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비트코인을 넘어 세상을 넘본다

  1. 주목 받기 시작한 블록체인
  2. 왜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고 하나
  3.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의 확장
  4. 블록체인의 한계 및 시사점

[요약]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한 논의를 넘어 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의 파급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만들어 질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중개자의 개입 없이도 신뢰성이 담보되는 거래 환경은 개인과 기업은 물론 공공 영역에서 사용자 편의성과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

기술 혁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인터넷에 버금가는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블록체인은 P2P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형태의 데이터베이스 구조라 할 수 있다. 일정 크기의 거래 정보(데이터)들이 모여 블록이 형성되고, 이러한 블록들이 시간의 흐름상 순차적으로 체인으로 연결된 구조이다.

블록체인 형성을 위해서는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거래 내역 검증과 승인 과정이 요구되고, 각 블록들은 바로 이전 블록의 존재를 정교하게 참조하고 있어 블록 순서를 바꾼다거나 블록 내 정보를 조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거래 관계에서 서로를 신뢰하지 못해 발생하는 비효율을 제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블록체인이 가져올 변화의 본질은 ‘거래 승인 권한과 정보 민주화(Democratization)’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강력한 제3의 공인기관이나 중개자의 개입 없이 투명하고 안전한 직접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안전한 시스템에 의한 자율적 권한 위임이 가능하므로 거의 실시간 승인이 가능해진다.

정보는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공개·보관·관리되므로 특정 거래 정보를 조작하려면 모든 참여자의 컴퓨터를 해킹해서 블록체인 전체를 조작해야 하는 비현실적 작업이 필요하다. 이렇듯 블록체인 기반의 거래 시스템은 신속성, 안전성, 투명성, 비용 절감 등의 사용자 편의를 제고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출발점으로 인해 현재 금융산업 분야에게 가장 활발한 적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제 송금의 경우 평균 수수료를 1/10 수준으로 절감하면서 실시간에 가까운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액결제(Micropayment)의 경제성이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로 확보되면, 소비자들의 온라인 콘텐츠 소비 형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스팸 메일의 효과적인 억제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도 있다.

또한 정부의 행정 서비스 영역에서도 블록체인 기반의 기록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출생·사망·결혼 신고 및 토지·기업 등기와 같은 기능에서 정부의 역할을 더욱 효율적인 방향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발 더 나아가, 블록체인에 ‘스마트 계약’ 기능을 접목시키면 사전에 합의된 조건이 충족될 경우 자동으로 후속 절차를 오류 없이 실행하도록 설정할 수 있어 계약 이행 단계마다 불필요한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성장 잠재력은 무척 높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러나 아직은 기술 도입 초기로서 해결이 필요한 과제들이 산재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네트워크 처리 용량이나 거래의 유효성 검증에 소요되는 비용의 합리성, 산적한 문제들을 논의하고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는 강력한 거버넌스의 부재, 블록체인을 감싸고 있는 인프라의 안전성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언제부터 블록체인 기술이 보편화될 것인지 전망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으나, 기업과 정부는 블록체인 전문가 집단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현장의 니즈를 공유함으로써 기술의 효용성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1. 주목 받기 시작한 블록체인

과거 Netscape의 공동 설립자이자 현재는 유명 벤처 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Marc Andreessen은 “1975년은 개인용 컴퓨터, 1993년은 인터넷의 해였다면, 2014년은 비트코인이다.”라고 할 정도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중요성을 주창하고 있다.

또한 미래 기술과 사회 변화에 관한 다수의 베스트셀러 저자이며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Don Tapscott은 블록체인이 향후 세계 경제의 변혁을 주도할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년여 전부터 비트코인으로 인해 촉발된 디지털 가상화폐의 유효성 논란은 접어두고, 최근에는 그 기반 플랫폼 기술인 블록체인의 확장 가능성과 파급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그림 1> 참조).

비트코인이라는 손가락은 블록체인이라는 거대한 달을 가리키고 있는데, 정작 아직 대중들은 비트코인이라는 손가락에만 집중하며 통합적인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의를 환기해 볼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은 개인과 개인, 공공기관과 개인, 기업과 기업간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거래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기반 기술로서 의미가 있다. 즉 블록체인은 거래 당사자들간 신뢰가 요구되는 모든 계약의 중개 플랫폼으로서 역할하며 사용자 편의성과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비트코인이라는 디지털 화폐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그 아랫단에서 작동하는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상당히 복잡한 메커니즘을 통해 구현된다. 단순히 설명한다면 블록체인은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즉 일종의 데이터베이스 구조라 할 수 있다.

만약 이를 시각화 한다면 일정 크기의 데이터베이스 블록들이 끊을 수 없는 체인으로 순차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각 블록들은 바로 이전 블록의 존재를 정교하게 참조하고 있어 블록 순서를 바꾼다거나, 블록을 통째로 조작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블록, 즉 일정 크기의 거래 정보를 담고 있는 장부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 사이에 분산/공유/관리되고 있어 실제 거래 내역을 담고 있는지 철저히 공개되어 검증된다.

블록체인 개념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의 개발자가 2008년 비트코인 논문을 게재하며 소개되었다.

최근 호주인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right)라는 컴퓨터 공학자는 자신이 바로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며 나섰다.

그 진위여부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계속되던 와중 돌연 스스로를 입증하는데 포기 선언을 하는 등 매끄럽지 못한 결말을 맺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이 블록체인의 본질적인 가치와는 무관한 만큼 관련 기술의 장점을 활용하고자 하는 업계의 움직임은 고조되고 있다.

 

2. 왜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고 하나

블록체인은 인공지능, 유전자 가위, 로보틱스 등과 함께 미래 세상을 바꿀 핵심 기술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미래 학자들이나 기술 전문가들이 블록체인에 대해 큰 기대를 하는 것은 돈이 오가는 금융거래를 포함한 다양한 거래·계약 등에서 제3자 중개와 보증·공증 없이 거래의 확실성, 안전성, 그리고 이중 거래의 원천 차단을 보장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이다(<그림 2> 참조).

블록체인의 지지자들은 종종 현재의 비트코인 애플리케이션을 1980년대나 1990년대 초반의 인터넷에 비교하기도 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인터넷의 기반이 되는 오픈 소스 통신 프로토콜인 TCP/IP(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들 사이에 경로를 설정하고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신 규약)에 견줄 수 있다.

추가적인 프로토콜들이 개발되고 TCP/IP와 결합되면서 이메일, 웹 브라우저, 파일전송 서비스 등이 보편화 되었듯이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활용한 첫 번째 애플리케이션일 뿐이다.

따라서 블록체인에 새로운 프로토콜들이 추가된다면 편리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새롭게 출현할 잠재력이 높다는 것이다.

WEF(World Economic Forum)가 ICT 분야의 전문가 및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조사한 최근 서베이에 따르면 2025년까지 글로벌 GDP의 최소 10%가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 비율이 50%를 넘는다고 한다.

WEF는 블록체인 기술의 본격적인 확장 시기가 향후 10년 내에 도래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인 적용 사례들이 나타나면서 기술 도입 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블록체인이 가져올 변화의 본질은 한마디로 ‘거래 승인 권한과 정보(데이터)의 민주화(Democratization)’로 요약 가능하다. 2013년 맥킨지 컨설팅사에 따르면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정보를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면 미국 내에서만 1.1조 달러, 세계적으로는 2.6조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부동산 사기 기록이나, 의약용품 부작용, 농경지 수확량 등 정보의 양은 넘쳐나지만 대부분 일년에 한번 정부 통계치를 발표할 뿐 날씨 외에는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정보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중요 정보(데이터)는 공인 받은 제3자에 의해 검증/기록되고, 안전을 위해 강력한 보안 시스템을 갖춘 중앙 서버에 저장/보관된다. 반면 블록체인 하에서는 안전한 시스템에 의한 자율적 권한 위임이 가능하므로 승인 권한을 특정 기관이 독점하지 않는다.

거래 승인 또는 기록 등록을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 및 행정기관 같은 제3의 공인기관이나 공신력 있는 중개자의 개입 없이도 믿을 수 있는 직접 거래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물론 거래 당사자 및 등록 대상자의 신분은 암호화되어 익명성이 충분히 보장되는 구조이므로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도 없다.

원래 중앙에 집중된 정보는 때로는 해커들에게 위치가 쉽게 노출되고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블록체인은 중앙 집중형 서버에 정보를 보관하는 대신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내용을 공개하고 여러 이용자가 정보를 공동으로 인증하고 보관함으로써(<그림 3> 참조) 거래내역 또는 기록의 위·변조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장부를 조작하려면 이를 보관하고 있는 모든 참여자의 컴퓨터를 해킹해서 블록체인 전체를 조작해야 하는데, 이전 블록을 정교하게 참조하고 있는 블록체인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특성상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작업이다.


블록체인의 메커니즘

블록체인은 P2P 분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며,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검증과 동의를 통해 거래정보 블록을 형성하고 분산·저장한다.

암호기법을 활용해 블록체인이 형성되는 핵심 과정은 두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 단계는 하자가 없는, 즉 이중지불의 위험이 없는 거래 정보나 기록을 모아 유효한 개별 블록을 형성하는 ‘채굴(Mining)’이라고 불리는 과정이다.

네트워크 참여자들 가운데 일부가 채굴자로 활동하며 해시 함수에서 블록 생성 조건에 맞는 수(Nonce)를 찾기 위해 상당한 컴퓨팅 파워를 사용하는데, 조건에 부합하는 수를 제일 먼저 찾아낸, 유효한 새 블록을 완성한 채굴자에게는 소정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유효한 후보 블록이 형성되면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 단계에서는 생성된 후보 블록이 전체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전달되고, 각 네트워크 참여자들은 전송 받은 새로운 블록의 유효성, 블록에 포함된 거래의 유효성을 검증한다.

50% 이상 참여자들의 동의를 거쳐 유효성이 확인되면 비로소 후보 블록은 이전 블록과 체인으로 연결되어 블록체인 원장으로 완성된다.

블록 먼저 만들기 경쟁

각 채굴자들이 블록을 만드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각 채굴자(혹은 채굴노드) 들은 수많은 거래를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받고 예비적인 블록에 수집한다. 이때 유효한 거래들을 모두 간단히 요약하기 위해 두 개씩 묶고 그 묶음을 다시 묶는 식으로 거래정보들의 머클루트(그림 참조)를 만든다.

이전 블록의 정보와 머클루트 정보, 새로운 블록의 생성시간(타임스탬프) 등을 표시하는 블록헤더를 만들고 블록 내에는 모든 거래정보들을 담으면 블록을 생성할 준비는 완료된다.

이제 이 블록을 봉인해야 하는 데 이 과정이 가장 어려운 과정이다. 즉 이 블록을 요건에 맞는 포맷(난이도 목표를 달성하는 포맷1)으로 봉인을 해야 하는 데 블록생성의 난이도 목표에 맞는 난스(Nonce) 값을 찾는 과정이다.

유효한 Nonce 값을 찾기 위해서는 Nonce 값을 0, 1, 2, 3…이런식으로 일일이 대입해 미리 설정된 난이도 목표를 달성하는 값이 나올 때까지 대입해 보는 방법 밖에 없고 난이도 목표치에 맞는 값을 찾기 위해서는 수천 조 번 이상을 반복해야 하는, 상당한 컴퓨팅 자원을 요구하는 과정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하루에 형성되는 블록의 수가 144개 정도, 다시 말하면 새로운 블록이 평균 10분에 한 개꼴로 추가되도록 난이도 목표치가 조정되어 있다. 지금 30000개의 블록이 만들어져 있고 30001번째 블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자.

누군가가 자기가 만든 블록에 맞는 난스 값을 찾아 그 블록을 전세계로 전파하면, 다시 말하면 각 노드들이 예비로 만든 30001번째의 블록에 맞는 난스 값을 열심히 찾다가 누군가가 유효 블록(30001번째 블록)을 만들었음을 통보 받으면 그 새로운 블록이 유효한지를 즉각 검증한다.

만약 그 블록이 유효하면 지금 자기가 만든 30001번째 예비 블록에 맞는 난스 값 찾는 일을 즉각 정지하고 새로 통보 받은 30001번째 블록에 포함된 모든 거래를 자기 예비 블록 바구니에 수집된 거래 중에서 제거(이미 30001번째 유효 블록에 포함되었기 때문에)하고 새로운 블록 꾸리기를 시작하게 된다. 즉 30001번째 블록 만들기 게임은 끝이 나고 즉각적으로 30002번째 블록 만들기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소모적으로 보이는 채굴 작업이 필요한 이유

이렇게 각 채굴자들이 치열하게 블록 만들기 경쟁을 하는 이유는 앞서 말한 인센티브 때문이다. 한 개의 유효 블록을 만들면 현재12.5비트코인, 비트코인 환율기준으로 약 천만원 내외의 가치가 있는 비트코인을 채굴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전세계에 수많은 채굴자들이 엄청난 컴퓨터 자원과 전력을 소모하며 채굴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지나치게 소모적으로 보이는 채굴작업이 블록체인 형성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이유는 첫째 수많은 경쟁자들이 서로 경쟁하고 감시함으로써 거래의 유효성을 철저히 검증하게 하는 것이며

둘째, 누구도 신규 블록을 독점적으로 만들지 못하게 함으로써 임의의 조작이나 개입을 첫 단계부터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셋째 어려운 채굴과정을 통해 신규 블록의 형성 속도를 평균 10분정도로 맞춰 거래의 수집과 배포, 거래의 유효성 확인 등이 무리 없이 진행 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목적이 있다.

거래내역이 블록에 포함되면 특히 그 블록 위에 새로운 블록이 쌓이게 되면 그 거래 내역은 전혀 변개할 수 없게 되고(불가역성) 반면에 세상 어디서나 그 거래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공개성).

비트코인이라는 디지털 화폐의 경우 각각의 블록은 통화를 주고 받은 거래 내역을 포함하겠지만, 애플리케이션에 따라서 DNS 정보나 이미지, 계약정보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다룰 수 있어 무궁무진한 서비스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저비용으로 오히려 편의성과 신뢰성 제고

블록체인 도입으로 인한 ‘권한과 정보의 민주화’는 신속성, 안전성, 투명성, 비용 절감 등 구체적으로 사용자의 편의성을 제고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가장 단순한 예로 국제 송금 서비스를 보자. 미국의 A 은행 계좌에서 한국의 B 은행 계좌로 일정 금액을 송금할 경우 거래에 필요한 필수 입력 정보는 상당하다.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수신은행의 식별코드(SWIFT Code)에서부터 은행주소, 연락처, 수신자의 계좌정보, 주소, 연락처 등을 요구하고, 안전한 송금 서비스에 필요한 각종 행정업무로 인해 A 은행과 B 은행, 때로는 중개 은행까지 평균 8%에 달하는 각종 수수료를 부가함은 물론 송금 서비스를 완료하기까지 대략 1~2일의 기간이 소요되며 주말이 낄 경우 기간은 더욱 늘어난다.

이렇듯 상당히 복잡한 절차와 비용을 고려할 때 소액 송금의 경제성은 꽤나 떨어진다. 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에는 수신지 주소라고 할 수 있는 공개 키와 수신자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개인 키 정보만을 필요로 하며, 즉시 거래가 가능하다. 또한 현금화를 위해 비트코인 거래소가 부과하는 수수료는 훨씬 저렴하다.

유엔미래보고서는 최근 미래를 바꿀 놀라운 기술 10선에 블록체인을 포함시켰다. 안전한 거래를 중시하는 금융분야뿐 아니라 정부가 기록하고 관리해야 하는 각종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 블록체인이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보고서는 정부가 독점적으로 보관해온 모든 자료나 정보를 여러 곳으로 분산함으로써 누구나 분석 및 활용이 가능해지고, 출생/사망/결혼 신고 및 토지/기업 등기와 같은 기능에 적용할 경우 정부가 하는 행정기능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블록체인으로 정부 기능을 분산하고 효율화해 누구나 정보를 공평하게 제공받게 되면 국가 시스템의 형평성과 투명성이 제고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온두라스 정부는 부정부패와 탈세를 막기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한 부동산 등기 시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유럽의 작은 섬나라인 맨 섬은 기업 등록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테스트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도 정부의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 블록체인이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기술과 혁신을 위한 정책 발의’에서 클린턴은 블록체인을 언급하며, 더욱 똑똑하고 효율적인 정부를 실현하기 위해 공공 영역에서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추진할 것임을 예고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중요 기능으로 ‘스마트 계약’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 계약이란 블록체인을 통해 일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거래가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소유권 이전 계약이나 상속 및 증여 등에 사용될 수 있는데, 계약 이행을 위한 조건을 스마트 계약서에 명기해 놓으면, 조건 충족과 동시에 계약 내용의 이행이 자동 실현되므로 계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추가적인 관리 비용이나 계약 불이행의 위험 또한 원천적으로 배제된다.

스마트 계약 법률 시스템이 진화하면 변호사의 역할도 상당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 스마트 계약 시스템에 거래 조건과 내용을 등록하면 법률이 자동으로 적용되고 개인에게 결과가 통보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개별 계약을 주선하고 관리하던 변호사의 역할은 다양한 맞춤형 스마트 계약 템플릿을 연구하고 생성하는 직종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렇게 블록체인은 디지털 정보화 및 네트워크 인프라만 구축될 수 있다면 기존에 금융이나 법률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졌던 수십억 명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 기능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오픈 소스 플랫폼으로 ‘Ethereum’을 꼽을 수 있다. Ethereum은 블록체인에 매료된 Vitalik Buterin이라는 프로그램 개발자에 의해 2013년 처음 제안된 이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프로젝트 비용을 공모하고, 2015년 드디어 플랫폼을 공식 오픈 했다.

현재는 Vitalik Buterin이 속해 있는 스위스의 ‘Ethereum Foundation’이라는 비영리 단체 주도로 플랫폼의 업그레이드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원하는 스마트 계약 기능을 자사 블록체인 시스템에 구현할 수 있다.

지금까지 Ethereum 플랫폼 기반에서 혼인 신고, 음원 유통, 보험 계약, 스마트 그리드 과금 등의 적용 사례들이 선보인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IBM과 같은 거대 IT 기업들도 Ethereum 플랫폼에 높은 관심을 표명하며 자사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Ethereum 기술에 특화된 스타트업인 ConsenSys와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의 Azure 클라우드에서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 기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IBM은 사물 인터넷 환경에서 Ethereum 기반의 자율적인 기기 제어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3.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의 확장

비트코인 애플리케이션에서 출발한 블록체인의 태생적 발전 경로와 무관하지 않게, 현재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가장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영역은 금융권이다.

금융거래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데, 한 금융 조사 업체에 따르면 투자 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경우 거래비용의 약 30%를 절감할 수 있고, 한 영국 은행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로 인한 금융업계의 비용절감 분은 2022년 기준으로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중앙 서버 및 보안 시스템 구축 비용은 물론 거래 절차/시간의 단축 및 사람에 의한 실수를 최소화함으로써 얻는 효익 등으로 구성될 것이다.

실제로 Goldman Sachs, Morgan Stanley, Barclays 등 40여개가 넘는 글로벌 대형 은행들은 미국의 블록체인 전문 스타트업 R3와 함께 ‘R3CEV’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송금과 결제 등 주요 금융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테스트하고 있다.

우리나라 은행들도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R3CEV는 블록체인 적용으로 해외송금 수수료를 종전의 1/1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나스닥도 2015년부터 비상장 주식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나스닥에 따르면 전문투자자용 장외시장인 Nasdaq Private Market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본 결과 주문-결산-승인-펀드 이체 등 전체 거래 프로세스에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10분으로, 이는 최소 3일이 걸리던 기존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장점이 있다.

단지 1초당 수백만 건의 거래를 처리하는 일반적인 증권거래소의 시스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현재의 블록체인 기술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나스닥 CEO Robert Greifeld는 강조한다.

개인이 온라인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행태도 블록체인으로 인한 변화를 상상해볼 수 있다. 현재는 기본적인 수수료율로 인해 소액 송금/결제의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블록체인 통화를 이용할 경우 몇 십 원의 소액이라 할지라도 거래비용이 미미해 온라인 콘텐츠의 다양한 구매 방식을 가능하게 한다.

유료 뉴스 사이트의 경우 일반적으로 월별 구독료를 책정해 서비스하는데, 블록체인 기반의 소액결제(Micropayment)가 도입되면, 관심 있는 주제들만 선별하여 열람하고 건 별 몇 십 원씩 지불하는 사업모델이 가능하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전체 음원 파일의 1/4, 1/2 등 청취자가 실제 소비한 데이터 양에 비례해 요금이 정확히 책정되는 사용 환경이 가능하다.

경제성이 확보된 소액결제의 도입으로 스팸 메일을 효과적으로 퇴출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메일을 발송할 때 예를 들어 0.0001 비트코인 등을 부과한다면 일반적인 사용자에게는 무시할 수 있는 금액이지만, 수백만 건의 스팸 메일을 발송하는 당사자에게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개인이 스팸 메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나 이메일 서비스 사업자들이 불필요하게 투자해야 하는 스팸 메일 필터링 시스템, 서버·트래픽의 낭비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다면 블록체인 통화는 꽤나 유용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앞서 언급한 음원을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등록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에 적용될 수 있다. 채권, 주식, 특허, 미디어, 개인 창작물 등 디지털화가 가능한 모든 자산에 있어서 소유권을 명확히 하고, 스마트 계약 시스템으로 무단 사용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거나, 분쟁 발생 시 특정 시점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손쉬운 근거자료가 된다.

자산 자체는 자동차, 주택과 같은 실체적 존재라 하더라도, 그 소유권(등기 및 계약서)을 디지털화해 블록체인 플랫폼에 등록할 수도 있다. 영국의 유명 뮤지션 Imogen Heap은 최근 음악 산업에서 중간 유통 사업자를 배제하고 창작자 중심의 ‘공평하고 정당한 유통 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에서 음원을 발표했다.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불합리하게 독식하던 유통 수익 구조를 개혁하고 가치의 대부분을 창출하는 창작가가 그에 걸맞은 보상을 받는 구조로 미디어 산업 생태계도 진화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야심찬 애플리케이션으로 어느 기업에서나 반드시 필요한 기능인 SCM(공급사슬관리)이 거론되기도 한다. SCM은 재무적 거래뿐만 아니라 최종 제품의 생산 계획, 소요 부품의 생산 계획, 물류의 흐름, 공급자의 공급자 생산 계획 등 매우 복잡한 프로세스의 통합을 요구한다. 여기에 실행상의 지체나 직원의 단순 실수 등이 수반될 경우 오버헤드 비용 또한 상당할 수밖에 없다.

항공기를 생산하는 기업이 블록체인 기반의 SCM 통합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를 상상해보자. SCM 네트워크 내 모든 기업은 신뢰할 수 있는 실시간 작업 현황을 공유할 수 있으며, 각 단계별 추가되는 계약에 따라 부품 공급과 지불 계약이 스마트 계약에 따라 자동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고 생산 차질 등의 사업적 리스크 또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IBM과 리눅스 재단 등의 IT 관련 기업들은 블록체인을 사물 인터넷 분야에 적용하고자 ADEPT(Autonomous Decentralized P2P Telemetry)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수백억 개의 사물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서로 통신하며 주어진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중앙집중 시스템으로 이를 모두 모니터링하고 관리한다는 것은 실효성이 낮을 수 있다.

또한 사물 인터넷 환경에서 누구나 우려하는 보안 이슈도 큰 해결과제이다.

관련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스마트 계약 기능을 접목시키면 이러한 이슈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정된 조건에 도달하면 자율적으로 다음 과제를 수행하고, 사물간 의사 소통의 과정에서 허용되지 않은 제3자에 의한 해킹을 막는 것인데, 스마트 계약에 접근 조건을 철저히 명시하는 등의 기술적 장치가 활용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자서명을 활용한 온라인 투표, 글로벌 대학 시스템과 연동되는 학위 기록, 병원간 공유되는 환자의 건강/질병 정보 등 불가역적이며 신뢰할 수 있고,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한 거래 기록의 축적이 요구되는 영역은 모두 블록체인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된다(<그림 4> 참조).

 

4. 블록체인의 한계 및 시사점

블록체인 기술을 현재 완결형으로 보는 데는 무리가 크다. 아직 여러 해결 과제들이 있는데, 가장 광범위하게 확산된 애플리케이션이 비트코인이다 보니 주로 이와 관련된 기술적 이슈들이 논의되고 있다.

즉, 비트코인에서는 네트워크 용량의 한계와 채굴 비용의 합리성 등이 최적화의 대상이 되는데, 다른 애플리케이션의 경우에도 알고리즘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서 비슷한 고민을 겪을 수도, 또는 이를 우회하는 방법을 고안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비트코인의 사례를 보면, 10분마다 1MB 용량의 블록이 추가 생성되는데,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평균 1초당 7개의 거래 내역을 처리할수 있음을 의미한다. 비자카드가 초당 5만6천개의 거래 내역을 처리하는 것과 비교해볼 때 터무니없이 작은 용량이다.

블록 용량은 거래 검증 및 승인에 소요되는 시간과 연계되므로 무작정 용량을 키우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시스템 디자인이 가능한데, 그 실효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최적의 운영 조건들을 만들어 가는 작업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블록체인의 보안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과연 저비용인가에 대한 논란도 있다. 채굴자가 블록에 포함되어 있는 거래 정보를 검증하기 위해 암호를 푸는 과정은 꽤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이러한 채굴을 위해서는 컴퓨팅 파워와 이를 가동할 수 있는 전기 에너지가 필요한데, 블록을 형성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는 이는 가장 먼저 암호를 푸는 채굴자뿐이므로, 결과론적으로 보면 그 외의 모든 채굴자들은 의미 없이 컴퓨팅 파워와 전기에너지를 낭비한 셈이다.

비트코인의 채굴과정에 사용되는 컴퓨팅 파워는 구글 전체 컴퓨팅 파워의 20배, 전기 요금은 하루에 1천5백만 달러에 달한다는 추정도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제3자에게 거래정보와 승인권한이 집중되지 않고 분산될 경우, 시스템 구축과 운용 비용만 놓고 본다면 중앙 집중형 시스템에 비해 전체 분산 시스템 비용이 클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

물론 거래 내역 하나하나의 유효성 검증이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특정 기업이 과거 기록을 임의로 수정하지 못하게 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춰 내부적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문서 기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경우 채굴 과정은 필요치 않다.

블록체인 기술 확산에 있어서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거버넌스가 꼽히기도 한다. 네트워크 외부성이 강한 오픈 소스 프로그램의 특성 상 기술의 안정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누군가 강한 리더십을 가지고 초기 생태계를 효과적으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애플리케이션별 최적의 블록체인 구조와 프로세스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갑론을박은 환영할 만 하지만,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가 없다면 기술의 효용은 사용자에게 신속히 전달될 수 없다.

국제 인터넷주소 관리기구인 ICANN(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이나 웹 표준화 기구인 W3C(World Wide Web Consortium)와 유사한 기구들이 블록체인 영역에서도 신속히 구성되어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확산/전파시키는 역할을 담당해 줄 필요가 있다.

강력한 권위와 신뢰를 가진 중개자(때로는 이 중개자가 부정부패와 사기의 주범이기도 하다) 없이도 서로를 100% 신뢰하면서 네트워크에서 가치를 교환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컴퓨터 코드로 구현된다는 설명이 일반인에게는 아직 익숙지 않고 불편한 개념일 수 있다.

TCP/IP도 처음 소개된 뒤 상당기간 해당 개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기술 전문가 사이에만 머물렀듯 현재의 블록체인도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매우 낯설 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 이해한다고 해도 선뜻 다가가기 힘든 단계일 것이다.

또한 블록체인 알고리즘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블록에 기록되기 이전 단계, 즉 프리-블록체인 단계에서 최소한의 신뢰성/안전성은 별도로 확보되어야 한다.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블록체인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운영시스템(OS), 그리고 최종 사용자의 시스템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프로세서 등이 보안상 취약하다면 블록체인 자체의 기록은 완벽하더라도 이를 사용자 시스템 단에서 우회하는 해커의 공격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3년 당시 비트코인 거래의 70%를 담당하던 세계 최대 거래소인 Mt. Gox가 2014년 2월 시스템 해킹을 당해 총 85만 비트코인 (당시 시가 4억6천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고객에 안겨 준 사례는 비트코인을 사고 팔고 전송하는 인프라가 취약하다면 블록체인 데이터 자체의 안전성과의 구분이 무의미함을 보여준다.

언제부터 블록체인 기술이 보편화될 것인지 전망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블록체인 도입으로 인한 비용절감의 효용이 뚜렷한 금융권이나 공공 기록 관리의 효율성 개선이 필요한 중앙 정부 등의 시범 사업이 먼저 도입되고 성과를 증명하게 되면, 일반 기업들도 자신들의 사업 영역에 적용할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다.

블록체인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찾는 여정은 이미 선발자들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전혀 기대하지 않던 곳에서 블록체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산업을 와해시킬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선발자들이 실패하고, 그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던 신규 진입자들이 보다 발전된 아이디어들을 접목시켜 소수의 기업만이 우뚝 설 가능성도 높다.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도입 초기에 있으며, 그만큼 디테일은 많은 모호성을 내포하고 있고 상당히 많은 부분들이 앞으로 보완되고 완성되어야 한다. 1993년 일반에 공개된 인터넷이 생활 속 곳곳에 자리잡기까지 최소 10여년이 소요되었지만 그 파급력은 엄청난 것처럼,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가치를 거래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진화 방향은 개인과 사회, 기업과 정부가 지금부터 끊임없는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 vs. 프라이빗 블록체인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해 거래를 할 수 있고, 스스로 채굴이나 거래 승인 당사자로 활동할 수 있는 비트코인은 퍼블릭 블록체인의 대표적인 애플리케이션이다.

반면 이미 신뢰성이 검증되고 약속된 참여자를 지정하여 폐쇄적으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사례를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고 한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 거래 정보의 검증 및 승인 절차에 따른 시스템 복잡성이나 인센티브로 인해 상대적으로 시스템 운영 비용이 높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경우 거래 정보의 검증을 누가 하는지, 누가 어느 정보까지 열람 가능한지 등을 사전에 정해놓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을 둘 수 있으며 별도의 채굴 과정을 삭제할 수 있어 블록을 새로 생성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시스템 복잡성 낮고 운영 비용도 저렴하다. 특정 기업 내부 또는 제한된 파트너 사이에서 일어나는 거래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처리하고자 할 경우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활용될 수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 적용 사례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자체적인 퍼블릭 블록체인 사업을 위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Bitwage’는 기업들이 은행을 거치지 않아 송금 비용을 절약하면서도 해외에 있는 임직원들에게 빠르고 편리하게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Bitwage’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2~3일이 걸리던 해외 급여 지급 과정이 24시간 안으로 단축될 수 있고, 비용도 8%에서 1% 수준으로 절감될 수 있다고 한다.

보스톤에 위치한 ‘Voatz’는 스마트폰과 블록체인을 연결해 투표 및 개표 과정에 있어서 발생할 수 있는 비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투명하면서도 저렴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Voatz는 자사 시스템 활용 시 전통적 선거 방식에 비해 비용을 75% 이하로 절감할 수 있고 투표조작이 불가능해 특히 선거 비리가 자행되는 후발 민주주의 국가에서 큰 효용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블록체인 온라인 투표 시스템은 대학 및 각종 협회, 기업 주총 등의 영역으로 쉽게 확장 가능하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연계하는 아이디어도 있다. ‘Tierion’은 데이터를 함부로 변경할 수 없는 블록체인의 특징에 주목하고, 자사 클라우드 저장소에 고객이 자료를 올리면 그 증표, 즉 일종의 영수증을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이 영수증은 클라우드 저장소의 원본을 가리키고 있으며, 저장된 날짜와 시간, 정보보호를 위한 암호 검사합을 포함하고 있어 원본 수정 작업은 모두 감지된다.

한 의료 장비 기업은 Tierion 시스템 적용을 시험하고 있는데, 자사의 MRI 사용 및 유지 보수 내역을 수집·기록해 향후 의료 서비스 업체가 직면할 수 있는 법정 분쟁에 대비하고 보험 부담금도 절감하는 효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적용 사례

공공의 접근이 필요하지 않은 영역에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위한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들이 다양화되고 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승인의 과정은 특정 참여자에게 제한되어 있지만, 이 역시 분산 원장이라는 블록체인의 기본 원칙에는 부합하며, 권한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파트너 기업들간에 필요한 조정 작업을 간소화시키고,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하며, 작업흐름의 자동화를 위해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활용될 수 있다. 앞서 본문에 언급한 R3CEV 컨소시엄이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

R3CEV는 아직 상용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파트너 기업들간 공통의 기술 기반을 구축하고 다양한 서비스 예시들을 실험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의료산업 애플리케이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Gem’은 의료비 부과 및 정산 과정의 비효율로 인해 연간 3,750억 달러가 낭비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의료비를 청구하는 과정에서 보험사, 의료기관의 관련 부서, 환자, 필요 시 대출기관까지 하나의 블록체인으로 연계되어 지불 조정과 관리가 이뤄질 경우 환자의 비밀을 보장하면서도 전체 과정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itwage의 설립자는 창업 아이디어를 놓고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간단한 가이드라인을 조언한다. 대상 서비스가 기존에 존재하던 강력한 중개인을 대체하는 사업모델이라면 퍼블릭 블록체인, 서비스의 목표 고객이 단일 기업 또는 상호 투명성을 중시하는 산업 컨소시엄이라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해법이라는 것이다.<출처: www.lgeri.com>

Post Author: beseto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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