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디지털화폐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 기축통화국 금융통화 정책당국들의 규제에 세계 단일통화 꿈 접은 페이스북…’리브라’

  1. 코로나 이후(After Corona)의 디지털 화폐
  2. 페이스북 리브라(Libra)의 개황과 진행사항
  3. 페이스북 스테이블코인 이니셔티브의 좌절
  4. 암호화폐(Cryptocurrency)에 대한 발상의 전환

가히 인류는 지금 총성 없는 3차 세계대전을 치르는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드는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 시대를 불러왔고, 예기치 않은 감염병 사태로 인류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토마스 프리드먼은 세계가 ‘코로나 이전(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After Corona)’로 나뉠 것이라고 하면서도 기술의 진보가 계속되는 한 세계화의 큰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글로벌 팬데믹(pandemic)이 미국의 패권에 대항하는 새로운 도전세력인 중국에서부터 발생했고, 이후 유럽과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 경제세력들을 차례대로 희생양으로 삼으면서 인류의 생존과 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1. 코로나 이후(After Corona)의 디지털 화폐

세계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때 ‘코로나 이후’의 핵심주제는 디지털 전환(transformation)이다. 이미 진행되고 있던 이 과정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은 드라마틱하게도 한두 달 사이에 우리 일상의 중심으로 가져왔다.

온라인쇼핑·수업·비즈니스, 재택근무, 원격진료 등 디지털 전환의 중심에는 디지털 지급결제 시스템이 있고 그 핵은 디지털화폐로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해 각국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화폐인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최후 승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CBDC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하면 중국의 디지털위안화가 대외원조·투자·무역 형태로 해외에 대량으로 풀려나가면서 대중 경제 의존도가 큰 신흥국 경제부터 점진적으로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코로나19 사태에도 CBDC의 연내 발행을 위한 준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중국 5대 수출입국 중 유일하게 비(非)기축통화국인 대한민국이 디지털위안화 유통허브로 표적화할 가능성이 있다.

인민은행은 산하에 1,000명에 육박하는 규모의 디지털화폐연구소(數字貨幣硏究所)를 운영 중인데 약 6년간의 연구 끝에 최근 CBDC의 기본기능 구현을 위한 기술 개발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인민은행은 현재 CBDC 발행·유통을 위한 근거법안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의 CBDC 발행은 달러 중심의 기축통화 질서 속에서 위안화를 대안으로 내세우려는 도전이다. 중국 정부는 아직도 암호화폐 도입에 부정적 의견이 많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비대면 경제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디지털화폐 경제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은 중국의 최대교역국이기 때문에 디지털위안화 국제화의 실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알리바바·위쳇페이·바이두·화웨이 등과 동남아시아 등 화교경제권과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차관·금융지원이 대거 투하된 남미·아프리카 신흥국들도 디지털위안화의 사정거리에 있다.

이에 맞서 CBDC 발행 경쟁이 세계대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유럽·싱가포르·캐나다를 비롯한 22개 주요 선진국·신흥국 중앙은행들도 자국 화폐의 디지털화를 검토 중이거나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아직 CBDC 방식의 디지털달러 발행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기업 발행 디지털화폐가 사실상 디지털달러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자회사 칼리브라를 통해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민간 디지털화폐 ‘리브라’를 연내 발행할 계획이다.

 

  1. 페이스북 리브라'(Libra)의 개황과 진행사항

리브라는 전세계 어디서나 송금 및 결제용으로 쓸 수 있는 글로벌 화폐를 표방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격 변동성이 있는 암호화폐들과 달리 리브라는 달러, 유로, 엔과 같은 화폐들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에 가격이 고정된 스테이블코인 성격이다.

스위스 소재 비영리 조직인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의 관리 아래 2020년께 가동에 들어갈 리브라는 100개 노드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현재까지 페이스북 자회사 칼리브라를 포함해 28개 기업들이 노드 운영사로 이름을 올렸다.

누군가가 리브라를 구입하면 이 돈은 은행 계좌에 예치돼 보관된다. 리브라를 보유한 자금에서 발생한 이자는 리브라 초기 투자자들을 위한 보상 수단으로 사용된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은 리브라 외에 리브라 인베스트먼트 토큰을 발행한다.

리브라 인베스트먼트 토큰은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설립 기업 멤버들에게만 판매되며, 인베스트먼트 토큰 보유자들은 리브라 토큰에 대한 담보로 은행에 예치된 자금에서 나오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리브라는 은행 계좌나 직불카드로 구입할 수 있다.

리브라를 구입했다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법정 화폐로도 바꿀 수 있다. 또 페이스북 계정이 없어도 사용이 가능하며, 페이스북 메신저 및 왓츠앱 서비스 그리고 별도 앱으로 쓸 수 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프로젝트 개발 및 소셜과 금융 데이터의 분리를 위해 블록체인 자회사 카리브라(Calibra)를 별도로 설립했다.

카리브라는 리브라를 송금 및 페이스북 안팎에서 결제에 활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 지갑도 선보일 계획이다. 리브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대출 및 투자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도 내놓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우버나 스포티파이 같은 회사들이 페이팔이나 벤모처럼 리브라를 결제용으로 수용해주기를 기대하는 있다. 리브라 합의 메커니즘은 BFT(Byzantine fault-tolerant) 방식인 리브라 BFT에 기반한다.

BFT 합의 프로코롤은 일부 검증 노드가 공격을 받더라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이 특징으로 3분의 1 이상의 노드를 장악하지 않는 한, 네트워크는 정상 운영된다.

페이스북은 기존 블록체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별도 프로그래밍 언어인 무브(Move)도 개발했다. 리브라의 기반 인프라인 리브라 블록체인은 오픈소스로 제공되며 누구나 리브라 블록체인 기반으로 필요로 하는 것들을 개발할 수 있다.

리브라가 계획대로 출시될지 현재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이 리브라 코인의 최종 디자인을 결정하면 이들은 지원할 은행들을 찾아야 하며 규제 당국으로부터의 승인도 얻어야 한다.

페이스북의 의도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 장악

페이스북의 행보는 산하 서비스들까지 다 합쳐서 30억명에 가까운 글로벌 사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SNS 플랫폼이 금융, 유통, 결제, B2C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동맹을 맺고 글로벌 환경에서 쓰일 수 있는 결제 및 송금용 암호화폐를 내놓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페이스북 입장에선 리브라가 잘되면 SNS를 넘어 글로벌 금융 플랫폼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게 된다. 리브라를 통해 구매가 많이 발생하면, 페이스북 플랫폼에 광고를 하려는 소기업들도 늘어날 것으로 페이스북은 기대하는 모습이다.

리브라는 결제나 송금시 수수료가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수수료 관점에선 리브라에 참여한다고 해서 건질 것은 없다. 대신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1000만달러를 투자하고 노드 운영자로 참여한 곳들에게 배당 형태로 보상을 제공한다.

사용자들이 리브라를 많이 보유할수록 은행에는 자산이 축적된다. 이들 자산에서 발생한 이자 중 일부를 투자사들이 가져가게 된다. 리브라 생태계가 거대해진다면 이자 수익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리브라 인베스트먼트 토큰도 별도로 발행한다. 리브라 인베스트먼트 토큰은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설립 기업 멤버들에게만 판매되며, 인베스트먼트 토큰 보유자들은 리브라 토큰에 대한 담보로 은행에 예치된 자금에서 나오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투자자는 있어도 사용자는 거의 없는 암호화폐의 저변이 확대되는데 기여하는 것을 넘어 규제 아래 국경 없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이 등장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페이스북의 등판은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이슈이다.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암호화폐  리브라가 당초 계획과 달리 달러, 유로 등 각국 통화에 연동하는 다양한 형태의 ‘스테이블 코인’으로 개발된다. 각국 금융감독당국의 압박에 글로벌 시장을 통합하는 단일 가상화폐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는 2019년 10월 열린 미 하원의 리브라 청문회에서 경고 섞인 호소를 했다. 미국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지 않으면 중국이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페이스북이 자회사 칼리브라를 통해 연내 발행을 목표로 개발 중인 디지털화폐인 리브라를 허용하라는 게 그의 제안이다.

저커버그의 예측은 현재까지는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중국을 비롯해 스웨덴·덴마크 등 22개국 중앙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차근차근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인 CBDC 발행을 추진하거나 적극 검토 중이다.

페이스북은 리브라에 대해 투자자산이 아닌 화폐의 지위를 부여받는 것을 목표로 ‘신(新)머니게임’을 구상하고 있었다. 민간 암호화폐가 실제 돈처럼 쓰이려면 가치 변동성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이용자가 보유한 암호화폐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믿는다면 일회성 결제용으로 쓰지 않고 자산으로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외 송금도 마찬가지다. 보내는 곳과 받는 곳의 시세가 다르고, 송금 중에 시세가 달라진다면 필요한 만큼의 가치를 정확히 보내기 어렵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등장한 것이 변동폭을 최소화한 암호화폐, 즉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다. 변동폭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코인 발행량만큼 법정화폐를 비축하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 코인 1개당 1달러로 맞추려면 100개를 발행할 때 100달러를 준비금으로 넣어두고 언제나 개당 1달러로 쓰는 식이다.

리브라도 이 방식을 차용하여 페이스북은 한 나라의 통화 대신 여러 국가의 통화로 바스켓을 구성한다. 페이스북 인프라에는  24억명의 이용자들이 있으며 페북 메신저나 왓츠앱에서 리브라를 이용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듯 돈을 보낼 수 있다.

전 세계 24억명의 페이스북 사용자가 은행 예금의 10분의1만 리브라에 투자해도 리브라 적립금이 2조달러(약 2,415조원)에 이른다. 유학 간 자녀 생활비, 외국인 노동자가 본국에 보내는 월급, 이런 것들이 리브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다.

리브라로 우버 서비스를 이용하고 스포티파이에서 음악을 정기결제하며 쇼피파이로 만들어진 쇼핑몰에서 직구를 할 수 있다. 이들 업체는 모두 리브라 연합의 회원사다. 일각에서는 개인 거래를 넘어 중소 규모의 무역결제대금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나온다.

국경·국적이나 인종·거주지역에 얽매이지 않는 초국가적 화폐가 되는 셈이다. 페이스북이 리브라에 부여한 미션도 ‘세계 단일 통화’다.

그러나 유동 규모가 수천조원에 달하는 화폐가 민간기업에 의해 발행되고 관리되는 상황은 국가 차원에서는 전례 없는 도전이다. 중국이 곧장 CBDC로 정면 승부에 나섰으며 미국은 리브라의 발행과 달러 패권 간 관계를 안보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달러 패권의 위협과 유로화의 가치 훼손

최근 미국 국가정보국(ODNI)은 리브라 등으로 달러의 세계준비통화 지위가 상실되는 상황을 검토하기 위해 연구원을 뽑았다.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자 저커버그는 디지털경제 시대는 언제고 도래할 수밖에 없는 눈앞의 미래라고 본다며 중국에 빼앗기느니 미국 기업에 허용하는 게 낫다는 논리로 설득에 나섰다.

그는 “미국의 규제를 100% 준수하겠다”며 당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리브라는 자체 통화 바스켓에서 위안화는 배제하고 50%를 달러로 구성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구조라면 리브라가 많이 쓰일수록 달러 사용이 가장 높은 비율로 확대되는 구조여서 달러 패권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하는 셈이다. 다만 달러 패권과 별도로 각국 중앙은행은 리브라가 확장할수록 통화정책 부담이 커지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를테면 국내에서 원화 대신 리브라로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가 늘어날수록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 아울러 경제위기가 올 경우 자국 통화를 출금해 리브라를 사두려는 뱅크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 페이스북 스테이블코인 이니셔티브의 좌절

페이스북은 2019년 6월 리브라 구상을 발표하면서 달러, 유로, 미국 재무부 채권 등으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에 연동하는 글로벌 단일 가상화폐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국 정치권과 규제당국은 리브라가 중앙은행을 위협하고 세계 금융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각국 정부의 압박이 이어지면서 리브라연합에 참여한 페이팔, 이베이, 마스터카드 등 주요 기업이 탈퇴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비트코인과 같은 퍼블릭(개방형) 블록체인으로 개발하려던 기존 계획을 포기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어 테러범이나 범죄자도 운영에 개입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리브라(Libra)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하는 것은 가상화폐 개발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중국은 발빠르게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화폐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 통화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국가 차원의 디지털 화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은 올해 말까지 리브라(Libra)를 내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페이스북 월평균 이용자(MAU: 한 달간 페이스북을 한 번이라도 이용한 사람 수)가 25억 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브라의 파급력이 작지 않을 것이다.

달러에 버금가는 국제통화 수준의 단일 디지털화폐 ‘리브라’를 발행하려던 페이스북이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독자적 단일 디지털화폐를 발행한다는 계획을 포기하고 각국 화폐에 연동된 여러 종류의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틀었다.

페이스북이 주도해 스위스에 설립한 민간 디지털화폐 발행기구인 ‘리브라협회’는 2020년 4월 16일(현지시간) ‘리브라 개발자들:앞으로의 길’ 제하의 자료를 통해 “단일 스테이블코인(single-currency stablecoin)에 더해 복수 통화 코인(multi-currency coin)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환전 필요 없는 간편결제 청사진 기대하기 어려워져

이번 발표는 리브라를 국가별로, 여러 종류로 발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협회는 “전 세계의 규제당국들, 중앙은행들, 그리고 금융기관들과 협력해 리브라 지급결제망(libra network)에서 쓸 수 있는 단일 통화 스테이블코인의 수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달러 기반 리브라 코인, 유로화 기반 리브라 코인 등을 개발 중이며 이 방침대로라면 향후 원화·위안화·엔화 등을 기반으로 한국·중국·일본별 법정화폐에 연동된 리브라 개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자회사 칼리브라를 통해 추진해온 블록체인 기술 기반 디지털화폐로 리브라는 화폐가치 변동성을 안정시키기 위해 주요 기축통화 표시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을 일종의 자본금(지불준비금)으로 삼아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 방식으로 추진돼 왔다.

단순 사이버머니-금융자산으로 전락할수도”

이번에 복수 통화 코인으로 전략이 변화된 것으로 이는 달러·유로화 등과 대등한 수준의 독자적인 민간 발행 국제통화로 추진되던 리브라 계획이 백지화된 것이다. 기존 통화에 연동된 지급결제 수단 수준의 민간 ‘사이버머니’나 ‘금융투자자산’ 정도로 위상이 떨어진 것이다.

리브라는 원래 전 세계 어디서든 복잡한 환전 절차와 은행 중개수수료 없이 단일한 화폐가치를 지닌 디지털화폐로, 간편전자결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목을 받았으나 이번 발표대로라면 국제 단일 통화로서의 간편결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협회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 기축통화국 금융통화 정책당국들의 규제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리브라협회는 기존의 통화 체제와 경쟁하기보다는 순응하며 보조적인 전자지불결제 수단으로 리브라 계획을 일단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1. 암호화폐(Cryptocurrency)에 대한 발상의 전환

기존 화폐에 고정 가치를 두는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은 증권을 관리하는 데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규제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인 페이스북의 리브라도 규제에 따라 보호를 받을 수도 있고 감독도 받을 수 있다.

미국, 유럽, 일본의 증권 규제 기관으로 구성된 국제 증권위원회(IOSCO)는 분석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에는 증권 규제의 전형적인 특징이 포함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현재 계약보다 더 빠르고 저렴하며 포괄적인 글로벌 지불 계약의 개발에 잠재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지난달 초 G7 실무 그룹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스테이블코인에 전통적인 암호화폐의 기능도 많지만 이 코인이 지불 수단과 가치 저장소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G7 그룹은 스테이블코인이 지불 시스템의 기존 과제를 해결하려는 많은 시도 중 하나며 초기 기술이기 때문에 대부분 검증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잠재적인 이점은 중대한 위험이 해결된 경우에만 실현될 수 있다.

규모와 관계없이 스테이블코인은 법적, 규제적 감독 문제와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위험이 기존 규제 프레임워크를 벗어나 현재 표준에 대한 잠재적인 개정 또는 새로운 표준의 생성을 요구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한 위험에는 자금 세탁, 불법 금융, 소비자 및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위험이 있다. G7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G20은 스테이블코인이 재무 혁신과 위험에 모두 잠재적인 이점이 있다는 데 동의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IOSCO는 G20의 금융 안정위원회가 20개 경제국 그룹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작업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IOSCO 핀테크 네트워크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이니셔티브를 계속 평가하고 고려할 것이다.

잠재적인 글로벌 규모로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든 관련 기관과 함께 공개적이고 건설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요와 공급만을 기준으로 하고 내세울 만한 내재 가치가 없는 비트코인과 달리 ‘스테이블코인’ 가치는 법정 화폐나 부동산, 귀금속 또는 예술품과 같이 묶여 있는 기타 자산을 기준으로 한다.

페이스북의 리브라는 전 세계적으로 시작돼 소셜 네트워크의 24억 명의 활성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어 다른 많은 스테이블코인 이니셔티브의 상징이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왓츠앱을 사용하여 ‘몇 번의 탭만으로’ 돈을 보내고, 추가하거나 인출할 수 있게 하며, 누군가 메신저를 사용하여 지갑을 채우거나 식당 탭을 현금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리브라는 디지털 지갑 칼리브라(Calibra)와 함께 2020년에 출시될 예정이지만 미국과 유럽 규제 기관의 반대로 이러한 움직임이 지연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통화를 만들려는 시도는 페이스북만 한 게 아니다.

IBM, 인텔, JP모건체이스, 마이크로소프트, EEA(Enterprise Ethereum Alliance)는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 수 있도록 1.0 버전의 사양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JP모건체이스는 주요 은행이 지원하는 최초의 스테이블코인으로 간주되는 코인을 출시했다.

은행이 새로운 암호화폐를 요청할 때 JPM코인은 JP모건체이스 N.A.에 지정된 계좌로 미국 달러로 지원되며 기관 고객 간의 국경 간 결제에 사용된다. 이밖에 웰스파고는 국경 간 지불을 위한 스테이블코인을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와 독일 규제 당국은 리브라가 유로의 가치를 위협하고, 불법인 ‘통화의 사유화’를 초래한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미국 규제당국 또한 암호화폐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익명 암호화가 거래를 은닉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인도의 중앙은행 RBI(Reserve Bank of India)는 비슷한 우려로 금융기관의 암호화폐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많은 국가가 통화 정책에 대한 영향 가능성과 페이스북 같은 잠재적인 통화 흐름을 갖는 민간 기업의 등장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도 비트코인을 제한하기 위해 규제했으며 중국이 자체적인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 중인 중국도 실질적인 비즈니스 화폐인 미국의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찾고 있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페이스북의 사용자가 20억 명 이상이기 때문에 이 중 일부만 수백 달러의 리브라를 구매해도 전 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며 소셜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준비은행’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페이스북이 뱅킹 시장에 뛰어들면 이미 더욱 신속하고 기술에 능한 핀테크 기업들과 경쟁하는 방법을 배우느라 분투하고 있는 시중은행의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시장이 올해 90억 달러에서 2022년에는 5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스북이 리브라 코인과 캘리브라 디지털 지갑을 출시할 계획인 2020년 비즈니스 가치는 연간 128%나 성장할 것이다. 모든 디지털 화폐는 사용할 때까지 보관할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디지털 지갑이 필요하므로, 이 시장도 상당하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미국 달러나 기타 국가의 화폐 등 신용 화폐에 연계 시켜 해당 업계에서 말하는 ‘안정된 코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로 인해 발생하는 위협은 시중 은행을 넘어 중앙 및 준비은행에까지 미친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의 재무장관 브뤼노 르 메르는 주권과 지속적인 재무 위험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한 유럽에서 리브라 운용을 허용해서는 안되며 그 어떤 사설 기관도 국가의 주권에 내재한 통화 권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수를 생각할 때 어떤 점에서는 디지털 국가로도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시스템 내에서 사람들이 거래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리라 생각하고 사람들이 유로화나 미국 달러화 등 원하는 화폐를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순환에서 돈이 빠지는 것이다.

리브라로 인해 SWIFT와 기타 금융 결제 레일 등 기존의 국제 허가 및 정산 시스템을 통해 미국 달러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는 미 재무부 등의 국가안보 당국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제안한 디지털 화폐는 규제 당국의 우려와 달리 업계에서는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스위스에서 마스터카드, 비자, 이베이, 페이팔, 우버, 리프트 등 28개 회원사를 거느린 리브라 연합을 출범했다.

IBM의 BWW(Blockchain World Wire) 같은 안정 코인 프로젝트는 국민들이 은행 계좌를 개설할 선택권이 거의 없고 해외에서 근무하는 경우 집으로 송금하기 위해 비싼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다.

반면 페이스북의 캘리브라 디지털 지갑 앱은 미국 달러 등의 명목 화폐를 리브라 디지털 화폐와 교환하는 국제적인 환전 용도로 개발되고 있다. 블록체인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중앙은행이나 어음교환소 등의 중개 기관을 없애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 금융거래와 관련된 대부분의 비용을 없앨 수 있다.

페이스북은 거래 수수료는 저렴하고 투명해질 것이며, 국제적으로 돈을 송금할 때는 더욱 그럴 것이다. 캘리브라는 수수료를 절감해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블록체인 거래 네트워크는 초당 수천 개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여전히 “리브라 자체와 그 메커니즘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기타 중동 국가들은 암호화폐를 규제하거나, 국가가 승인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통화 발행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은 사실상 국제 비즈니스 거래에서 기준 통화로 통용되는 미국 달러와 경쟁할 국가 수준의 암호화폐를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법정 실물화폐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는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는 개발도상국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잠재력이 있다. 암호화폐 서비스가 많아진다면 외국 자본을 유입시키는 순기능을 촉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거대하고도 새로운 경제 플랫폼에서 소외되는 오판도 주의해야 한다.

리브라가 계획대로 출시될지 현재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이 리브라 코인의 최종 디자인을 결정하면 이들은 지원할 은행들을 찾아야 하며 규제 당국으로부터의 승인도 얻어야 한다.

페이스북과 파트너들은 리브라 코인을 2020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지만 규제를 포함해 몇몇 걸림돌 때문에 출시가 늦춰지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 벌써부터 유럽과 미국에선 리브라를 감시하려는 정부 당국자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과연 리브라는 전 세계 CBDC 패권전쟁의 불쏘시개로 사라질까. 다만, 리브라가 무산되더라도 초국적 화폐를 노리는 또 다른 기업은 다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만만찮다.

제임스 불러드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830년대 미국 내 통화의 90%는 민간 발행분이었을 만큼 정부와 민간의 화폐 경합은 처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역사는 반복된다.

Post Author: beseto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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