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트레인, 전기차 대중화 앞당긴다

[요약] 전기차가 일상생활용 퍼스트카의 위상을 가지려면 내연기관차에 상응하는 주행거리가 필요하다. 출시가 예정된 르노의 Zoe, GM의 Bolt, 테슬라의 모델3 등은 한번 충전에 3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소형 전기차다. 동급인 닛산 리프 2011년 모델의 공인주행거리 117km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은 기간에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지 성능의 향상이 전기차 주행거리 수직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한 자동차 기업은 전기차 내부 공간이 허용하고 차체 설계 하중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전지를 많이 탑재했다. 내연기관차의 주행거리는 500km에서 600km 수준이다. 출시 예정인 전기차보다 주행거리를 두 배 가까이 더 늘려야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연장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연료탱크에 해당하는 전지팩 저장 용량을 늘리거나, 차체 무게를 줄이거나, 동력을 만들어 바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파워트레인 구동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전기차의 성능 향상과 주행거리 연장을 위한 노력은 주로 전지팩 용량을 최대한으로 키우고, 가벼운 소재를 적용하는데 집중되었다. 주행거리 연장을 위해 파워트레인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아왔다.

그러나 전지의 성능 향상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파워트레인의 구동 효율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은 전지, 모터, 그리고 전기 특성을 제어하는 파워 일렉트로닉스다.

①우선 전지셀이 들어있는 전지팩 설계를 개선하여 파워트레인의 구동 효율을 높이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닛산은 전지팩의 내부 구조를 개선하여 공간과 무게 효율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테슬라는 전지팩 내부 공간 활용도를 높임과 동시에 무게까지 줄였다.

②고효율 모터 개발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GM은 고속 회전에 적합한 모터 부하 설계 기반으로 구리 밀도를 최대한으로 높인 코일을 적용하여 출력 밀도를 최적화 했다. 테슬라는 출력 밀도 개선을 위해 모터 내부의 열적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했다.

③전기차 전용 인버터와 컨버터 개발은 물론 운전자 맞춤형 알고리즘 설계로 파워 일렉트로닉스 효율을 높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독일의 보쉬는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60kWh의 전지팩을 탑재한 소형 전기차에 보쉬의 파워트레인 기술이 적용되면 이론적으로 500km 가까이 주행이 가능하다. 리튬 이온전지의 성능 및 에너지 밀도 향상에 한계가 보이고 차세대 전지가 아직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파워트레인 기술의 발전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수준의 수송수단으로서 안착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 기술의 진화는 전기차 기업 간의 경쟁 방식에도 변화를 줄 것이다. 자신이 소유한 내연기관차의 정확한 주행거리를 알지 못하는 운전자가 많은 것처럼, 앞으로 전기차 기업 간 주행거리 경쟁은 큰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한번 충전으로 5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는 전지셀의 발전만으로는 어렵다. 전지셀의 성능 향상 속도 둔화로 넉넉한 주행거리, 친환경성, 그리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성을 갖춘 전기차의 등장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전지의 발전에 이어진 파워트레인의 진화는 그런 우려를 불식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전용 파워트레인의 진화는 전기차 대중화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


1. 주행거리 300㎞ vs. 500㎞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본격 성장기에 접어든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일부국가의 정책 변화, 저유가 등으로도 꺾기가 어려워졌다. 전기차 독자 생태계 형성의도화선이 될 연간 전기차 생산 백만 대 시대도 눈 앞에 와 있다. 글로벌 전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자동차 기업에게도 전기차는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영역이다.

테슬라 모델3를 향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은 GM, 닛산, 포드, 폭스바겐 등 자동차 시장 기존 강자들의 미래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각국도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가솔린 자동차와 디젤 엔진을 발명한 ‘내연기관차의 나라’인 독일이 2030년 이후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의 생산 및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전기차의 비율이 20%를 넘는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2025년부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의 판매금지가 추진되고 있다.

인도는 2020년까지 700만대의 저가 전기차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1위의 전기차 국가인 중국의 2020년 500만대 보급 목표보다 더 많은 규모다.

2020년이 되면 전 세계는 신기후 체제로 본격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연비,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엄격히 통제하는 세상이 불과 몇 년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2016년 파리모터쇼에서 주목을 받은 차는 현란한 디자인의 프리미엄 자동차가 아닌, 소박한 디자인의 소형 전기차였다. 출시를 앞둔 르노의 Zoe, GM의 Bolt 등은 한번 충전에 3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보조금을 고려하면 가격도 3만 달러 수준으로 동급 내연기관차와 큰 차이가 없다. ‘전기차는 100km 남짓만 주행하면 된다.’고 주장하던 닛산도 300km는 거뜬히 주행하는 리프 신모델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시장에 등장한 지 5~6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주행거리가 3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1) 300km 주행 가능한 전기차 등장에는 전지 성능의 진화가 가장 큰 기여

GM이 1996년에 시험적으로 출시했던 전기차 EV1은 납축전지를 채용했었다. 전지팩 무게는 553kg으로 차체 무게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한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90km에 불과했다. 10여 년 이후 등장한 리튬이온전지는 납축전지 기반으로 개발된 전기차의 무게, 성능, 수명 등에 대한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로 여겨졌다.

전지 경쟁력이 전기차의 차별화 요인이라 생각했던 자동차 기업은 직접 투자하거나 전지 기업과의 제휴로 기술 확보에 힘을 쏟았다. 전지 기업은 물론 새로운 먹거리에 고민하던 에너지 기업, 석유화학 기업, 소재 기업 등도 전기차 전지 시장에 진입했고, 과잉 투자라는 우려가 들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한 결과, 전기차용 전지의 성능과 가격은 단기간에 빠르게 개선됐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최근의 리튬이온전지가 2011년에 출시된 전기차용 전지 대비가격은 70% 낮아졌고, 에너지 밀도는 60% 개선되었다고 평가했다. 전지 기업이 인식하는 실제 성능 개선 수준은 2배 이상이다.

또한 자동차 기업은 전기차 내부 공간이 허용하고 차체 설계 하중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전지를 많이 탑재했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380km 주행을 자랑하는 GM Bolt의 전지팩 용량은 60kWh다. 2013년 출시된 GM의 전기차 스파크의 전지팩 용량 대비 3배 정도다.

하지만 전지 단위용량의 개선 수준은 조만간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차의 연료탱크를 키우는 것이 한계가 있듯이 전기차에서 전지팩의 용량만 무작정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GM Bolt에서 전지팩은 차체 무게의 30% 가까이를 차지한다.

동급 전기차인 닛산 리프의 전지팩이 차지하는 무게 비중에 비하면 두 배 이상이다. 현재 기술로 소형 전기차에 GM Bolt에 탑재된 전지팩보다 더 많은 용량을 탑재하기는 쉽지 않다. 출시가 예정된 몇몇 양산형 소형 전기차들의 용량도 60kWh이다.

테슬라 모델S의 P100D은 한번 충전으로 500km 주행할 수 있지만, 전지팩 용량이 100kWh이고, 무게는 600kg 가까이 된다. 닛산 리프 차체 무게의 절반 가까이된다. 일부 프리미엄 전기차에나 가능한 설계방식으로 자동차 시장의 주력 영역을 노리는 대중적인 전기차에는 적합하지 않다.

(2)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의 돌파구: 파워트레인 효율 개선

내연기관차가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고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500km에서 600km수준이다. 전기차가 근거리용 세컨카가 아닌 출퇴근은 물론 장거리 여행도 가능한 일상생활용 퍼스트카의 위상을 가지려면 내연기관차에 상응하는 주행거리가 요구될 것이다.

양산성이 부족한 수소차가 자동차 기업의 관심을 받는 이유도 500 km에 육박하는 주행거리다.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주력 영역에 진입하려면, 즉 전체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4~5%가 아니라 40~50%가 되려면,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주행거리를 연장해야 한다.

자동차의 주행거리를 연장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연료탱크를 크게 만드는 방법, 경량 소재를 채용해서 차체를 가볍게 하는 방법, 그리고 엔진 효율을 높여서 리터당 주행거리를 늘리는 방법이다.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연료탱크에 해당하는 전지팩 저장 용량을 늘리거나, 비철 비중을 늘려서 차체 무게를 줄이거나, 파워트레인구동 효율을 높이면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전지팩을 최대한으로 탑재하고, 보다 가벼운 소재를 적용해서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은 이미 시도되었다. 2018년 양산 예정인 프리미엄 중대형 전기차 재규어 I-페이스의 전지팩 용량은 90kWh이다. 더는 올리기 어려운 수준이다.

소형 전기차의 경우탑재 가능한 전지팩의 용량은 더욱 줄어든다. BMW의 i3는 탄소섬유를 사용해 차체무게를 낮췄고, 테슬라 모델S는 철보다 가벼운 알루미늄을 채용했다. 

한번 충전으로 600km까지 달리고 보조금 없이도 3만 달러 수준의 가격을 목표로 하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신모델I.D.는 ‘매일, 누구나 탈 수 있는’ 일상생활용 퍼스트카로 2021년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자동차 신모델의 개발 기간이 3~4년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 성능을 몇 배 능가하는 차세대 전지가 반영되었을 가능성은 없다.

설사 리튬이온전지보다 몇 배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새로운 전지가 개발된다 해도, 안전성을 검증하고, 대규모로 양산해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사용되는 차체소재보다 특별히 우수한 소재를 사용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행거리 연장을 위해 파워트레인 구동 효율 개선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3) 파워트레인은 자동차의 동력을 만들고, 전달하는 일련의 시스템

파워트레인이란 자동차 구동을 위해 저장된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모든 부품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동력을 만들어서 바퀴로 전달하는 역할을 파워트레인이 한다.

내연기관차 파워트레인에는 동력장치인 엔진과 동력전달기관인 클러치, 변속기, 출력축, 종감속장치, 차동기어장치 등이 포함된다. 자동차 기업의 핵심 R&D 영역인 고성능 엔진, 친환경 기술 등도 파워트레인 사업 분야에 속한다.

동력장치가 엔진에서 모터로 바뀌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구조는 내연기관차보다 단순하다.

전기를 전지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모터로 적정량을 보내고, 모터에서 만들어진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것이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역할이다. 내연기관차의 복잡한 변속기나 클러치 등은 불필요하다.

내연기관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기술이 엔진, 변속기 등에 관련된 기계공학 기술이었다면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은 전기를저장하는 전지, 전기를 이용해서 구동 에너지를 만드는 모터, 그리고 전압, 전류, 주파수 등 전기의 특성을 조절하는 파워일렉트로닉스 관련 전기전자공학 기술이다.

내연기관차 수준의 주행성을 지닌 전기차의 개발 가능성이 관심을 끌면서 전기차 파워트레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성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파워트레인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2.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잠재력

(1) ‘성숙기술’로 인식되었던 파워트레인

많은 기업이 전기차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전기차 파워트레인 전문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자동차 사업 경험이 부족한 기업이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에 새롭게 참여하기에는 진입장벽도 높다. 자동차의 기본적인 구동 메커니즘에 대한 오랜 경험과 깊은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사업에 참여하는 자동차 기업의 높은 관심을 끌지도 못했다. 자동차 기업이 파워트레인 연구개발에 소극적이었던 원인을 살펴보자. 우선, 전기차와는 달리 내연기관차에 사용되는 전지, 모터, 전기특성제어 부품 등은 구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내연기관차의 편의성 향상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성능에 결정적이지도 않다. 내연기관차에는 수십 개의 다양한 보조기기용 소형모터가 사용되지만, 자동차 기업이 직접 개발하여 생산하기 보다는 대부분 외부 협력업체에서 구매하여 조립한다.

전장부품의 입출력 전압, 교류나 직류로의 변환 등을 관리하는 전기특성제어 부품도 자동차 기업의 핵심영역은 아니다. 엔진이나 변속시스템 개발 등에 익숙한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 파워트레인 부품 개선에 대한 의지가 높지 않았던 원인이다.

그래서 자동차 기업은 전기차에 최적화된 성능을 낼 수 있는 새로운 부품을 개발하기보다 기존에 개발된 부품을 기반으로 응용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았다. 구동모터 개발을 자동차 기업이 주도하긴 했지만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성능 개선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

그 자원으로 전지에 투자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모터전문기업이 전기차 시장에 대규모로 투자하려 해도 자동차 시장의 1%에도 못 미치는 시장 규모는 투자 의지를 꺾기에 충분해 보였다. 일정 규모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수동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모터와 제어시스템은 이미 성숙한 기술이라는 인식이 만연했다. 전지를 제외한 모터, 인버터 등의 파워트레인 부품은 더 이상의 기술적 진화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미 90%가 넘는 모터 효율을 더 올리기도 쉽지 않고, 직류에서 교류로, 또는 교류에서 직류로 전환하는 효율도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였다.

100여 년 전에 개발된 기술이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유지되었기에 앞으로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자동차 기업이 가진 생각이었다. BNEF의 전기차 담당자는 지난 20년간 모터기술은 큰 진전이 없었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2) 파워트레인, 구동 효율 혁신의 동력으로

자동차 연비를 계산할 때 리터당 주행거리(km)를 따진다. 전기차는 전력량(kWh)당주행거리(km)로 표기하거나 리터당 주행거리로 환산하여 표기한다. 닛산 리프 2011년 모델의 에너지 소비효율은 kWh당 4.6km이고, 내연기관차 환산 연비는 리터당 42km이다.

대부분 전기차의 kWh당 주행 거리는 5km 안팎이다. 미국 EPA의 발표에 따르면 포드 Focus 전기차는 kWh당 5.3km, 경량화 소재를 사용해 차체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BMW의 i3는 kWh당 5.9km 주행할 수 있다. 22kWh의 전지팩을 탑재한 i3는 약 130km 주행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자동차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연비를 높여줄 새로운 시스템이나 부품 개발에 해마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다. 미국 ACEEE의 조사에 따르면 개발비용 대비 가장 우수한 연비개선 효과는 차량 무게를 낮추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구동 효율 개선이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엔진 다운사이징이나 엔진 출력 개선, 변속기 효율 개선 등으로 연비를 올린다.

모터 동력에 의존하고, 교류/직류 전환이 잦고, 전류의 정교한 제어가 필요한 전기차에서 모터, 인버터 등의 작은 효율 개선이 연비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교류모터를 사용하는 전기차의 경우 교류/직류 전환 빈도가 매우 잦다. 태양광을 결합한 충전소가 확산되면 교류/직류 전환 빈도는 더욱 늘어난다.

① 전지: 팩 구조 개선과 팩 제어 최적화로 팩 저장 용량 상승

전기차 전지팩은 전지 모듈, 온도 관리 시스템, 제어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전지모듈에는 다수의 전지셀과 셀 제어회로가 들어있다. 온도 관리 시스템은 전지셀 특성에 따라 공기 냉각 방식과 액체 냉각 방식으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24kWh의 전지팩을 탑재한 닛산 리프에는 48개의 전지 모듈이 들어있고, 각각의 모듈에는 4개의전지셀이 들어있다. 리프는 열 발산에 유리한 파우치 방식의 전지셀을 채용해서 공기냉각 방식의 온도 관리 시스템을 적용한다.

제어 시스템의 역할은 전지셀 충전 및 방전 특성, 사용 패턴 등의 세부 특성을 조절하여 전지셀의 성능을 극대화함과 함께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지금까지 전지팩 부품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는 전지셀의 에너지 밀도 개선이었다.

전지 업계에서는 2010년~2011년 사이에 출시된 전기차 대비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 전지셀의 에너지 밀도가 2배 이상 상승했다고 추정한다. 이에 비해 전지팩 자체에 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지팩은 전지셀을 안정적으로 담는 공간으로 생각했다. 전지팩을 통한 성능 개선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에 대한 사업 의지가 높은 자동차 기업 중심으로 전지팩 자체를 개선하여 파워트레인의 구동효율을 높이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닛산은 전기차 전지팩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여 공간과 무게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닛산 신모델 전기차의 전지팩에는 수십 개의 모듈이 아닌 5~6개의 스택이 들어가면서 공간과 무게 효율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수십 개의 모듈로 나눠서 전지팩을 구성한 이유는 특정 전지셀에서 불량이 발생할 때 해당 모듈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전기차 시장 초기에는 전지셀의 수명과 성능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렇지만, 모듈 자체가차지하는 물리적 무게와 부피를 고려한다면, 그리고 전지셀의 품질을 신뢰할 수 있다면 모듈 단계는 불필요하다.

테슬라는 전지셀 간 연결 방법, 전지팩 내부 온도관리 방법 등을 개선하여 전지팩 내부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함과 동시에 무게까지 줄였다. 2016년 8월에 출시된 테슬라 모델S의 P100D는 전지팩 용량을 100kWh로 올려서 주행거리를 500km까지연장했다.

탑재 가능한 한계치에 거의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90kWh를 탑재한 이전 모델보다 용량은 11%가 늘었지만, 무게는 4% 증가했고, 부피는 동일하다. 전지셀의 탑재량을 늘렸지만, 전지팩 설계 구조 변경에 집중해서 동일한 부피에 탑재가 가능해진 것이다.

전지팩 제어 시스템 최적화로 전지셀 수명 연장도 가능하다. Clean Technica에 따르면 전지셀 수명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요소는 고온, 고전압, 저전압 또는 완전방전, 급속 방전 또는 급속 충전이다.

테슬라 CTO인 Straubel은 전지팩 제어시스템개선만으로 전지셀 수명을 10년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고 했다. 충전 및 방전 비율의 최적 제어, 온도 제어 등으로 수명을 상당히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② 모터: 평균 효율 및 출력 밀도 개선

엔진이 내연기관차를 움직이듯이 전기차는 모터가 움직인다. 자동차 성능의 주요 지표는 토크와 출력이다. 토크가 높은 차량은 고속에 이를 때까지 시간이 짧고, 출력이 높은 차량은 고속을 유지하는 시간이 길다.

전기차에서는 모터가 토크와 출력을 결정한다. 내연기관차인 폭스바겐 티구안의 토크가 29kg·m, 출력이 149kW인 것처럼 GM Bolt 전기차의 토크는 37kg·m, 출력은 150kW로 표기한다.

전기차의 구동모터는 크게 직류모터와 교류모터로 구분한다. 

직류를 신봉했던 에디슨이 1910년에 개발한 전기차에는 직류모터가 적용되었다.

직류모터는 구조가 간단해서 제어 방식이 비교적 단순하고 효율도 높다.

하지만, 내부 발열 제어가 어렵고, 정교한 회전수 조절이 필요한 고출력 특성에도 취약하다.

희토류인 영구자석이 사용되어서 원가도 높은 편이다. 닛산의 리프, 다임러의 스마트 전기차가 직류모터를 사용한다.

에디슨에 맞서서 교류 사용을 주장한 니콜라 테슬라가 개발한 것이 교류모터다. 테슬라 전기차는 물론이고 르노 삼성의SM3, BMW의 i3 등에 사용되는 모터다. 코일에 대한 직접 제어로 정밀한 속도 조절과 냉각관리가 가능하다.

열 손실로 효율이 낮고, 부피가 클 수도 있지만, 출력 특성은 우수하다. 유도모터는 영구자석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어서 희토류 사용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도 있다.

다양한 방식의 모터가 전기차에 사용되지만, 아직 어느 방식의 모터가 절대적으로 우월한지에 관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전기차의 모델별 특성에 따라 선택한다. 직류모터는BLDC(Brushless Direct Current)모터를 주로 사용하고, 교류모터는 동기모터나 유도모터를 주로 채택한다.

초기에는 전기차에 필요한 토크 및 출력 수준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어려웠다. 당연히 모터의 부피와 무게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전기차 특성에 최적화된 모터가 등장하고 있다.

테슬라 전기차가 주목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운전의 즐거움’을 최고 수준으로 올린 것이다. 부카티, 포르쉐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가의 스포츠카에 견줄만한 성능을 갖추면서 ‘운전의 즐거움’은 환경 친화성에 못지않은 전기차의 주요 구매 요인이 되었다.

모터는 초기 발진시점부터 최대 토크가 가능하다. 고속 토크 응답성이 엔진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테슬라가 직접 개발한 모터가 인기를 끌면서 전기차 전용 모터 개발 경쟁이 시작됐다.

전지 개발에 집중하여 연구비 지원을 해왔던 미국의 에너지부(DOE)에서도 최근에는 2천5백만 달러의 개발비를 지원하며 차세대 모터 개발에 힘쓰고 있다. 전기차 전체 원가에서 모터는 전지 원가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수준이지만, 모터의 효율 개선이 주행거리 향상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모터 구동 효율을 더는 올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부정적인 시각에서 탈피해서 가볍고 작은 고효율 모터 개발이 시작되고 있다. 우선, 모터의 평균 구동 효율이 개선되고 있다.

테슬라는 기존 전기차의 저속 주행효율 중심에서 고속 시에도 효율이 높게 유지될 수 있도록 추가 변속 시스템을 탑재했다. 테슬라의 2단 변속 시스템은 저속과 고속에서 우수한 토크 구현이 가능해서 1단 시스템의 낮은 고속 구동 효율을 개선했다.

3M은 모터의 로터 또는 스테이터에 영구자석을 부착할 때 사용되는 접착제를 새로 개발했다. 기존의 액체형 접착제의 단점을 개선하여 자석의 위치 정확도를 올리고 접착 두께를 얇게 만들어서 모터의 구조를 단순화하여 모터 제어의 효율성을 올리는 것과 함께 내구성도 개선하려 한다.

두 번째, 모터의 출력 밀도 개선으로 효율적인 구동력 전달이 가능해졌다. 내부 발열제어로 모터 크기와 무게는 줄이고, 출력은 균일하게 구현하여 기존 모터 효율인 90~95% 수준에서 더 개선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GM Bolt 모터의 최대 효율은 97% 수준이다. 동일한 방식의 스파크 EV에 사용된 모터 대비 토크는 46% 개선되었지만 모터 무게는 11% 정도만 상승했다. GM은 여러번의 최적화 시뮬레이션을 거치면서 고속 회전에 적합한 모터 부하 설계를 수행했다.

또한 구리 밀도를 최대한으로 높인 코일을 적용하여 출력 밀도를 최적화 했다는 평가다. 테슬라 모터의 출력밀도는 kW당 0.38kg이다. 닛산 리프에 사용되는 모터 대비 2배 이상 우수한 수준이 다. 출력 밀도 개선을 위해 테슬라는 모터 내부의 열적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했다.

일반적인 유도모터는 팬을 채용한 공기 냉각 방식으로 열을 제어하지만, 테슬라는 로터 축에 액체 튜브가 관통하는 방식을 적용하여 모터의 열을 제어했고 평균 출력 밀도를 향상했다.

세 번째, 영구자석에 사용되는 희토류 사용량을 최소화하여 제조원가를 낮추고 있다. 전기차 모터에 부착되는 영구자석 재료에는 희토류인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이 사용된다.

닛산은 디스프로슘의 사용량을 40%까지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자석을 개발중이다. 희토류를 효율적으로 분산할 수 있는 새로운 공정개발로 모터의 크기를 줄이고 희토류의 사용비율도 줄였다. 2020년에는 디스프로슘을 전혀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혼다도 희토류인 네오디뮴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온공정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섭씨 2천도 이상의 고온을 가하는 열 변형 기술로 영구자석을 만들 때 네오디뮴을 사용하지 않고도 유사한 자성을 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③ 파워 일렉트로닉스:

인버터, 컨버터의 전력 변환 효율 및 전력 운영 시스템 개선파워 일렉트로닉스는 전력의 제어와 변환에 관련된 부품이나 시스템을 의미한다. 전기차에 필요한 전기를 이동, 전환 및 소비하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이다.

직류, 교류를 상호 변환시키거나 전압이나 전류 특성을 제어하는 파워 일렉트로닉스에 속하는 부품으로는 인버터와 컨버터, 차량 탑재형 충전기, 전력공급모듈 등이 있다.

주유소에서 구입한 연료를 바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충전기에서 충전한 전류를 그냥 쓰지 않는다.

여러 번의 정교한 변환 과정을 거친 이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전력망에는 교류가 흐르고 모터는 직류 또는 교류로 구동된다.

전지에는 직류로 저장된다. 그때마다 전력을 변환하는 것이다. 태양광에너지가 설치된 충전소일 경우 변환 빈도는 더욱 증가한다.

태양광 발전에서 직류로 만들어진 전기를 교류로 전환하여 충전기로 보내고, 다시 직류로 전환하여 전지에 저장한 뒤, 다시 교류로 전환하여 모터를 구동하고 제동 시 회생된 전기는 직류로 전지에 저장하였다가 다시 교류로 전환하여 사용한다. 변환 효율이 조금만 올라가도 파워트레인 전체 효율제고에 크게 기여한다.

전자 부품 회사인 TDK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온과 전기차 전용 고효율 인버터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인피니온은 최신 전력반도체 소자를 개발하였고, TDK는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커패시터 및 관련 부품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개발 기간 단축을 위해 기존 인버터에 사용된 불필요한 부품을 제거하면 서 동시에 디자인 변경으로 크기와 무게를 최적화했다. 또한, TDK는 Toshiba와도 유사한 방식의 제휴관계를 맺어서 지역별 시장 변동성에도 대응하고 있다.

전기차 스타트업 기업으로 테슬라의 대항마로 관심을 끄는 패러데이퓨처는 전기차 전용 인버터 개발로 기존 인버터 대비 20~30% 개선된 변환 효율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패러데이퓨처는 기존 인버터에 사용되는 수많은 트랜지스터 및 전자부품을 최소화하여 부피와 무게를 줄였고 전기차에 적합한 전기량을 예측하여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은 운전자별 운전 습관에 적합한 전기차 에너지 제어 시스템을 개발하여 기존 대비 최대 12% 개선된 시스템 효율을 달성했다.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전지의 방전 수준 및 빈도를 조절하고, 모터가동 시기와 가동 수준, 전력 변환 시기 등을 탄력적으로 제어하여 전기차 시스템 효율을 개선한 것이다.

향후 고속 충전이 더욱 빈번해지고, 무선 충전도 상용화되면 파워 일렉트로닉스의 중요도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단위 인버터 또는 컨버터의 효율 개선과 함께 전기차 전체 제어시스템의 통합 설계로 무게와 부피, 원가를 낮추는 데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3.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진화가 가져올 변화

전기차 파워트레인 기술의 진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전지 기술만큼 빠르게 발전하지는 않지만,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모터 기술 간 경쟁과 파워트레인 시스템 효율을 내세운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2011년 출시됐던 GM의 PHEV 모델인 Volt는 kWh당 3.5km 정도만 주행했다. GM Bolt는 kWh당 6km 정도 주행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Volt보다 차체의 무게가 5% 정도 가볍다고 하지만, 파워트레인 설계 개선의 효과 덕분에 파워트레인 효율이 많이 높아졌다.

(1) 전기차의 주행거리·내구성 향상과 가격 하락

독일의 자동차 부품회사 보쉬도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보쉬는 kWh당 전기차의 주행 성능을 2020년까지 8km까지 개선 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공기역학 개선, 차체 무게 감소, 마찰 손실 저감을 적용함과 동시에 구동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60kWh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쉬의 파워트레인 기술이 적용되면 이론적으로 500km 가까이 주행이 가능하다.

파워트레인 기술의 발전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수준으로 주행이 가능한 수송수단으로 안착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파워트레인 개별 부품의 수명 연장으로 전기차의 내구성이 내연기관차 이상이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15년넘게 사용이 가능한 모터와 파워 일렉트로닉스 시스템에 비해, 짧은 사용수명이 단점이었던 전지셀도 사용 특성 제어로 10년 이상사용이 가능해졌다.

전지, 모터, 인버터 등 단품 공급 기업 중심에서 파워트레인 시스템 관점의 설계 및 솔루션 제공 기업이 늘어나면서 전기차 가격의 추가 하락도 가능하다. 전지팩 가격의 하락과 함께 파워트레인 시스템의 원가도 낮아지면서 전기차 가격이 내연 기관차과 비슷해질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독일의 엔지니어링 기업인 지멘스와 프랑스의자동차 부품회사인 발레오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을 위한 JV를 형성하여 전기차전용 파워트레인 사업 참여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멘스의 구동모터 기술과 발레오의 파워트레인 사업 경험을 결합하여 파워트레인의 주요 부품들을 통합하여 시스템 단위 원가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파워트레인 기술의 진화는 전기차 기업 간의 경쟁 방식에도 변화를 줄 것이다. 자신이 소유한 내연기관차의 정확한 주행거리를 알지 못하는 운전자가 많은 것처럼, 앞으로 전기차 기업 간 주행거리 경쟁은 큰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소비자의 관심사도 주행거리 중심에서 전기차의 가격이나 디자인, 안전성, 또는 사용 편의성 등으로 다변화될 것이다. 차세대 전지의 개발 방향도 에너지 밀도 중심에서 원가 경쟁력 또는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2) 높은 완성도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의 대중화

전기차가 처음 시장에 등장할 때만 해도 전기차가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 많은 사람에게 편리한 이동수단을 평등하게 부여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내연기관차 대비 절반의 부품만으로 싸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고, 환경에 나쁜 것은 아무것도 배출하지 않고, 어디서나 공평하고 무한대로 제공되는 태양과 바람으로 만든 전기를 사용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찬사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막상 시장에 등장한 전기차는 기대를 한참이나 밑돌았다. 부품의 숫자는 줄었지만, 비싼 단위 부품 가격으로 전기차의 가격은 내연기관차 대비 한참 높았다.

태양광 및 풍력에너지의 발전원가도 2011년 당시에는 재래식 발전 대비 경쟁력이 없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로 움직이는 전기차가 진짜 친환경이 맞냐는 논란도 있었다. 교통수단으로서, 이동의 자유를 주기보다는 불편함과 불안감을 주었다.

안 그래도 부족한 주행거리인데, 비가 내리는 추운 겨울밤에 전기차 계기판의 전지 잔량은 너무나 빨리 줄어들었다. 전기차 자체도 문제였지만 전기차를 둘러싼 환경도 그 당시에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이제는 다르다. 전지 성능 개선에 이은 파워트레인의 진화로 전기차 자체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다. 출시를 앞 둔 전기차는 어지간한 내연기관차 대비 출력이나 토크가 부족하지 않다.

이제 전기차의 윈도우 브러시를 가동하면서 전기차 전용 히터를 켜고, 라이트를 켠 상태로 음악도 들으면서 눈 내리는 겨울 밤의 고요함을 즐길 수 있다.

한번 충전하면 주행 가능한 거리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장의 환경도 바뀌었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전기가전기차에 공급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전기차 생산 규모가 확대되면서 단위 부품 가격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가격이나 성능, 운전자의 즐거움, 그리고 친환경성 모두를 만족하게 할 전기차 시대가 눈앞에 와있다. 더는 중국이나 인도에서 인구 천명 당 자동차 보유 대수가 지금보다 몇 배 높아질 경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친환경성은 물론이고, 파워트레인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전기차의 가치는 내연기관차에 비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의 파워트레인 에너지 효율은 20% 미만에 불과하다.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효율은 모터 효율에 전력 변환 장치 효율, 전지 효율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80% 가까이 나온다.

마차가 지배하던 19세기에 등장한 내연기관차의 디자인은 ‘말 없는 마차’라 불릴 정도로 마차와 비슷했다. 잘 달리는 마차에 관심이 있었을 뿐, 말 없는 마차에 대한 수요는 당연히 높지 않았다. 연료를 주유할 주유소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연료자체도 충분히 만들어 지지 않았다. 건초와 물만 주면 얼마든지 달릴 수 있던 말에 비해 희소한 연료를 넣어야 움직이는 내연기관차는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부자들의 장난감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 때 등장한 사람이 헨리포드다. 그는 시카고 도살장의 컨베이어 벨트를 자동차 조립공정에 적용했고, 이는 자동차의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한 시간에 한 대 만들던 자동차를 24초에 한 대씩 만들면서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차를 만들었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한 ‘이동의 대중성’의 기반을 세웠다.

한번 충전으로 5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는 전지셀의 발전만으로는 어렵다. 전지셀의 성능 향상 둔화로 넉넉한 주행거리, 친환경성, 그리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성을 갖춘 전기차의 등장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전지의 발전에 이어진 파워트레인의 진화는 그런 우려를 불식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포드가 ‘검은색 자동차 모델T의 대량 생산’으로 자동차 산업의 신기원을 세운 것처럼, 전기차 전용 파워트레인의 진화로 전기차 대중화가 이루어질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출처: www.lgeri.com>

Post Author: besetotube