너지 전환 흐름을 대세로 여기고 있다. 국제 에너지기구(IEA)도 최근 포스트 코로나19 에너지 시장을 전망한 ‘글로벌 에너지 리뷰 2020’을 통해 2가지 키워드를 강조했다.

바로 에너지 안보와 친환경 에너지로 IEA는 보고서를 통해 “각국 정부의 포스트 코로나19 경제 부양 정책의 중심에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놓여 있다”며 “코로나19로 에너지 전환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1. 저유가에도 무한질주하는 테슬라 전기차

 자동차 산업 역시 생산 시설이 멈춰 서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저유가 현상과 그 수혜 산업에 대한 상식이 깨지고 있다”는 얘기가 산업계 곳곳에서 들린다. 기름값은 사상 최저인데 배터리·전기차 자동차 산업은 질주하고 있다.

사람들의 이동이 줄면서 저유가에도 석유제품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런 틈을 비집고 들어온 게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독주 체제를 갖추면서 코로나19 이후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같은 이유로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하반기 실적 전망이 시장에서 들린다. 기록적인 마이너스 유가에도 배터리와 전기차가 시장에서 주목받는 역설은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흐름이 수면 아래 깔려 있다.

유럽연합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금지를 통해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내연기관 퇴출 정책은 에너지 전환에서 강력한 동력원으로 작동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저장 및 운반에서 핵심적인 배터리는 매년 가격을 낮추며 에너지 전환 작업에 불을 붙이는 중이다.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배터리팩 가격은 2010년 1160달러(1kWh 기준)에서 2019년 156달러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이제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도 생존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의 시대가 본격 개막하고 있다.

테슬라로 대표되는 수입 전기차 판매가 많이 늘어난 반면 국산 승용 전기차는 동력이 확연히 약해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 등을 보면 국내 전기차 판매는 2020년 4월까지 1만4천425대로 작년 동기보다 40.1% 뛰었다.

테슬라는 2019년 4월까지는 판매가 236대였는데 올해는 4천75대로 늘었으며 올해 수입 전기차 판매(4천264대)의 대부분으로 4월까지 수입 전기차 판매는 660% 치솟았다. 테슬라 모델3가 3천941대이고 닛산 리프가 99대(-60.6%), BMW i3 53대(-3.6%), 벤츠 EQC400 23대, 재규어 I-PACE EV400이 14대(-26.3%)다.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고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도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서 전기차로 관심을 넓히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내년에는 새로운 전기차를 내놓으며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기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여 2021년 1월부터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으로 생산한 준중형 크로스오버차량(CUV) 전기차(개발코드명 NE)를 양산할 계획이다.

NE는 차체 아래쪽에 고전압 배터리를 평평하게 배치해 기존 전기차 모델에서 뒷좌석 공간이 좁아졌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ㆍ기아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모델을 23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저유가에도 급성장하는 전기자동차  

코로나19로 교통량이 줄어 공기가 깨끗해졌다. 온실효과의 원인 중 하나인 이산화질소는 주로 차량 배기가스 때문에 만들어진다. 최근 유가가 크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올해 1분기 중국 신차 판매량의 3분의 1이 테슬라 전기차였고 한국에서도 231%의 성장으로 벤츠, BMW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시가총액도 테슬라는 100년 기업 GM과 포드 그리고 피아트를 합친 것보다 높다.

순수 전기차는 테슬라와 중국의 BYD가 선두주자다. 특히 BYD는 2018년 ‘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의 모든 택시와 버스를 전기차로 보급했고 그 해 23만 대를 팔았다.

수소전기차는 현대차가 2013년 ‘넥쏘’로 세계 시장을 개척했지만 도요타가 이듬해 ‘미라이’를 내놓으면서 경쟁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일본세가 강하다. 도요타는 1997년 ‘프리우스’를 출시한 후 다양한 모델로 20여 년간 1500만 대를 팔았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난제가 있다. 순수 전기차는 충전시간이 길고 가격이 비싸며, 높은 온도에서 폭발 위험과 함께 500번 이상 충전 시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단점을 가졌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충전소가 문제다. 폭발 염려 때문에 대도시 내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  정부의 노력에도 서울에는 4곳밖에 없다. 하이브리드카는 내연기관과 전기배터리를 동시에 설치해야 한다. 제조비용이 비싸 정부보조금이 없어지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단점들에도 결국에는 ‘전기차의 승리’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회동은 기대를 모았다. 특히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이야기는 이목을 끌었다.

이 배터리는 2017년 테슬라 창업에 영감을 준 헨릭 피스커가 개발했다. 1분 이내 충전으로 800km를 달릴 수 있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kg당 255Wh 수준인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495Wh까지 올릴 수 있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을 선점하고자 세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2018년 칭다오 에너지를 앞세워 10억 위안(약 1700억 원)을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 양산라인을 구축했다.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일본은 2021년, 한국은 2025년에 대규모 양산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LG화학과 GM도 알루미늄 음극재로 희토류인 코발트의 양을 70%가량 줄여, 배터리 가격을 크게 낮춘 ‘얼티움 배터리’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면서도 전고체 배터리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사실상의 표준’을 인정받으려면 완성차, 배터리, 전장부품 기업의 수평적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기차는 부품 수가 내연기관차보다 3분의 1 이상 적은 커다란 ‘디지털 제품’으로 디지털 제품은 신기술이 자리 잡으면 기존 기술은 폐기되는 ‘와해성’을 가진다.

대한민국이 정보통신기술(ICT)과 자동차산업의 우위를 유지하기 자율주행, 무선충전 같은 신기술의 과감한 도입과 유연한 글로벌 밸류 체인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값싼 전기를 언제 어디서나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공공 급속충전기 3000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1만1507곳의 주유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전기차는 미래를 바꿀 제품이다. 한국은 조금 뒤처진 상황이지만 세계 표준을 선도할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 본다.

 

  1. 테슬라는 자동차업계의 애플이 될 것인가?

테슬라는 그 탄생부터 일종의 팬덤을 형성하며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으며 스티브 잡스의 애플과 많이 비교되어 왔다. 일론 머스크라는 걸출한 인물이 만들어내는 아우라와 거대한 공룡과 싸우는 다윗의 이미지 그리고 제조업의 미국 회귀라는 담론까지 끌어들인 것이다.

그러나 테슬라가 이런 환대를 받고 있는 이면에는 전기차의 흑역사가 있다. 1996년 초 선댄스 영화제에서 공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누가 전기차를 죽였나>(Who Killed the Electric Car)는 전기차의 흑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전기차의 흑역사

선덴스에서의 호평을 기반으로 그 해 6월에 미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1996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1999년까지 총 1117대가 캘리포니아에서 판매되었던 GM의 전기차 EV1와 그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EV1은 환경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를 대변하는 제품을 주목을 끌었었다.

그러나 전기차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GM은 리스 기간의 종료에 맞추어 사용자가 구매를 원해도 판매를 거부하고 전량 수거하여 폐기처분하는 과정과 이를 막아서는 사용자들의 모순된 모습이 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기게 된 것이다.

그런 흑역사로 테슬라의 본격적인 등장은 처음부터 팬덤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테슬라는 그 존재 자체가 기존 자동차 업계는 물론 한통속이었던 석유 업계 그리고 정부에 대한 복수의 화신으로 비추어져 지금도 미국의 각종 미디어는 이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테슬라(Tesla)는 흔히 차(車)업계의 ‘애플(Apple)’로 불린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애플이 노키아를 제치고 세상을 바꾼 것처럼 머스크(Elon Musk)와 테슬라가 낡은 규칙을 깨부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테슬라를 애플과 비교하는 분석가들은 다르게 생각하는 회사, 혁신을 필요로 하는 카테고리에서 놀랍도록 혁신적인 회사였던 20년 전 애플을 보던 방식으로 테슬라를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애플 제품의 특징은 단순히 외형을 멋있게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 가장 편하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멋있고 기능적으로도 가장 효율적이면서 오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애플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제품 그 자체를 광고하며 이런 접근 방식은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다르다. 삼성전자는 자사 최신 스마트폰 출시할 때 OLED의 성능이나 메모리 용량 같은 하드웨어 기능을 대대적으로 광고한다.

오늘날 애플이 과거 스티븐 잡스 시절의 혁신성에 비해 많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애플이 그 동안 쌓아놓은 역량, 제품을 접근하는 기본적 마인드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은 아직 그 어느 곳도 애플만큼 하는 곳이 없다.

테슬라의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이러한 측면에서 애플과 유사한 회사가 테슬라다. 수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맘만 먹으면 테슬라 같은 전기차를 언제든지 만들 수 있으나 과거 노키아를 포함한 수많은 피쳐폰 회사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애플처럼 테슬라가 가진 가장 강력한 핵심 기술은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테슬라 자동차는 아무리 오래되어도 오토파일럿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만으로도 새차와 동일한 (소프트웨어)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기능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새차를 사야하고, 아무리 신차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 내장된 소프트웨어 기술은 출시되기 적어도 1년 전 기술이다.

특히 들어가는 부품이 일반 자동차에 비해 매우 적은 전기차는 하드웨어의 경쟁우위가 중요하지 않다. 차별화 여지가 큰 강력한 소프트웨어 역량은 다른 회사들이 모방하기 힘들다. 특히 테슬라의 경쟁회사인 자동차 회사들은 대부분 소트프웨어 기술에 상당히 취약하다.

​또한 테슬라는 전기차 하드웨어의 핵심인 2차전지에서 폭넓게 보면 에너지 저장장치 기술력이 전세계 모든 회사들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테슬라는 과거 전기차 2차전지를 파라소닉에 생산을 맡기다가 최근에는 기가팩토리에서를 직접 생산한다.

특히 테슬라는 2차전지를 단순히 전기차 만이 아니라 태양전지 저장용 ESS까지 사용하면서 에너지 저장장치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향후 테슬라의 2차전지 사업이 단순히 전기차를 넘어 에너지 시스템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한편 애플과 테슬라는 하드웨어와 소트프웨어를 모두 직접 생산하는 점도 다른 회사들 대비 우월한 경쟁우위다. 구글이 애플에 필적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직접 하드웨어를 생산하지 못함에 따라 소비자 제품에서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하드웨어 회사들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갖추기가 더 힘들다. 이것은 삼성전자를 보더라도 알 수 있으며 둘 다 직접 하면서도 최고 기술을 갖추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자동차 회사들이 지금 테슬라의 수준의 전기차를 테슬라 가격에 출시하면 적자를 낸다고 한다.

일론 머스크는 탁월한 스토리텔러이자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터무니없을 정도의 낙관주의를 보인다. 테슬라 자동차 양산이 어려웠던 시기와 재무상황이 위험해 보였을 때에도 낙관적인 시각을 거침없이 표명했다. 그리고 무모해 보이는 시도는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제에 타격이 가해진 상태에서 기존의 자동차 업체가 전기차 생산체제로 전환하는 것보다 테슬라가 상당히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테슬러의 시가총액은 GM, Ford, Fiat Chrysler를 모두 합친 총액보다도 더 큰 상태이다.

기존 가솔린 동력의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플랫폼 구축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지만 상당히 시간이 걸리며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을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테슬라는 오로지 전기자동차에만 집중하면 되므로 기존 가솔린 자동차 사업과의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 따위는 전혀 없는 상태이며 최근의 불황으로 테슬라의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긴 하지만 기존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그것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3. 한국자동차 업체는 테슬라의 적수가 될 수 있나?

자동차산업은 한국 경제 성장의 근간을 이루어 왔고 전후방 연관 효과가 가장 큰 산업으로 철강·비철금속·유리 등 소재부터 운송·정비·광고·금융 등 서비스, 건설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산업은 제조업 생산의 13%를 감당하고, 부가가치 12%를 만들어 내며 전체 고용의 약 12%를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산업영역이다. 자동차산업은 국내 제조업 생산 1위, 수출 3위를 차지하며, 자동차부품 산업은 생산 4위, 수출 9위를 차지하는 산업이다.

국내 자동차산업 종사자는 35만명에 달한다. 부양가족까지 합치면 100만명을 훌쩍 넘는다. 지난 2018년 7~8월 취업자 증가수가 수 천명 수준으로 급감한 이른바 ‘고용쇼크’는 자동차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GM의 군산공장 폐쇄, 내수 및 수출 부진에 따라 연생산 400만대 이하로 떨어진 자동차 및 부품 생산량의 급격한 감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적자 누적, 건실했던 자동차 부품업체의 파산 혹은 법정관리,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의 과로에 의한 사망 등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암울한 한국자동차산업

현재 한국의 자동차산업 생태계는 매우 후진적이다. 첫째는 부품에서 완성차까지 가는 공급사슬이 전속거래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수직적 하청관계로 이루어져 있어 부품업체 자체의 제품/시장 경쟁력이 취약하다. 완성차기업 의존도가 거의 80%에 이른다.

부품업체들 스스로 디자인할 역량도,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개척할 역량도 축적되어 있지 않다. 둘째는 일반적으로 수출기업에 비해 내수기업의 영업이익률이 낮은 것처럼 내수 중심인 부품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늘 낮다.

더군다나 매년 비용절감이라는 차원에서 부품공급가를 낮추라는 요구를 받는다. 그래서 혁신이나 R&D에 투자할 돈이 없다. 그러니 기존의 제품이나 기술에 매달리게 되고, 위기상황이 오면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게 된다. 셋째는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부품업체의 글로벌 진출은 늘 완성차업체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져 왔고 해외동반진출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어 왔다. 따라서 부품업체들에게는 스스로 시장을 이해하고 시장이 요구하는 솔루션을 만들 역량이 없다.

과도한 부품업체수와 독점체제

한국 자동차산업의 뿌리인 부품회사들이 ‘실적 쇼크’에 빠지고 있다. 부품사 10곳 중 9곳이 2년 전보다 나빠진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판매실적 악화가 부품사로 전이된 결과로 앞으로 전기차 시대엔 더 큰 문제이다.

자칫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품사들이 경영난에 빠지게 된 주된 이유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판매 실적 악화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은 고질적인 납품단가 후려치기, 전속거래제와 같은 불공정 하도급거래가 놓여 있다. 2차 이하 중소 부품업체들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완성차와 1차 협력사가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는다는 하소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도업체인 현대기아차의 성장이 멈춘 2014년 이후 중소 부품업체의 경영난은 한계를 맞고 있다. 국내시장의 70%를 장악한 현대기아차는 수요독점을 기반으로 부품시장까지 장악하여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계열사들의 부품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미국은 연간 1200만대 생산 규모에 부품업체가 5600개 정도다. 한국은 400여만대로 생산 규모가 3분의 1 수준인데 부품업체 수는 8000여개로 과당경쟁이 고질화되어 있다.

업계에선 국내 자동차 및 부품산업 생태계가 뿌리째 흔들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 수는 851곳이다.

2·3차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8800여 곳에 달한다. 이들이 흔들리면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완성차 업체와 협력업체가 직접 고용한 인력만 35만5000명에 이른다.

부품사 자금난이 장기화하면 신규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가 어려워지고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으며 상당수 부품사는 이미 ‘적자의 늪’에 빠져 자동차산업을 떠받쳐온 부품업체들은 올 들어 ‘줄도산’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완성차업체의 1차 협력업체 한 곳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권·채무가 동결돼 2, 3차 업체 수십 곳이 직격탄을 맞는 구조에서 1차 협력사들의 법정관리에 내몰리면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입을 모아 구조조정 필요성을 제기한다. 쇳물부터 자동차 할부금융까지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것을 생산하고 관리하는 현대·기아차의 수직계열화 전략이 요즘 같은 격변기엔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구조조정에 따라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를 위한 실업대책과 기존 인력을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생산에 필요한 전문인력으로 전환하는 재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불공정 하도급거래가 바뀌지 않는 한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것이다.

고비용·저효율 늪에 빠진 車업계

한국 자동차산업이 위기에 놓이게 된 근본 원인으로 경직된 노동시장과 높은 인건비, 낮은 생산성 등을 꼽는다. 이를 극복하려면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차급별·차종별 수요 변동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노동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국내 자동차 회사 근로자의 임금은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해 높은 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평균 임금을 분석한 결과 이들 회사의 1인당 연간 평균 임금은 9072만원으로 조사됐다.

인건비는 뛰는데 생산성은 글로벌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완성차 5개사 기준)에서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HPV·2015년 기준)은 26.8시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요타(24.1시간)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23.4시간)보다 각각 11.2%, 14.5% 더 길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도 높아 한국 완성차 업체의 평균 매출 대비 임금 비중은 12.3%(작년 기준)에 달하지만 도요타와 폭스바겐은 각각 5.8%, 9.9%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선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두 자릿수를 넘어가면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하기 어려운 상태로 본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공장의 낮은 생산성과 고임금, 협력사와의 임금격차 확대 등 고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미 현대기아차의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국내 공장의 생산성은 글로벌 업체 중에 가장 낮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밥 먹듯 파업을 반복할 때마다 협력업체들은 경영난에 내몰리고 있다. 두 회사의 협력업체는 2·3차 협력사를 합쳐 5000곳이 넘는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깨지 못하면서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산업 기반마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파괴적 혁신이 불가능한 완성차 업체들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은 제조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완성차 업체들이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완전 자율주행과 차량공유의 시대는 플랫폼 경쟁에서 앞선 소수의 업체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제대로 된 수익구조를 만들지 못하는 자동차 업체들은 결국 경쟁에서 낙오할 수 밖에 없을 것을 전망된다.

이르면 2022년부터 상용화할 것으로 보이는 자율주행차는 순수 전기차를 기반으로 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전기차 경쟁에서 밀리면 자율주행차라는 거대한 흐름에서도 도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ICT와 자동차가 융합하는 미래차 산업에선 다양한 최첨단 기술 업체와의 협업은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하면 자율주행차를 기반으로 한 차량공유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완성차 판매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를 소유 대신 공유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전략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자동차 산업의 변방에 있던 부품과 전장, ICT 기업들이 중심부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부품의 수가 많게는 1/10로 축소되어 후방 부품제조 생태계가 급격히 축소되고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 지금의 자동차보다 그 가격이 낮아지며, 자율주행차와 자동차 공유서비스의 확대는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성을 감소시킬 전망이다.

이러한 트랜드는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성을 감소시켜 자동차 수요가 현재의 1/5로 축소되어 오히려 GDP감소와 운송.교통과 관련한 많은 직업군이 사라지는 한편 산업화 시대의 도시구조가  인터넷과 센서 네트워크로 교통신호등이 하나도 없는 스마트도시(Smart City)로 진화할 것이다.

전기자동차와 인공지능(AI)기반의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 쓸모없이 주차된 자동차가 줄어들고 공유된 자동차만 도로를 주행하기 때문에 도로와 주차장 면적을 대폭으로 축소할 수 있어 공원이나 시민편의 공간 전용 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4차산업혁명기의 자동차는 더 이상 기계가 아니라 ‘바퀴달린 컴퓨터’로 진화할 것이 명백하므로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과 같이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제조나 생산 보다 기술,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고 극소수의 브랜드만 생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래 자동차산업의 기본은 전기자동차 기반의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다. 결코 단순한 부분적 변화가 아니다. 전기차의 등장으로 그저 주유소가 전기 충전소로 변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전기차 관련 배터리, 모터 등 전장부품 관련 산업의 규모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배터리와 모터로만 구동하는 순수전기차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량을 이미 추월했다.

전기자동차의 약진

자동차 내연기관을 발명했던 독일이 내연기관과의 이별을 선언했다. 독일 상원은 2030년까지 전유럽에서 가솔린, 디젤 등의 화석연료를 쓰는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자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2월 서명한 파리기후협정의 목표(지구기온 상승폭 2도 이내 억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이번 결의안이 법적 구속력을 갖는 건 아니다. 하지만 유럽연합에 대한 독일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한 대응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이 사라지면 자동차 구동계통 조립라인에 필요한 인력이 10분의1로 줄어든다고 한다. 수천명의 독일 자동차공장 생산 노동자가 일자리 상실 위험에 빠지는 셈이다. 활시위를 던진 독일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가 잇따라 순수 전기차 판매만 허용하는 시점을 못박기 시작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네덜란드는 2030년부터 각각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영국과 프랑스도 2040년을 내연기관차 판매의 종료 시점으로 정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5위 시장인 인도도 최근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시점을 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자동차 수요가 현재의 1/5로 축소되어 오히려 GDP감소와 운송.교통과 관련한 많은 직업군이 사라지는 한편 산업화 시대의 도시구조가  인터넷과 센서 네트워크로 교통신호등이 하나도 없는 스마트도시(Smart City)로 진화할 것이다.

전기자동차와 인공지능(AI)기반의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 쓸모없이 주차된 자동차가 줄어들고 공유된 자동차만 도로를 주행하기 때문에 도로와 주차장 면적을 대폭으로 축소할 수 있어 공원이나 시민편의 공간 전용 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4차산업혁명기의 자동차는 더 이상 기계가 아니라 ‘바퀴달린 컴퓨터’로 진화할 것이 명백하므로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과 같이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제조나 생산 보다 기술,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고 극소수의 브랜드만 생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구글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안드로이드처럼 산업표준으로 만들려고 하며, 차량에서 검색·엔터테인먼트·부가 서비스 등으로 많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완성차 업체가 이런 시스템 통합자 역할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부품도 단순하고 배터리와 SW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자동차 산업에서 완성차 업체는 컴퓨터 하드웨어처럼 일상재가 되고, 배터리·반도체·소프트웨어·차량공유·엔터테인먼트 같은 응용 서비스업체들이 대부분의 가치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완성차 업체는 성공가능성이 희박한 수소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자율주행 기술에 필요한 AI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능력은 아직 일천하다. 한국에서 우버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는 아예 불법이다. 국가도 기업도 우물 안 개구리다.

 

  1.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존을 위한 대안 모색

자동차는 현대 자본주의 산업의 총아다. 자동차가 구현한 이동성의 혁신은 인류의 생활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그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는 무려 2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관련 산업에 끼치는 전∙후방연관효과가 매우 크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제조 경쟁력보다 서비스 플랫폼 경쟁력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며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면 자동차는 소유에서 공유의 개념으로 변화하게 되고, 이에 따라 차량공유, 차량호출 등 모빌리티 서비스가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세계 자동차 산업은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전기자동차나 자율주행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는 혁신 물결에 휩싸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매출액이 1조 달러가 넘고 1천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제조업이다.

가솔린차는 엔진과 연료탱크가 핵심인 데 비해 전기차는 모터와 배터리로 움직인다.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온 엔진과 구동 시스템 기술이 한순간에 쓸모가 없어지게 된다.

자동차 업계에 전기차의 등장은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정유 업계와 주유소, 자동차 부품 업체, 수리점 등 연관 업종에 번지는 충격파도 상당할 것이다. 아직까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99%를 거머쥐고 있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지위가 흔들림 없이 굳건하다.

향후 10~20년에 이런 구도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누구도 이를 확신할 수 없다. 친환경차 대중화에 성공한 업체가 향후 100년의 자동차 역사를 쓰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자동차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 

일부 비평가와 현대기아차 내부구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경제·노동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망해야 한국경제가 산다“며 비분강개한다.

현대차가 망해야 현대차 노동조합이 망하고, 현대차 노동조합이 망해야 민노총이 망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구조조정이 일어난다. 그래야 기업이 살고 노동자도 살고, 한국경제가 돌아간다.”는 것이다.

현대차노조는 임금투쟁을 통해 대한민국 10% 안에 드는 고임금을 받는 경제적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협력업체와 하청업체 및 부품업체를 지어짜는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귀결되어 중소기업·비정규직은 착취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회사야 망하던 말든 단물만 빨아먹고 내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심보이다.

완성차업체의 대립적 노사관계에 의한 고비용 구조와 파업 손실 등이 부품업체에 고스란히 전가되다 보니, 국내 부품업체들은 기술개발을 할 여력이 없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다시 성장 가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미래형 자동차 부품 개발에 대응할 국내 부품업체 경쟁력 향상이 시급하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공장의 낮은 생산성과 고임금, 협력사와의 임금격차 확대 등 고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미 현대기아차의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국내 공장의 생산성은 글로벌 업체 중에 가장 낮다.

현대기아차와 같은 내연기관 자동차업계 측면에서 “전기차는 악마의 신기술이다. 적자가 예상되고, 엔진과 변속기 공장이 사라지고, 인력은 최대 70% 줄어든다.” 전기차 시대가 오면 완성차뿐만 아니라 중소 부품업체들도 위기를 맞으면서 대규모 해직 사태가 닥칠 수 있다.

북유럽 국가들은 이미 2025~2030년 이후에는 가솔린을 사용하는 화석연료차 판매를 금지하고,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로 전환한다고 발표할 정도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무너지고 있는 자동차부품산업과 완성차의 부진을 계속 방치할 경우 한국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혼돈의 상황에 내몰릴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으로는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모든 거래가 표준화와 모듈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경쟁력 있는 부품들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 자동차 부품 산업의 경쟁력은 뛰어나다.

이러한 표준화와 모듈화는 부품업체가 특정 완성차 업체에 매달리지 않고 자유롭게 글로벌화를 추진할 수 있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협소한데도 불구하고 동일한 부품으로 경쟁하는 회사도 많고 규모가 너무 작아 경쟁력이 없는 회사도 많다.

자동차산업에서 매출 500억원 이하 규모는 별 의미가 없다. 자동차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강화가 필요하다. 구조조정펀드와 같은 것을 만들어 부품회사 여럿을 인수·합병해 규모를 키우거나, 업종 전환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펀드와 같은 외부 자금이 부품업체에 들어가게 되면 완성차 업체와의 관계가 보다 수평적으로 바뀌게 되고, 시장 확보를 위해 보다 글로벌 지향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화의 핵심은 사람으로 다양한 문화와 복잡한 비즈니스모델을 이해하고 고객에 맞는 디자인과 복잡한 기술을 이해하고 새로운 제품을 설계할 수 있는 자동차기업에 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인센티브제도를 설계하고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자동차산업에는 누구도 감당하기 힘든, 어느 일방이 책임질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나게 큰 변화가 닥치고 있다. 그리고 개별 기업 단위의 경쟁보다는 협업이나 협동을 통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구조화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기본적으로 자원이나 인력이 부족해서 규모의 경제 이점을 누릴 수 없다.

협업이나 협동은 이를 쉽게 한다. R&D, 유통, 디자인, 시제품 제작 등 정부 지원도 개별 기업보다는 협업이나 협동조합 같은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효과적이다. 부품산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 부품기업들의 상황으로 이런 사람들을 영입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개별 기업이 글로벌화에 필요한 사람을 유치하기 어렵다면 협동조합 방식으로 규모를 키워서 인력풀을 공유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기차 천하삼분지계(電氣車 天下三分之計)와 솥 정(鼎) 자의 비밀>>>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는 26살의 제갈량이 융중(隆中)을 나와 유비에게 설파한 천하를 셋으로 나누는 원대한 계책이다. 이는 약자의 생존 전략으로는 물론 향후 큰일을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한 ‘원모심려(遠謀深慮)의 대계’라 할 수 있다.

노숙(魯肅)의 천하삼분지계 

그러나 실제로 ‘천하삼분지계’는 제갈량이 아니라 오나라 노숙(魯肅)의 계책이었다. 적벽대전에서 오·촉의 연합을 이끌어 낸 사람도 실은 공명보다 노숙이었으며 노숙은 적벽대전에서 승리한 후 삼분천하, 삼국정립을 실제로 만들어 내었다.

노숙은 주군인 손권에게 “조조는 막강한 강적입니다. 형주를 유비에게 빌려주어 민심을 다독거리게 하고, 또 조조에게 또 다른 적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유비를 형주에 두어 조조를 막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유비가 우리를 위해 싸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상책입니다.”

노숙은 유비의 힘을 빌려 조조를 견제함으로써 오나라 정권을 탄탄하게 다지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전략이란 그런 것으로 작은 이익을 취하기보다는 큰 손실을 막는 것이다. 형주를 취하기보다 유비에게 주어서, 조조의 병력은 분산시키고 유비와 연합하여 조조를 방어하는 것이 노숙의 삼분지계였다.

솥 정(鼎) 자의 비밀

삼족정립(三足鼎立)이라는 말이 있다. 정(鼎)은 3개의 다리가 달린 솥의 모습을 나타낸 글자로 정립(鼎立)은 ‘솥의 세 발처럼 서다’라는 뜻으로 세 사람 또는 세 세력이 솥의 발과 같이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 발의 각도가 120도를 이루는 자세는 다른 어떤 형태보다 안정과 균형을 상징한다. 삼각대나 삼발이의 발이 세 개인 것도 같은 이치이다. 자동차는 산업생산은 물론 고용과 가계소득, 소비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2020년은 글로벌 ‘전기차 빅뱅’의 원년으로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 동아시아 한중일 삼국이 글로벌 전동화(electrification) 시장과 플랫폼 사업기반 구축에 있어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코로나19로 촉발된 대대공황을 극복하여야 한다.

Post Author: beseto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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